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세상 913

[영화] '나이브스 아웃'

[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 To Build a Beautiful Pattern 황석희영화 번역가 입력 2021.01.09 03:00 영화 '나이브스 아웃'의 한 장면. “저는 승리보다 아름다운 패턴을 우선시하니까요.” (Because I’m not playing to beat you. I’m playing to build a beautiful pattern.) 할런은 마르타와 오목을 둬서 한 번도 이겨 보질 못했다. 심지어 여든다섯 번째 생일에 생떼를 부려 마르타를 붙잡아 놓고 둔 판에서도 패배했다. 세계적인 추리소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여든다섯이나 된 할런은 이 새파란 간호사에게 매번 진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 묻는다. “왜 널 한 번도 못 이기지?”(Why can’t I beat o..

멋진 세상 2021.01.09

[책]부정성 편향, ‘The Power of Bad’

‘썩은 사과’ 하나 골라내면 그 집단은 4배 건강해진다 뇌는 부정적 신호에 더 민감 곽아람 기자 입력 2021.01.09 03:00 부정성 편향 존 티어니·로이 F. 바우마이스터 지음|에코리브르|392쪽|2만1000원 “자네들이 좋은 연인이나 배우자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미국 출신 사회심리학자이자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 교수인 로이 바우마이스터가 어느 날 학생들에게 물었다. “저는 친절하고 이해심이 많습니다.” “성실하죠.” “똑똑한 데다 유머러스합니다.” “섹시해요!” 학생들이 자신의 ‘좋은 점’을 여럿 나열했지만 바우마이스터는 고개를 저었다. “상대가 좋아하는 행동이나 말을 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는 게 관계 유지에 훨씬 중요하다네. 선물이나 이벤트를 많이 하는 것보다 상..

멋진 세상 2021.01.09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359]매일 아침 뜨는 해가 ‘새 해’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359] 매일 아침 뜨는 해가 ‘새 해’ 우정아 교수 입력 2021.01.05 03:00 클로드 로랭 ‘일출의 항구’(1674), 캔버스에 유채, 72×96cm, 뮌헨 알테 피나코텍 소장. 클로드 로랭(Claude Lorrain·1604~1682)은 흔히 프랑스 화가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당시 독립국이던 로렌 공국에서 태어났다. 어려서 부모를 여읜 그는 제빵을 배우다 형을 따라 로마로 이주하여 유명 화가였던 아고스티노 타시의 집에 하인 겸 요리사로 들어갔다. 하인이던 클로드가 어느새 제자가 된 걸 보니, 타고난 재능은 스스로 드러나는 모양이다. 그는 폐허가 된 고대 로마의 위대한 유적을 장엄한 대자연 속에 자유자재로 배치하여 웅장하면서도 감상적인 풍경화를 만들어냈다. 종종 성경이..

멋진 세상 2021.01.05

[영화]'쿵푸 팬더'

[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204] The Future Starts Today 이미도 외화 번역가 입력 2021.01.02 03:00 영화 '쿵푸 팬더'.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샷은 뭘까요? 전설적 골퍼 벤 호건은 ‘이번 샷(The most important shot in golf is the next one)’이라고 했습니다. 골프를 인생에 비유할 때 ‘이번 샷’의 은유는 ‘오늘’이지요. 이전과 이후 샷이 무엇의 은유인지도 우리는 잘 압니다. 이번 칼럼 키워드가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입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교훈을 일깨우는 글을 꼽아봅니다. ‘과거가 널 아프게 할 수 있겠지만 택해. 과거에서 도망치든지, 과거에서 배우든지 (The past can hurt. But you can either..

멋진 세상 2021.01.02

[영화]'벅스 라이프(A Bug’s Life)'

[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203] Ants don’t serve grasshoppers 이미도 외화 번역가 입력 2020.12.26 03:00 한 빈농 마을이 무사를 모집합니다. 목적은 식량을 수탈하는 산적 떼를 무찌르는 것. 검객과 힘을 합친 농민들이 목숨 바쳐 마을을 지켜냅니다. 일본 명작 ‘7인의 사무라이(七人の侍)’ 내용입니다. 이것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 애니메이션 명가 픽사(PIXAR)의 ‘벅스 라이프(A Bug’s Life·사진)’입니다. 무대는 개미 왕국. 식량을 착취하러 온 메뚜기 떼 두목 호퍼가 진노합니다. 공물을 마련해 놓지 않았기 때문. 이놈이 여왕개미에게 협박합니다. “지도자의 첫째 규칙은 모든 잘못된 결과에 책임지는 자세야 (First rule of leadership: eve..

