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세상

[영화]'벅스 라이프(A Bug’s Life)'

colorprom 2020. 12. 28. 13:51

[이미도의 무비 識道樂] [203] Ants don’t serve grasshoppers

 

이미도 외화 번역가

 

입력 2020.12.26 03:00

 

 

한 빈농 마을이 무사를 모집합니다.

목적은 식량을 수탈하는 산적 떼를 무찌르는 것.

검객과 힘을 합친 농민들이 목숨 바쳐 마을을 지켜냅니다.

 

일본 명작 ‘7인의 사무라이(七人の侍)’ 내용입니다.

이것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

애니메이션 명가 픽사(PIXAR)의 ‘벅스 라이프(A Bug’s Life·사진)’입니다.

 

무대는 개미 왕국.

식량을 착취하러 온 메뚜기 떼 두목 호퍼가 진노합니다. 공물을 마련해 놓지 않았기 때문.

이놈이 여왕개미에게 협박합니다.

“지도자의 첫째 규칙은 모든 잘못된 결과에 책임지는 자세야

(First rule of leadership: everything is your fault).

마지막 잎새가 떨어질 때 다시 온다. 두 배로 바쳐라.”

이행 불가한 요구입니다.

 

발명가 개미 플릭이 나섭니다.

여름 내내 마련한 공물을 실수로 강에 빠트린 장본인이기에

그가 아홉 전사를 모집해옵니다.

호퍼에게 맞서겠다는 건데 아뿔싸, 사달이 납니다.

장수풍뎅이와 사마귀 등이 ‘로빈후드’ 놀이를 하는 것만 보고 전사라고 오판해

그들을 뽑은 겁니다.

플릭은 이 곡마단의 정체를 숨겨주는 한편 그들의 숨은 장기를 활용합니다.

 

‘묶은 나뭇가지 다발은 부러지지 않는다(Sticks in a bundle are unbreakable).’

이 명구대로 플릭은 곡마단과 힘을 합쳐 나뭇가지를 켜켜이 묶고 조립합니다.

거대한 새가 완성됩니다.

 

다시 온 호퍼가 식겁(食怯)하다가 분노합니다.

자기를 위협한 새가 모조라는 걸 알아챈 겁니다.

이놈이 플릭을 응징합니다.

이에 굴하지 않고 플릭이 저항합니다.

“개미는 메뚜기를 섬기지 않아(Ants don’t serve grasshoppers).”

 

영웅의 탄생을 지켜본 개미들이 봉기합니다.

때마침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폭우로 바뀝니다.

이 교훈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입니다.

‘따로일 때 우린 물방울 하나에 불과하나 뭉치면 대양과 같다

(Individually, we are one drop. Together, we are an ocean).’

 

개미와 곡마단이 힘을 합쳐 도적 떼를 몰아냅니다.

한편 플릭은 연막작전을 펴 호퍼를 유인합니다.

놈이 왕국을 영영 넘보지 못하게 해줄 복병이 있는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