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세상 913

이름에 '옐로스톤'을 넣은 화가, 토머스 '옐로스톤' 모런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340] 이름에 '옐로스톤'을 넣은 화가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입력 2020.08.25 03:12 미국 화가 토머스 '옐로스톤' 모런(Thomas 'Yellowstone' Moran·1837~1926)이 1871년, 미국 국립공원 옐로스톤의 '모런 포인트'에 서서 내려다본 대협곡 모습이다. '모런'과 '옐로스톤' 이름이 겹쳐진 이상한 이 문장은 둘의 관계를 알고 나야 바로 읽힌다. 모런은 1871년, 국가 지질조사단 일원으로 옐로스톤을 방문해 40일 동안 대자연을 탐험하며 스케치 수백 점을 갖고 돌아와 이처럼 장대한 그림을 완성했다. 그전까지 온천물이 끓어 올라 여기저기서 간헐천이 치솟고 유황 섞인 매캐한 공기에 바위가 노랗게 물든 옐로스톤에는 직접 가 본 이가 별로 ..

멋진 세상 2020.09.01

[미술]천국으로 단테를 인도하는 베아트리체

[우정아의 아트스토리] [341] 천국으로 단테를 인도하는 베아트리체 우정아 교수 입력 2020.08.31 23:42 베네치아의 세밀화가, 단테의 신곡 필사본(Cod. It. IX. 276) 중에서 천국편 53쪽, 1350~1390년경, 양피지에 채색, 페이지 크기 43x28cm, 베네치아 마르차나 국립도서관 소장 단테가 천국에서 베아트리체를 만났다. 여기까지 오기 위해 단테는 갈수록 고통이 심해지는 아홉 단계의 지옥을 지나며 영원한 죄인들의 끔찍한 고통을 생생하게 목격하고, 기나긴 통로를 따라 오래도록 달린 다음, 연옥에 도달하여 이번에는 인간의 죄를 하나씩 덜어낼 수 있는 아홉 단계 정화의 산을 거치고, 마지막으로 불의 담을 넘었다. 그렇게 도달한 낙원에서 그가 일평생 사랑했던 그녀, 베아트리체를 만..

멋진 세상 2020.09.01

[책] 폴 켄고르, '레이건 일레븐'

냉전 끝낸 美 대통령이 말한 보수주의 원칙 조선일보 이한수 기자 입력 2020.08.29 05:02 레이건 일레븐 폴 켄고르 지음|조평세 옮김|열아홉 280쪽|1만6000원 1981년부터 8년간 재임한 미국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은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2차 대전 후 최고의 대통령으로 꼽히고 있다. 2018년 조사에서 케네디와 아이젠하워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레이건은 1980년대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국방을 튼튼히 하면서 공산주의 소련의 몰락을 이끌어내며 냉전을 종식시켰다. 레이건은 정치적 원칙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며 그 원칙은 보수주의라고 천명했다. 미 그로브시티 칼리지 정치 학 교수인 저자는 '레이건 보수주의'의 내용으로 11가지 원칙을 꼽는다. 자유와 개인에 대한 믿음, 낮은 세금과 제한..

멋진 세상 2020.08.31

[책]옌롄커, '침묵과 한숨'

권력에 대한 두려움이 날 글쓰게 했다 조선일보 백수진 기자 입력 2020.08.29 05:01 침묵과 한숨 옌롄커 지음|김태성 옮김|글항아리 352쪽|1만8000원 2014년 카프카 문학상을 받은 옌롄커는 수상 연설문에서 1960~1962년 중국에서 일어난 일명 '3년 자연재해'를 언급했다. 공산주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자연재해로 3000만명 이상이 굶어 죽었다고 했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먹어도 되는 나무껍질을 가려내는 법을 배웠던 옌롄커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이때부터 나는 어둠을 가장 잘 느끼는 사람이 되었다."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인 중국 작가 옌롄커가 중국과 문학, 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써 내려갔다. 소설 '레닌의 키스'를 출간하고 26년간 복무했던 군대에서 쫓겨난 일, '인민을..

멋진 세상 2020.08.31

[영화]'바이스(Vice)'

[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186] Where law ends, tyranny begins 조선일보 이미도 외화 번역가 입력 2020.08.29 03:12 '조용한 사람을 조심하라. 그는 남들이 말할 때 지켜보고 남들이 행동할 때 계획한다. 마침내 남들이 쉴 때 그는 공격을 개시한다 (Beware the quiet man. For while others speak, he watches. And while others act, he plans. And when they finally rest… he strikes).' 무명씨 글입니다. 전기 드라마 '바이스(Vice·사진)'에선 백악관 비서실장, 하원의원, 국방장관 등을 역임한 거물 정치인 딕 체니가 '그'입니다. 2000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후보가 체..