멋진 세상 2020.12.28

[영화]‘멋진 인생(It’s a Wonderful Life)'

[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202] I want to live again 조선일보 입력 2020.12.19 03:00 고전 명작 ‘멋진 인생(It’s a Wonderful Life)' ‘가장 위대한 선물은 생명이다(The greatest gift of all is the gift of life).’ 고전 명작 ‘멋진 인생(It’s a Wonderful Life·사진)’의 주제입니다. 무대는 1945년 미국 마을 베드퍼드 폴스. 주인공은 저축대부조합을 경영하는 36세 조지. 그가 12월 24일 밤 이 위대한 선물을 버리려 합니다. 왜일까요. 조지의 꿈은 가난한 사람 누구나 자기 집을 가질 수 있게 돕는 것. 악재가 터집니다. 은행 돈 거금을 동업자 삼촌이 분실한 것. 한편 이에 쾌재를 부르는 자가 있으니,..

멋진 세상 2020.12.21

[책]미겔 앙헬 아스투리아스 로살레스, '대통령 각하 (El Señor Presidente)'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90] 영도자님 새집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김규나 소설가 입력 2020.12.16 03:00 과테말라의 소설가이자 시인, 극작가, 언론인, 외교관인 미겔 앙헬 아스투리아스 로살레스가 쓴 '대통령 각하 (El Señor Presidente)' 표지 “우리가 지금 모시고 있는 분은 가장 유능한 정치가이며 가장 위대하고 슬기로운 자유주의자, 사상가, 그리고 민주주의의 신봉자이십니다. 영도자로 다른 사람을 상상하는 것은 국가의 운명을 위기에 몰아넣는 일입니다. 만약 감히 그런 사람이 있다면 위험천만한 정신병자로 취급받아야 할 것이며 법이 정한 대로 국가에 대한 반역자로 심판받아야 할 것입니다.” - 미겔 앙헬 아스투리아스 ‘대통령 각하’ 중에서 부동산을 잡겠다고 큰소리쳤던 정권이 치..

멋진 세상 2020.12.16

[책]노인과 바다, ‘Be calm and strong’

[윤희영의 News English] ‘Be calm and strong’과 ‘Keep Calm and Carry On’ 윤희영 에디터 입력 2020.12.15 03:00 윤석열 검찰총장이 SNS 프로필에 써놓은 ‘Be calm and strong’ 문구가 화제(the talk of the town)다. ‘차분하고 강인하라’는 뜻으로, 소설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표현이다. 먼바다에서 자신의 몸집보다 큰 청새치와 사투를 벌이는(engage in a life or death struggle with a marlin) 노인이 스스로 격려하며(encourage himself) 내뱉는 말이다. ‘결정론’과 ‘자유의지’ 간의 다툼(strife between determinism and freewill)을 그린 이..

멋진 세상 2020.12.15

[영화] ‘미 비포 유(Me Before You)'

[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201] You only get one life 이미도 외화 번역가 입력 2020.12.12 03:00 ‘삶의 목적은 목적 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The purpose of life is the life of purpose).’ 이 명구가 영국 영화 ‘미 비포 유(Me Before You·사진)’의 주제입니다. 문제는 이걸 실천하기 위한 주인공의 목표가 불투명하거나 허약하다는 것. 26세 여자 루는 가난한 가족을 부양하느라 미래를 꿈꿀 여력이 없습니다. 레저스포츠광이었던 31세 남자 윌은 2년 전 당한 교통사고로 목 아래를 못 움직입니다. 루가 윌의 인생에 들어갑니다. 6개월 계약직 간병인 자격으로. ‘미소는 마음의 자물쇠를 여는 열쇠와 같다 (A smile is the key..

멋진 세상 2020.12.12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355] 앙리 루소, "꿈"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355] 쉰 살에 은퇴 후 미술가 된 앙리 루소 우정아 교수 입력 2020.12.08 03:00 앙리 루소, 꿈, 1910년, 캔버스에 유채, 204.5 x 298.5 cm, 뉴욕 근대미술관 소장. 한 여인이 붉은색 소파에 반쯤 누워 잠을 자다 눈을 뜨니 의자와 함께 밀림 한가운데에 와 있다. 푸른 하늘에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떠있고, 빈틈없이 빽빽한 열대림 사이로 풍성한 과일이 주렁주렁 달렸고, 나뭇가지엔 기기묘묘한 새들이 원숭이들과 어울려 앉아있는데 여인은 옷조차 없으니 꿈이라도 너무 얄궂다. 소파 뒤로 코끼리가 무심히 지나가고, 알록달록한 치마를 입은 흑인 악사의 피리 연주에 맞춰 핑크색 뱀이 몸통을 뒤튼다. 연꽃들 사이로 암수 사자 한 쌍이 머리를 내밀다 여인을 보고 놀..

멋진 세상 2020.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