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의영묵상일기 1781

땀띠

2022년 7월 25일 월요일 목덜미에 땀띠가 났다. 이 나이에, 이 시절에 땀띠라니. 해가 아무리 뜨거워도 해야 할 일이 있다. 날이 흐려지면, 해가 구름에 가려지면 해야지 해도 기다릴 수 없어 해가 뜨거워도 해야 하는 일들이 있다. 그러다 큰일 난다고 조심하라는 장로님의 말을 마음에 새기지만 그래도 해야 할 일은 할 수밖에 없다. 풀은 말없이 자란다. 그것도 쑥쑥 자란다. 땀띠 나게 살라고 한 사람도 없다. 땀띠 나게 살아야 할 이유도 없다. 땀띠 난 곳을 모기가 문다. 가렵다. 보통 가려운 게 아니다. 자다가도 가려워서 깬다. 이러다 보면 가을이 온다. 가을엔 땀띠도 모기도 없다. 가을도 오고 겨울도 온다. 여름은 반드시 간다. [colorprom 이경화] [오전 11:38] 넵! 무더위, 우리 모..

우리 동네 영화관

2022년 7월 22일 금요일 우리 동네 영화관은 6,000원이다. 어제 장로님과 권사님 우리 부부 넷이서 저녁 먹고 만나 7시 10분에 탑건을 봤다. 원지에서 만나 저녁 먹고 영화를 보자 하니 장로님이 "난 집밥이 좋아." 하셔서 그렇게 된 거다. 하긴 점심도 넷이서 사 먹었다. 육사 이십사. 아니다. 오사 이십이다. 65세 이상은 1,000원을 할인해 준단다. 그래서 오사 이십이다. 국가 유공자도 할인해 주는데 중복 할인이 안돼서 그냥 오사 이십이다. 장로님이 조금 서운하신가 보다. 장로님이 팝콘 두 통을 들고 오신다. 칠십이 넘은 세 사람과 칠십이 조금 안된 한 사람 이런 네 사람에게 팝콘이 어울리기나 한 걸까? 잘 어울리는 거다. 영화관엔 우리 넷밖에 없다. 하고 싶은 말 다해 가며 본다. 팝콘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잠언 16: 9)

2022년 7월 21일 목요일 얼마 전에는 감자를 캐고, 어제는 콩밭을 맸다. 오늘은 예초기를 돌려야 한다. 매일 토마토 밭을 관리해야 한다. 콩밭은 모기로 가득했다. 콩밭은 아낙네가 매는 건 줄 알았다. 장로님이 어릴 때 꼴 베러 다녔던 얘기를 가끔 하셨다. 난 나이 칠십에 닭 먹일 쑥을 베러 다닌다. 감자를 캐고 콩밭을 매며 살게 될 줄 몰랐다. 풀 베러 다니게 될 줄 몰랐다. 모기와 벗하며 살게 될 줄 몰랐다. 잠언 16장 9절 말씀대로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거라 생각하며 산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마음에 여러 가지 생각이 있다. 생각대로 되어지지 않는 지금 여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여기에서 하나님께서 나의 걸음을 인도하고 계시다는..

녹화방송

2022년 7월 11일 월요일 일본과 축구 경기를 한다. 2:3으로 지고 있다. 후반전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일본이 한 골을 더 넣는다. 2:4 다. 누구는 TV를 꺼버렸다 한다. 난 지금 느긋하다. 난 5:4로 이길 걸 안다. 생방송이 아니기에 그렇다. 녹화 방송이다. 인생 사는 것도 그렇다. 지금 2:3에서 2:4가 되는 순간일 수도 있다. 두려워하지 마라. 염려하지 마라. 분노하지 마라. 돈 워리 비 해피 결국 5:4로 이기게 될 거다. 우린 하나님께서 이겨 놓으신 싸움을 하고 있는 거다. 인생 생방송으로 살지 마시고 녹화 방송으로 사십시요. 생방송 좋아하는 누구는 우리가 거푸 세 골 넣는 걸 못 봤을 겁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래도 누구에게도 승리의 소식은 전해질 겁니다. [colorprom ..

'부실하게'

2022년 7월 10일 일요일 역경을 겪는 상황에서는 그분을 전혀 믿지 않는 쪽보다 하나님을 부실하게 믿는 쪽이 훨씬 불리하다. (팀 켈러의 고통에 답하다 99p) 난 어떠한가? 하나님을 부실하게 믿고 있는 건 아닐까? 부실하게 라는 말이 많은 걸 생각케 한다. 부실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성수 대교가 무너졌었다. 부실했기 때문이다. 부실하면 견딜 수 없다. 부실하면 버틸 수 없다. 말씀대로 생각하고 말씀대로 사는 것만이 부실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부실을 피할 수는 없다. 나는 죽고 그분이 내 안에 사셔야 하는 이유다. [colorprom 이경화] [오전 10:06] 맞습니다! 그것만이 온전히 자유할 수 있는 비결이라 믿습니다. 해피감사주일~입니다! ^*^

금요일은...

