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187] Now go have a new one
입력 2020.09.05 03:00
‘나이 들수록 변화를,
특히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변화를 싫어하는 건 인간의 본성이다
(It is the nature of a man as he grows older-to protest against change,
particularly changes for the better).’
소설가 존 스타인벡의 글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창립한 ‘픽사’의 애니메이션 ‘업(Up·사진)’은
작가의 풍자(諷刺)에 반기를 드는 괴짜 탐험가 이야기입니다.
‘픽사’의 애니메이션 ‘업(Up)'.
주인공은 최근 아내를 여읜 70대 노인 칼.
양로원에 들어가기로 돼 있는 날 그가 돌연히 여행을 떠납니다.
목적지는 남미 ‘파라다이스 폭포’.
불청객이 끼어듭니다. 경로 봉사 활동을 하러 온 꼬마 러셀입니다.
노인은 아이를 내쫓을 수 없습니다. 둘은 이미 하늘을 날고 있거든요.
궁금했습니다. ‘잡스가 제일 좋아한 명문장들은 뭘까?’
혁신의 첫 단계 모토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를 만든 게 그다 보니
이 글을 무척 아꼈을 것만 같습니다.
‘발견을 위한 진정한 탐험은
새 풍경을 찾아다니는 게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보는 것이다
(The real voyage of discovery consists not in seeking new landscapes,
but in having new eyes).’
출처는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책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새로운 눈’과 ‘다르게 보는 눈’을 창조적 경영의 핵심 무기로 삼는 픽사가
이 영화에선 ‘비행하는 집’을 창작했습니다.
칼이 수많은 풍선을 매달아 집을 띄우는 순간
때마침 봉사하러 온 러셀이 얼떨결에 칼과 동행하게 된 겁니다.
노인의 지혜와 아이의 호기심은 적란운(積亂雲) 등 숱한 역경을 뚫습니다.
생전에 아내도 꼭 와보고 싶어 한 폭포 꼭대기에서 칼이 아내 앨범을 펼칩니다.
촉촉해진 눈이 아내의 글을 발견합니다.
‘나와 살아줘 고마워요. 이젠 새 인생 모험을 해봐요
(Thanks for the adventure-now go have a new one)!’
칼과 러셀이 돌아오는 극적 방법은 가려둡니다.
피붙이가 없는 칼과 엄마하고만 사는 러셀이 가족처럼 살아갑니다.
이들의 행복한 웃음 속에 낙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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