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세상

[전시]국립대구박물관 ‘선비의 멋, 갓’展

colorprom 2020. 10. 6. 14:58

머리 위에 올린 욕망… 갓

 

국립대구박물관 ‘선비의 멋…’展

 

허윤희 기자

 

입력 2020.10.06 03:00

 

의성김씨 학봉종택의 갓[黑笠]. 조선 18~19세기. /국립대구박물관 제공

 

‘갓 쓰고 망신 당한다’는 속담이 있다.

한껏 점잔을 빼고 있는데 뜻하지 않은 망신을 당해 더 무참하게 됐다는 뜻.

신분 구별이 확실했던 조선시대은 선비의 자존심이었고, 기품과 예의의 상징이었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이 인기를 끌면서 해외에서도 ‘한국의 멋진 모자’로 주목 받기도 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스틸컷. /넷플릭스

 

국립대구박물관이 특별전 ‘선비의 멋, 갓’을 개막했다.

하면 조선 선비가 연상되지만, 5세기 고구려 벽화에 등장할 정도로 역사가 깊다.

 

고려와 조선 초기엔 모자 꼭대기가 둥근 모양이었고,

우리에게 친숙한 흑립(黑笠) 형태는 조선 중기 때 등장한다.

조선 후기로 갈수록 위로 높게 솟아오르고

양태(갓의 아래 둥글넓적한 부분)는 쓰는 사람의 어깨를 덮을 정도로 넓어진다.

 

민보라 학예연구사는

“18~19세기에는 호박, 대모로 만든 갓끈으로 멋을 부리는 등 크기와 장식이 극대화된다”며

조선시대 갓은 예를 갖추는 도구이자 신분 고하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했다.

 

경주 최부자댁 소장 갓[黑笠]. 조선 18~19세기. /국립대구박물관 제공

서애 류성룡 종택이 소장해온 갓끈. /국립대구박물관 제공

 

서애 류성룡의 갓을 비롯해 너비 70㎝에 달하는 의성김씨 학봉종택 갓,

신윤복 회화에서 볼 법한 경주 최부자댁 갓 등

경상도 지역 주요 문중의 갓을 시대별로 한자리에 모았다.

 

갓끈 도포, 두루마기 등 복식 자료까지 200여 점을 선보인다.

박물관은

선비의 갓뿐 아니라 고대부터 20세기까지 우리나라 모자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

라고 했다.

 

12월 20일까지.

창녕조씨 종택이 소장해온 붉은색 갓 '주립(朱笠)'. 조선 18~19세기. /국립대구박물관 제공

 

창녕조씨 종택이 소장해온 붉은색 갓 '주립(朱笠)'의 안쪽면. 조선 18~19세기. /국립대구박물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