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세상 913

[책]서머싯 몸, '비'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82] 권력을 얻으면 양심은 사라지는가? 김규나 소설가 입력 2020.10.21 03:00 - 데이비드슨은 위세 좋게 일어서서 말했다. “총독이 책임을 면하려고 하는 건 한심한 일이에요. 눈에 보이지 않는 죄악은 죄악이 아닌 것처럼 그가 말했지만, 저런 여자는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미 치욕이며 다른 섬으로 넘긴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워싱턴에 영향력이 있으니 만일 일 처리에 불만이 남는다면 그에게 이로울 게 없다고 말해주었습니다.” - 서머싯 몸 ‘비’ 중에서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어느 역사가의 말처럼 권력과 비리가 무관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하더라도 부동산 투기, 사모 펀드 비리, 권력 남용 등 정치인과 연결된 의혹이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오..

멋진 세상 2020.10.21

‘1883 러시아 청년 사바틴, 조선에 오다’ 특별전

명성황후 시해 목격한 러시아 건축가, 사바틴이 조선에 남긴 흔적 문화재청,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 특별전 시해 현장 약도, 증언서 선보여 러시아공사관 공사 감독한 인물 허윤희 기자 입력 2020.10.19 23:05 19일 덕수궁 중명전에서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가 사바틴이 공사 감독한 러시아공사관 영상과 제물포구락부 등 건축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병사들이 궁궐을 포위하고 있습니다!” 1895년 10월 8일 새벽 4시. 경복궁 숙소에서 잠들어 있던 러시아인 사바틴은 다급한 목소리에 놀라 잠을 깼다. 당시 그는 일본의 위협을 느낀 고종의 요청으로 왕의 호위 임무를 맡아 궁에 체류 중이었다. 곧바로 침상을 뛰쳐 나온 사바틴은 명성황후의 처소인 건청궁 곤녕합에서 사건의 현장을 목..

멋진 세상 2020.10.20

[영화]멜빈과 하워드(Melvin and Howard)

[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193] I’m Howard Hughes 이미도 외화 번역가 입력 2020.10.17 03:00 ‘진실성이란 보는 사람이 없을 때조차 옳은 걸 하는 것이다 (Integrity is doing the right thing, even when no one is watching).’ 영문학자 겸 기독교 작가 C S 루이스의 명구입니다. 실화 ‘멜빈과 하워드(Melvin and Howard·사진)’는 가난한 노동자 멜빈을 진실성이라는 이름의 심판대에 세웁니다. 무대는 1976년 미국 유타주. 술도 담배도 안 하는 멜빈이 주유소에서 성실하게 일하던 어느 날 그의 운명을 뒤흔드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정체불명 신사가 몰래 놓고 간 유언장을 발견한 겁니다. 사연의 시작은 9년 전 겨울. 멜빈..

멋진 세상 2020.10.17

[책]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자작나무 숲] ‘안나 카레니나’의 불행한 가정, 그리고 한국 행복한 가정은 하나로 뭉치고 불행한 가정은 분열하고 흩어져 행복한 세상은 하나의 큰 가족…온전한 자아는 타인·세상과 하나 죄 짓고 죄 없다며 복수 다짐하는 한국 사회, 과연 행복한가 김진영 연세대 노어노문학과 교수 입력 2020.10.15 03:00 /일러스트=박상훈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 나름으로 불행하다.” 톨스토이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다. 세계문학사상 가장 유명한 도입부 중 하나인 이 문장은 간단치 않다. 금언인 양 간결하면서도 수수께끼인 양 아리송하다. 무슨 뜻일까? 첫 문장 다음에는 바람피운 남편으로 인해 풍비박산 난 가정의 풍경이 이어진다. 아내는 남편과 한집에서 살 수 없다 선언하고..

멋진 세상 2020.10.15

[영화]‘다키스트 아워(darkest hour)’

[남정욱의 영화 & 역사] 처칠과 히틀러 '닮은 인간, 다른 전쟁' 조선일보 남정욱 작가 입력 2020.02.13 03:12 ['다키스트 아워'] 히틀러 본질은 미치광이 전쟁광… 처칠은 전쟁에 천부적인 재능 히틀러가 서유럽 침공한 날, 짠 것처럼 처칠도 영국 총리에 올라 한쪽은 자유와 평화 위해 능력 발휘, 다른 쪽은 그걸 파괴하려 해 남정욱 작가 미친놈이 미친놈을 알아본다. 1938년 영국 총리 체임벌린이 히틀러와 평화협정을 맺고 돌아왔을 때 영국 국민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으쓱해진 체임벌린은 6개월이면 휴지 조각이 될 협정문을 흔들며 이렇게 외쳤다. "영국 총리가 독일에서 평화를 들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체임벌린은 자기가 상대하는 인간이 사이코패스라는 사실을 몰랐다. 유대인을 절멸하고 슬라브..

