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세상

이름에 '옐로스톤'을 넣은 화가, 토머스 '옐로스톤' 모런

colorprom 2020. 9. 1. 15:13

[우정아의 아트 스토리] [340] 이름에 '옐로스톤'을 넣은 화가

 

우정아 포스텍 교수·서양미술사

 

입력 2020.08.25 03:12

 

 

미국 화가 토머스 '옐로스톤' 모런(Thomas 'Yellowstone' Moran·1837~1926)이

1871년, 미국 국립공원 옐로스톤'모런 포인트'에 서서 내려다본 대협곡 모습이다.

'모런'과 '옐로스톤' 이름이 겹쳐진 이상한 이 문장은 둘의 관계를 알고 나야 바로 읽힌다.

 

모런은 1871년, 국가 지질조사단 일원으로 옐로스톤을 방문해

40일 동안 대자연을 탐험하며 스케치 수백 점을 갖고 돌아와 이처럼 장대한 그림을 완성했다.

 

그전까지 온천물이 끓어 올라 여기저기서 간헐천이 치솟고

유황 섞인 매캐한 공기에 바위가 노랗게 물든 옐로스톤에는

직접 가 본 이가 별로 없고 다만 전설처럼 그 안에 '지옥'이 있다고만 알려져 있었다.

 

토머스 모런, 옐로스톤의 대협곡, 1872년, 캔버스에 유채, 213.0 x 266.3cm,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미국 미술관 소장.

 

1872년, 지질조사단모런의 이 그림을 의회에 제출하고

이렇게 아름답고 환상적이며 수만 가지 지질 현상이 공존하는 지역을

국가에서 보존해 달라고 요청했다.

 

샛노란 바위와 기암절벽이 이룬 장쾌한 협곡과

그 사이에서 폭풍우처럼 흘러내리는 에메랄드빛 물살은

의회뿐 아니라 일반 대중의 마음을 순식간에 사로잡았다.

글이나 흑백사진으로만 전해지던 '지옥'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 누가 알았겠는가.

 

마침내 옐로스톤최초의 미국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경기도 면적에 조금 못 미치는 9000㎢라는 광활한 지역을 국가가 수용하여

사유화 및 개발을 방지하고 오로지 공공을 위한 공원으로 보존하게 된 것.

 

모런의 그림 같은 조망을 볼 수 있는 자리는 지금도 '모런 포인트'라 하고,

모런은 자기 이름 가운데 자랑스레 '옐로스톤'을 넣었다.

 

옐로스톤모런 덕에 영원히 남았고, 모런 또한 옐로스톤 덕에 그 이름이 오래도록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