2022년 7월 8일 금요일 오늘은 아내가 산청으로 그림 그리러 가는 날이다. 오늘은 아내가 산청으로 사람 만나러 가는 날이다. 오늘은 아내가 오전은 손에 흙을 묻히지 않는 날이다. 나는 오전 중에는 도서관에서 아내를 기다릴 거다. 금요일 오전은 우리 부부에겐 서울 냄새가 나는 시간이다. 오후에는 서울을 떠나온 사람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흙과 풀과 씨름을 해야 하는 거다. 밤에는 칸타타 147에 가서 음악을 듣고 모닥불을 피워 놓고 시골 사는 이야기를 하며 별을 본다. 북두칠성이 우리 머리 위에 바로 있다. 금요일은 그림으로 시작해서 음악으로 마치는 문화적인 날이다. 금요일은 금요 기도회가 있는 날이기도 하다. 모든 날이 하나님으로 시작해서 하나님으로 마치는 날이다. 그랬으면 좋겠다. [colorprom..

우리 부부는 참으로 훌륭하다

2022년 7월 7일 목요일 오늘은 지리산 계곡에 있는 목사님이 서울 병원에 가시는 날이다. 교회에서 서울 가는 버스 타러 나오시려면 한 40km. 택시를 불러 타고 덕산에서 군내 버스로 바꿔 타서 여기 원지 시외 버스 터미날까지 오려면 제법 번거롭다. 원지에 사는 내가 유평에 가서 모시고 나오면 되는 간단한 일이다. 훌륭한 일이다. 내가 그 훌륭한 일을 하는 바로 그 사람이다. 내가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기에 담대하게 쓴다. 어제는 아내가 훌륭했고, 오늘은 내가 훌륭하다. 우리 부부는 참으로 훌륭하다. 우리를 훌륭한 자리에 있게 하시는 분의 은혜다. 우리는 훌륭한 게 아니라 주님의 은혜 안에 거하고 있는 거다. [colorprom 이경화] [오후 12:26] 맞습니다! 감사합..

'때'를 만드는 아내

2022년 7월 6일 수요일 나는 커피를 마시고, 아내는 복음을 전한다. 우리 동네 카페 앞은 강과 산이다. 사실 우리 동네는 아니다. 농장에서 차로 15분은 걸린다. 풍경이 주는 위로와 격려가 자연스러운 카페다. 난 그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잠시 쉰다. 아내는 간절한 마음으로 일하시는 분들께 복음을 전한다. 아내는 차 마시러 온 게 아닌 게 분명하다. 구운 계란도 싸 오고, 토마토도 갖다 주며 정성을 들인다. 그분들도 아내의 이야기가 싫지 않은 것 같다. 묻기도 한다. 아내는 신이 났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가 아니다. 때를 만드는 아내다. 아내는 여기에 온 목적이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라 말한다. 저래도 되나 싶다. 나는 다른 손님들의 눈치를 살피는데 아내는 아랑곳하지도 않는다. 주여 ! [colorp..

은혜 안에 거하는 기쁨

2022년 7월 5일 화요일 딸기로 시작해서 딸기가 끝날 때까지 딸기 쥬스만 마셨다. 아직도 냉동실에는 얼린 딸기가 있다.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딸기 쥬스를 마실 수 있다. 어제부터는 토마토 쥬스를 마시기 시작했다. 노란 색 방을 토마토도 있다. 살다 보니 노란 토마토를 먹게 된다. 토마토가 끝날 때까지 토마토 쥬스를 마시는 거다. 우리가 심고 거둬서 먹게 될 줄이야. 고추도 오이도 가지도 상추도 수박도 참외도 다 우리가 심고 거둬 먹는다. 물론 하나님이 자라게 하여 주시는 선물이다. 사 먹을 땐 몰랐다. 바삐 살 땐 몰랐다. 돈으로 사면 되는 건 줄 알았다. 이제야 안다.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이 주시는 거란 걸. 누구에겐 말도 안되는 소리일 거다. 그러는 그가 그렇게 사는 게 내겐 말도 안되는 삶이다...

물이 좋다

2022년 7월 4일 월요일 난 물을 잘 안 먹는다. 아내와 딸은 나만 보면 물 먹으라 할 정도다. 뜨거운 날씨에 땀 흘리며 일하면 물을 안 먹을 수가 없다. 나 물 잘 안 먹어요 라고 할 겨를이 없다. 물만 보면 먹는다. 없으면 찾아서 먹는다. 오늘도 물 많이 먹었다. 물보다 좋은 게 없다. 몇 번을 씻는지 모르겠다. 누가 그랬다. 넌 샤워 때문에 선교지에 갈 수 없을 거다 했다. 옷을 입은 채로 샤워를 한다. 실내가 아니라 그렇다. 그리고 일하다 보면 마르고 다시 젖는다. 마지막으로 샤워를 하면 농장 일이 끝나는 거다. 그래도 집에 오면 또 샤워를 한다. 샤워보다 좋은 게 없다. 물보다 샤워보다 좋은 게 있다. [colorprom 이경화] [오후 5:57] 네. 맞습니다! 그래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