멋진 세상 2020.10.14

[영화]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The Revenant)

[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192] I’ll be right here 이미도 외화 번역가 입력 2020.10.10 03:00 ‘복수의 길에 나설 때 먼저 무덤을 두 개 파라 (When you begin a journey of revenge, start by digging two graves).’ 복수하다가 헛되게도 자신의 목숨마저 잃을 수 있다는 뜻이지요. 한편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The Revenant·사진)’는 목숨 바쳐서라도 복수해야 할 사연이 있는 한 아버지의 실화입니다. 1832년 미국 로키산맥. 명사수 휴는 모피를 채집하는 미군을 돕다가 회색곰에게 공격당합니다. 만신창이가 된 그의 곁에서 아들 호크가 약속합니다. “내가 지켜줄게(I’ll be right here).” 아들이 위험에..

멋진 세상 2020.10.10

[책]찰스 디킨스 ‘두 도시 이야기’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80] 광장에서 태어난 정권, 광장이 두려운가 김규나 소설가 입력 2020.10.07 03:00 - 파리의 혁명재판소와 전국의 4만 내지 5만 개의 혁명위원회, 자유와 생명의 안전은 뒷전으로 한 채 선하고 무고한 이를 악하고 죄 많은 자에게 넘길 수 있는 용의자법(반혁명 분자로 의심되는 자의 체포가 가능한 법), 아무런 죄도 범하지 않았지만 재판받을 기회도 없는 사람들로 가득 찬 감옥, 이러한 것들이 새로운 질서와 관례가 되었다. - 찰스 디킨스 ‘두 도시 이야기’ 중에서 지난 10월 3일, 광화문 일대의 차량 진입을 통제하기 위해 서울 곳곳에 검문소가 90곳 설치됐다. 경찰 버스 300대가 차벽을 쌓고 180중대, 1만 병력이 시민들의 광장 집결을 막았다. 지하철은 광화문..

멋진 세상 2020.10.07

[책]‘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朝鮮칼럼 The Column] 바보! 북한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 서해 어업지도원 비극적 죽음… 현 정부 대북정책 맹점 폭로 北은 아무 관심 없는데 언제까지 求愛할 건가 차라리 그런 노력으로 우리 나라 부강하도록 힘 쏟자 마이클 브린 前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 '한국, 한국인' 저자 입력 2020.10.07 03:20 마이클 브린 前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 '한국, 한국인' 저자. 얼마 전 서해안에서 벌어진 어업 지도원 총격 살해 사건은 우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우리는 이 사건을 통해 뭔가 새로운 걸 배워야 한다. 그래야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덜 미안할 수 있다. 현 정부는 북한과 대화를 원하고 협력을 바라지만 명심해야 할 교훈이 있다. 북한에 대해 환상을 가져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 체제..

멋진 세상 2020.10.07

[전시]국립대구박물관 ‘선비의 멋, 갓’展

머리 위에 올린 욕망… 갓 국립대구박물관 ‘선비의 멋…’展 허윤희 기자 입력 2020.10.06 03:00 의성김씨 학봉종택의 갓[黑笠]. 조선 18~19세기. /국립대구박물관 제공 ‘갓 쓰고 망신 당한다’는 속담이 있다. 한껏 점잔을 빼고 있는데 뜻하지 않은 망신을 당해 더 무참하게 됐다는 뜻. 신분 구별이 확실했던 조선시대에 갓은 선비의 자존심이었고, 기품과 예의의 상징이었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이 인기를 끌면서 해외에서도 ‘한국의 멋진 모자’로 주목 받기도 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스틸컷. /넷플릭스 국립대구박물관이 특별전 ‘선비의 멋, 갓’을 개막했다. 갓 하면 조선 선비가 연상되지만, 5세기 고구려 벽화에 등장할 정도로 역사가 깊다. 고려와 조선 초기엔 모자 꼭대기가 둥근 모양..

멋진 세상 2020.10.06

[책]최원영, '예수의 할아버지'

"불신 지옥? 하느님 왜 그리 쩨쩨한가" 최원석 동생의 깨달음 중앙일보] 입력 2020.10.05 05:00 수정 2020.10.05 11:33 “기독교는 이제 ‘배타적 기독교’에서 ‘상생의 기독교’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백성호의 현문우답] 지난달 28일 서울 서소문에서 최원영(66) 작가를 만났다. 그는 최근 『예수의 할아버지』(좋은땅)라는 소설을 출간했다. ‘예수의 아버지’가 아니라 ‘예수의 할아버지’라니, 처음에는 제목이 다소 생뚱맞았다. 책장을 넘기면서 곧 깨달았다. 그것은 현실 기독교를 향한 날 서린 문제 제기였다. 복음서에 따라 ‘예수 할아버지’의 이름이 달리 기록돼 있기 때문이다. 예수의 아버지는 요셉이다. 그런데 요셉의 아버지가 마태복음에는 ‘야곱’, 누가복음에는 ‘헬리’라고 돼..

멋진 세상 2020.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