세상 공부 9004

[차현진] [60] 아령과 요령

[차현진의 돈과 세상] [60] 아령과 요령 차현진 한국은행 자문역 입력 2022.03.02 00:00 당나라와 송나라 때 뛰어난 문장가 여덟 명을 당송팔대가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소순·소식·소철 삼부자를 삼소(三蘇)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삼소에게 맞먹는 사람을 찾는다면, 단연 변씨삼절(卞氏三絶)이다. 수원 출신인 변영만, 변영태, 변영로 세 형제다. 막내인 변영로는 시조 ‘논개’를 쓴 시인으로 유명하지만, 원래 기자였다.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자 “세계를 제패한 두 다리”라는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일장기가 붙은 상반신을 없앴다. 다리만 찍힌 사진을 본 조선총독부는 사상이 불순하다며 그를 해고시켰다. 맏형 변영만의 항일 활동은 더 적극적이었다.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변호하려다가 제지..

세상 공부 2022.03.02

[김규나] [151] 전쟁, 우리는 안전한가?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151] 전쟁, 우리는 안전한가? 김규나 소설가 입력 2022.03.02 03:00 | 수정 2022.03.02 03:00 루이지 피란델로 '전쟁' 등 작가 7명의 단편소설 모음집 국가가 존재하고 또 굶어죽지 않으려고 먹는 빵처럼 국가가 꼭 필요한 것이라면, 누군가 지키러 가야 합니다. 아이들은 스무 살이면 입대합니다. 그들은 부모의 눈물을 원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인생의 추함이나 삶의 씁쓸한 환멸을 겪지 않고 젊은 나이에 열정적으로 죽는다면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울음을 그쳐야 합니다. 웃어야 합니다. 저처럼 말입니다. - 루이지 피란델로 ‘전쟁’ 중에서 병장이 된 조카가 휴가를 나왔을 때였다. 좀 일찍 복귀할 수 없느냐고, 후배 병사가 전화로 진지하게 묻더란다. 북한..

세상 공부 2022.03.02

[사설] 국민이 위협과 침략에 맞설 결의 있으면 세계가 돕는다

[사설] 국민이 위협과 침략에 맞설 결의 있으면 세계가 돕는다 조선일보 입력 2022.03.01 03:26 27일(현지 시각) 독일 수도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 앞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우크라이나에 지지를 표명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까지 개시 후 수일 안에 수도 키예프가 함락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방국가들이 침공 직후 말로만 러시아를 규탄하고 직접 군사 지원에 소극적이었던 것도 우크라이나 국민이 무력하게 굴복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침공 일주일이 다가오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국가가 러시아의 국제 결제망 퇴출, 푸틴 대통령의 개인 자산 동결 등 강력한 금융 제재를 단행한 데 이어..

세상 공부 2022.03.01

인터넷 전쟁 중계

[만물상] 인터넷 전쟁 중계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2.03.01 03:18 “아마도 마지막 글이 될 것 같다. 사이렌이 온 동네에 울리고 있다. 오늘 하루는 친구와 술을 진탕 마시고 취할 것이다. 그리고 입대하겠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4일 우크라이나 청년이 영어권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에 올린 글이다. 전쟁터로 가는 사내가 아내와 어린 딸을 부둥켜안고 함께 눈물 흘리는 모습도 인스타그램을 타고 전 세계에 타전됐다. “마음이 아파서 끝까지 볼 수 없었다” “푸틴을 규탄한다”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인류가 전쟁을 생중계한 것은 1991년 걸프전 때가 처음이다. 인공위성 덕분이었다. 러시아의 침략으로 전쟁터가 된 우크라이나에선 인공위성 대신 휴대전화가 전쟁 현장을 실시간 중계한..

세상 공부 2022.03.01

“나는 키예프 시민입니다”

[태평로] “나는 키예프 시민입니다” 이하원 국제부장 입력 2022.03.01 03:00 2월 26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시민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항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서 의외의 주목을 받은 인물은 유엔 주재 케냐대사였다. 케냐는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세계 60위권의 나라. 이 나라의 마틴 키마니 주유엔 대사는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케냐의 국경은 영국, 프랑스 같은 나라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그어졌다며 “만약 우리가 독립할 때 민족, 인종, 종교적 동질성에 기반해 국가를 수립하려 했다면 지금도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계속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물려받은 ..

