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박물관 신입의 필수 코스 이태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 입력 2022.02.10 03:00 새 학기를 맞아 아이들의 참고서를 정리한다. 봉투에 넣거나 종이상자에 담아도 되지만 나는 꼭 끈으로 묶어서 내놓는다. 작은 것은 십(十)자로, 큰 것은 우물 정(井)자로, 애써 배운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박물관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됐을 때다. 1년에 한 번 있는 중요한 전시를 위해 다른 박물관의 소장품을 빌려야 했다. 함께 출장 가는 선배가 상자 하나를 놓고 끈을 묶어 보라고 했다. 당황한 나는 허겁지겁 얼기설기 묶었다. 선배가 끈 한쪽을 붙들고 몇 번 흔들자 이내 툭 풀어졌다. 그가 묶은 매듭은 단단하고 모양새도 좋았다. 내게 다시 해보라 했지만 국민체조 이래로 동작 외우는 것에는 도통 소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