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9004

[백영옥] [261] 과잉의 청구서

[백영옥의 말과 글] [261] 과잉의 청구서 백영옥 소설가 입력 2022.07.16 00:00 매일 먹는 한 움큼의 영양제가 과한 게 아닌가라고 걱정하던 즈음, 노년에는 ‘복용하는 약의 가짓수’를 체크해 필요한 약물만 취하는 게 중요하다 고 말하는 책을 읽었다. ‘노인내과’ 의사 정희원은 저서 ‘지속가능한 나이듦’에서 노인의 경우 복잡한 약을 정리하는 것만으로 상태를 개선할 때가 많다고 했다. 우리나라 65세 인구 중 73%가 두 가지 이상의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고, 평균 4.1가지 약을 복용한다. 현대 사회에선 ‘결핍’보다 ‘과잉’이 문제될 때가 많다.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는 정보는 ‘신호’와 ‘소음’으로 뒤섞여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24시간 편의점이나 배달 시스템은 현대인을 쉽게 비만이나 고..

세상 공부 2022.07.16

[김윤덕] “살아 있잖아요!”

[아무튼, 주말] “살아 있잖아요!” [아무튼, 줌마] 김윤덕 주말뉴스부장 입력 2022.07.16 03:00 김윤덕 주말뉴스부장 지혜와 경륜, 게다가 넉살까지 갖춘 ‘할머니 친구’를 사귀는 건 즐겁고도 든든한 일입니다. 두 어머니가 계시지만, 딸이고 며느리라 오히려 털어놓지 못할 고민을 ‘할머니 친구’에겐 무람없이 할 수 있거든요. ‘홍대 앞 할머니’가 그런 분입니다. ‘대모’라기엔 체구가 귀여운 소녀 같고, ‘멘토’라기엔 좀 딱딱해서 그냥 서로 존대하며 친구처럼 지냅니다. 그러고 보니 벌써 10년 우정! 예전엔 이메일로 소식을 주고받다 카톡이 생긴 뒤로는 매주 한두 번 문자로 안부를 전하지요. 언제나 그렇듯 제가 푸념하고 그분은 다독여주시고요.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도, 큰애 군대 보낼 때도, 나이 쉰..

세상 공부 2022.07.16

[윤희영] 한국판 정글의 법칙, ‘갑질’

[윤희영의 News English] 한국판 정글의 법칙, ‘갑질’ 윤희영 에디터 입력 2022.07.12 00:00 ‘치맥’ ‘대박’ ‘꼰대’보다 더 국제적으로 알려진 한국어 단어가 있다. ‘갑질’이다. 외국 언론(foreign media)이 잇달아 한국의 갑질 현상에 대해 보도하고 있다 (report on the phenomenon of Gapjil one after another). 최근엔 뉴욕타임스와 CNN방송이 ‘다른 사람보다 힘 있는 지위를 가진 자의 오만하고 권위적인 태도나 행위 (arrogant and authoritarian attitude or actions)를 일컫는다며 옥스퍼드 사전에도 등재됐다고 소개했다. “우월한 지위(superior status)를 가진 자를 지칭하는 ‘갑’과 특..

세상 공부 2022.07.12

‘월세 시대’

[동서남북] 반갑지 않은 ‘월세 시대’ 대출금리·전셋값 상승 여파에 5월 임대차 계약 60%가 월세 부동산 失政이 만든 ‘전세 소멸’ 서민 ‘주거 사다리’ 다시 놓아야 진중언 기자 입력 2022.07.12 03:00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월세 안내문이 붙어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 전국의 전월세 거래량 중 59.5%(24만321건)가 월세 거래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전세(傳貰)는 영어로도 전세(jeonse)다. 우리말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은 유독 한국에서만 성행하는 주택 임대차 방식이어서 영어 단어로는 정확하게 설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집주인에게 목돈을 맡긴 전세 세입자는 계약 기간 거주하고, 퇴거할 때 보증금을 그대로 돌려받는다. 우리에겐 익숙하지만, 외국인들이 “공짜..

세상 공부 2022.07.12

[홍성욱] [8] 제자를 알아본 스승 (허준이, 히로나카 헤이스케, 오스카 자리스키)

[홍성욱의 과학 오디세이] [8] 제자를 알아본 스승 홍성욱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 입력 2022.07.12 03:00 허준이 교수에게는 1970년 필즈상 수상자인 일본의 히로나카 헤이스케(廣中平祐) 교수와 만난 일이 결정적이었다. 학부 수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허준이는 서울대에서 초청한 히로나카의 강연을 들으면서 그와 친해졌고, 대화와 토론을 진행하면서 수학의 세계에 조금씩 빠져들었다. 그의 조언을 따라 수학과 대학원에 입학했고, 그의 추천에 힘입어 미국 유학을 했다. 지금 최고 명문 대학교인 프린스턴 대학에서 교수를 하고 필즈상을 받은 그가, 서울대 학부 성적이 나빠서, 지원했던 대학에서 대부분 떨어졌다. 우리는 창의성이 천재가 가진 역량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허준이는 수학 천재의 능력을 갖..