세상 공부 2022.03.01

[윤대현] [93] 이타적 행동이 건강에 도움이 될까

[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93] 이타적 행동이 건강에 도움이 될까 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입력 2022.03.01 00:00 코로나 시기, 운동량은 줄고 집술과 함께 배달 음식을 즐기다 보니 내장 지방은 증가하고, 연초에 강력한 건강 행동 되찾기 계획은 세웠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우울하다는 고민을 자주 접한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건강 행동을 향한 변화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자신을 너무 탓하지 말고 시즌2의 느낌으로 작은 계획부터 실천하는 것을 권한다. 큰 계획은 뇌에 짜릿함을 주어 실패의 경험이 있어도 다시 큰 계획을 세우는 경향을 ‘헛된 희망 증후군’이라 부른다. 큰 계획이 주는 쾌감에 대한 일종의 중독 행동이다. 팩트 체크를 한다면 ‘매일’보다는 ‘일주일에 한 번’이..

세상 공부 2022.03.01

[우크라이나사태]2차대전 때로 돌아간 동유럽 시계… 싸울 각오와 동맹 없이 자유 못 지킨다

[유로 스코프] 2차대전 때로 돌아간 동유럽 시계… 싸울 각오와 동맹 없이 자유 못 지킨다 이재승 고려대 국제대학원장·장 모네 석좌교수 입력 2022.02.28 03:00 시계는 2차 대전 당시로 거슬러 돌아가고 있다. 러시아가 사라지고 ‘소련’이 다시 등장했다. 정치적 이유로 인접 주권국가를 침공하는 사례는 탈냉전기 유럽에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기대되었다. 테러와 벌이는 전쟁이나 민족 분규는 있었지만 국가 대(對) 국가의 전면전은 사라졌을 것이라 생각해 왔다.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 회복은 최소한의 국제 규범을 보장하리라 믿었고,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분쟁도 결국 국지전 형식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러시아는 전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그래픽=김현국 러..

세상 공부 2022.02.28

지우지 않고 남겨둔 점

[밀레니얼 톡] 지우지 않고 남겨둔 점 이주윤 작가 입력 2022.02.28 03:00 어르신들이 듣기에는 우스울지 몰라도 가끔은 내 나이가 실감 나지 않는다. 발랄하다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던 내가 마흔을 코앞에 두고 있다니. 그보다 더욱 기막힌 사실은 한결같이 별 볼일 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는 점이다. 어제와 같은 오늘을 보내면서 다른 내일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그 누가 말했던가. 이전과는 달리 살아 보고 싶은 마음에 안 하던 짓을 하나씩 해 보는 요즘이다. 하기 싫어 죽겠지만 매일 아침 영어 공부를 하고, 이틀 걸러 한 번씩 먹던 맥주와 마라탕도 끊었다.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어제보다 오늘 조금은 더 똑똑해지고, 약간은 더 건강해진 것 같기도 하다. 프로필 사진을 찍으려 사진관을 예약한 것도 이유가..

세상 공부 2022.02.28

짓밟힌 ‘올림픽 휴전’의 교훈

[데스크에서] 짓밟힌 ‘올림픽 휴전’의 교훈 정지섭 기자 입력 2022.02.24 03:00 2022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두 달 앞둔 작년 12월 2일 제76차 유엔총회에서 ‘올림픽 휴전안’을 결의했다. 올림픽 개막 일주일 전부터 패럴림픽 폐막 일주일 뒤까지의 50여 일을 휴전 기간으로 선포하고 회원국들에게 준수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지구촌 평화의 축제를 맞아 이 기간만이라도 인류가 서로를 향해 겨누던 총부리를 거두자는 호소다. 19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 때부터 시작된 전통이다. 22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공화국과 루간스크 공화국에 대해 독립을 인정하고 두 지역에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러시아 군을 파병 하겠다고 선언한뒤 인근 러시아 로스토프에 러시아 무장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세상 공부 2022.02.28

금융 핵폭탄, 스위프트(SWIFT)

[만물상] 금융 핵폭탄, 스위프트(SWIFT) 김홍수 논설위원 입력 2022.02.28 03:18 “피가 얼어붙는 느낌이었다.” 2005년 미국이 북한 김정일의 통치 자금 2500만달러가 은닉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계좌를 동결한 사건을 두고 나중에 북한 외무성 제1부상 김계관이 한 말이다. 최고 권력자의 비자금이 묶이자 북한은 1차 핵실험을 단행하는 등 강력 반발했지만, 미국과 막후 협상에선 BDA 제재 해제를 통사정했다. 독재자의 약한 고리는 ‘돈줄’이라는 걸 보여준 사건이었다. ▶지난해 1월 이란 혁명수비대가 별안간 한국 화물선을 나포했다. ‘해양 오염’ 핑계를 댔지만, 실제 이유는 ‘돈’이었다. 한국은 금융 제재를 받는 이란 원유 수입을 위해 ‘원화 결제 계좌’라는 우회로를 만들었..

세상 공부 2022.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