멋진 세상 2020.08.29

[영화]'빌리지(The Village)'

[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184] Fear manages social control best 조선일보 이미도 외화 번역가 입력 2020.08.15 03:12 '빌리지(The Village·사진)'의 무대는 19세기 미국 외딴 마을. 아홉 원로가 이끄는 이 작은 공동체의 지도자는 역사학 교수 워커. 주민은 그의 책으로 마을 역사와 철칙을 배웁니다. '절대 숲에 들어가지 말라(Never enter the woods).' '나쁜 색이 안 보이게 하라(Let the bad color not be seen).' 마을은 울창한 숲이 에워싸고 있습니다. 숲은 인간 형상을 한 괴물들의 영역입니다. '나쁜 색'은 괴물이 좋아하는 불길한 색 빨강. 사람들은 괴물을 유혹하는 빨간색 꽃과 열매를 발견하는 즉시 따 없애야 합..

멋진 세상 2020.08.15

[영화]'올 이즈 로스트(All Is Lost)'

[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183] Man is not made for defeat 조선일보 이미도 외화 번역가 입력 2020.08.08 03:12 '생존'의 핵심은 세 단어입니다. '절대 포기하지 말라(Never give up)'. 이 메시지가 1인 해양 모험극 '올 이즈 로스트(All Is Lost·사진)'의 산소통입니다. 미국 포스터 홍보 문구도 'Never give up'입니다. 무대는 인도양 순다해협 남단 3150㎞ 지점 망망대해. 표류하던 화물 수송용 컨테이너가 요트를 들이받습니다. 순다해협 안 해로에 진입해야 구조될 수 있겠다고 판단한 70대 남자는 별자리를 등대 삼아 하루 400㎞씩 북진합니다. 난제가 많습니다. 항해 계기와 무전기가 먹통이고 식량과 물이 태부족합니다. '인간은 패배하도록 ..

멋진 세상 2020.08.08

존 레넌, 〈Imagine〉 (1971)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2] 소유냐 삶이냐 조선일보 강헌 음악평론가 입력 2020.08.03 03:12 존 레넌, 〈Imagine〉 (1971) "소유가 없는 삶을 상상해 보세요/상상하긴 힘들겠지만/탐욕도 굶주림도 없겠죠/ 온 인류가 형제애로 충만한 세상을/모든 이들이 세상의 모든 것을 공유하는 것을 상상해 보세요/ 당신은 내가 몽상가라고 말하겠죠/하지만 저만이 그런 것은 아니죠/ 언젠가는 당신도 우리와 함께하길 바라고 있어요/그리하여 세상은 하나가 되겠죠." 비틀스가 해산한 뒤 솔로로 변신한 존 레넌이 발표한 발라드 〈Imagine〉의 주장은 지금 들어도 충격적이다. 그는 첫 절에서 '천국'과 '국가'가 없는 상상을 우리에게 제안했고, 둘째 절에 이르러서는 '소유'가 없는 세계를 제시한다. 그..

멋진 세상 2020.08.03

[책] 존 밀러, '바보들은 항상 남의 탓만 한다'

[여론&정치] 바보들은 남 탓만 한다 조선일보 홍영림 여론조사전문기자 입력 2020.08.01 03:16 홍영림 여론조사전문기자 최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야당의 반대로 '12·16 부동산 대책' 후속 입법이 통과되지 못한 후유증이 지금의 시장 과열로 나타났다"고 했다. 그 법안이 '요술 방망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토록 시급했다면 범여권이 패스트트랙까지 해가며 통과시킨 선거법·공수처법처럼 처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왜 이제 와서 야당 탓을 하는지 잘 이해가 안 간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선 단골 메뉴인 '전(前) 정부 탓'도 끊이지 않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규제를 완화해 부동산 시장 상승기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박정희 개..

멋진 세상 2020.08.03

[영화]'패터슨(Paterson)'

[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182] I breathe poetry 조선일보 이미도 외화 번역가 입력 2020.08.01 03:14 '우주를 구성하는 건 원자가 아니고 이야기다(The universe is made of stories, not atoms).' 미국 시인 뮤리얼 루카이저의 은유입니다. 그럼 인생이라는 이름의 우주를 구성하는 건 뭘까요. 사랑(love), 상상(imagination), 재미(fun), 변화(evolution)입니다. 각 영어 단어 첫 글자를 연결하면 'life(인생)'니까요. '패터슨(Paterson)'은 동명(同名) 주인공의 인생 이야기입니다. 무대는 미국 조지아주의 쇠락한 도시 패터슨. 노선버스 운전기사 패터슨의 활동 공간은 집과 버스, 집 근처 폭포 공원과 심야 술집 등 ..

멋진 세상 2020.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