세상 공부 2022.07.12

[윤대현] 힐링공책 - 힐링도 연습이 필요하다

[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113] 힐링도 연습이 필요하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입력 2022.07.12 00:00 예상하지 못한 활동에서의 힐링(healing) 경험담을 자주 듣는다. 한 직장인 아빠가 드론을 사달라는 초등학생 자녀에 못 이겨 드론을 사러 나갔다고 한다. 주말이라 집에서 쉬고픈 마음에 마지못해 나섰지만, 고생 끝에 드론이 날아오르니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는 것이다. 정작 드론을 사달랬던 자녀는 예쁜 애완견과 놀러 온 다른 가족에게 가 있었다고 한다. 아빠는 속상한 마음에 드론을 더 높이 날렸는데, 그때 신기하게도 ‘자유로움’이 느껴지며 힐링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이후 그는 혼자서 드론 힐링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다양한 정서적 안정, 치유 방법을 가진 ‘힐링 부자(富..

세상 공부 2022.07.12

[홍익희] 유대인의 역경교육 - 세계 석유산업 전설, 마커스 새뮤얼

나전칠기로 돈 번 청년, 석유회사 ‘셸’ 창업해 유럽·아시아 석권 [홍익희의 新유대인 이야기] [39] 세계 석유산업 전설 영국 마커스 새뮤얼 홍익희 전 세종대 교수 입력 2022.07.12 00:11 한 유대인 소년이 나전칠기 등으로 돈을 번 뒤 석유회사를 세워 세계 경제사에 큰 획을 그었다. 런던의 한 가난한 유대인 집안에서 1853년 마커스 새뮤얼(Marcus Samuel)이 태어났다. 그의 히브리어 이름은 ‘모르드카’였다. 새뮤얼의 부모는 골동품 가게를 하고 있었는데, 11명의 자식들을 위해 정말 열심히 일했다. 아이들은 부모가 고생하면서도 항상 웃는 얼굴로 자기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며 자라 매사에 밝고 긍정적이었다. 특히 열째 아들 새뮤얼은 꾀가 많고 활력이 넘쳤다. 하지만 학교 성적은 그리 좋..

세상 공부 2022.07.12

[강제 북송된 어민] 2명 의 북송 당시 사진

♠군사분계선 안넘으려 버틴 탈북어민, 4명이 팔잡고 끌고 갔다 최혜승 기자 입력 2022.07.12 17:09 2019년 11월 7일 경기 파주 판문점에서 촬영된 탈북어민 강제북송 당시 사진. 탈북 어민들은 남측 시설에서 안대로 눈이 가려지고 포승줄에 묶인채 대기하다가, 정부 직원들에게 끌려서 군사분계선 너머 북한군에 인계됐다. 끌려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며 버티는 모습도 사진으로 남았다. /전주혜 의원실 2019년 11월 탈북했다 강제 북송된 어민 2명의 북송 당시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에는 어민들이 포승줄에 묶여 앉아있거나, 판문점에선 북송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담겼다. 2019년 11월 7일 탈북어민이 경기 파주 판문점 내 남측 시설에서 안대로 눈이 가려지고 포승줄에 몸이 묶인채 강제북..

세상 공부 2022.07.12

내 인생의 돌부리

내 인생의 돌부리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화창한 날에 기분 좋게 언덕을 올라가던 소년은 길에 튀어나와 있던 돌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이런 돌덩이가 왜 사람들 다니는 길에 있지?” 소년은 삽으로 돌부리를 캐내기 시작했습니다. 파헤치자 점점 돌의 크기가 드러났습니다. 땅 위에 보이는 돌은 사실 큰 바위의 일부였던 것입니다. 소년은 놀랐지만 결심했습니다. “다시는 다른 사람들이 돌부리에 걸리지 않도록 파내겠어!” 소년은 분한 마음 반, 정의감 반으로 거대한 돌에 달려 들었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했습니다. 소년은 삽을 놓았습니다. “안 되겠다, 포기하자.” 소년은 파놓았던 흙으로 돌이 있던 자리를 덮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소년이 걸려 넘어졌던 돌부리도 흙에 덮여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소년..

세상 공부 2022.07.12

[김규나] [169] 영화와 드라마, 욕설은 이제 그만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169] 영화와 드라마, 욕설은 이제 그만 김규나 소설가 입력 2022.07.06 03:00 로이스 로리 ‘기억 전달자’ 조너스는 경험한 것을 친구들에게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언덕과 눈을 보여주지 않고 어떻게 썰매를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높이, 바람 그리고 깃털 같고 마술 같은 차가움을 느껴 보지 못한 아이들에게 어떻게 언덕과 눈을 설명할 수 있겠는가? 지난 십여 년 동안 여기 아이들 모두가 언어의 정확한 사용법을 훈련받았지만 어제 조너스가 경험한 햇볕의 따스함을 전달하기 위해 어떤 단어를 사용할 수 있겠는가. - 로이스 로리 ‘기억 전달자’ 중에서 공중파나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내보내는 드라마와 영화 속 담배는 모자이크 처리 된다. 술이나 마약, 총기는 보여주지만 혈흔이..

세상 공부 2022.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