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9004

[김규나] [181] 황금 알을 낳는 권력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181] 황금 알을 낳는 권력 김규나 소설가 입력 2022.09.28 03:00 “지구 최후의 만찬이야.” 그 말은 사실이었다. 그녀의 얇은 입술이 뒤틀렸다. 입에서 쓴맛이 느껴졌다. 그녀는 그들이 계속해서 구매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들이 달리 물건을 조달할 방법이 없으니 경쟁도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떠날 작정이었다. 그들이 떠나면 더 이상 물건을 팔 수 없으리라. 이보다 더 좋은 시장은 없었다. 그곳이야말로 완벽한 시장이었고, 그들은 완벽한 고객이었다. - 필립 K. 딕 ‘독점 시장’ 중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 더불어민주당 측근이 청와대와 맺은 친분을 내세워 마스크 생산 업체에서 거액 로비 자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검찰이 수사 중이다. 마스크 착용 강제가 국민 건강을..

세상 공부 2022.09.28

[신당역 살인사건]“얼마나 죽어야 구속시킬래?”

[사설] “얼마나 죽어야 구속시킬래?” 법원 향한 여성들 외침 조선일보 입력 2022.09.28 03:22 지난 18일 서울 중구 신당역 내 여자 화장실 앞에 '역무원 스토킹 피살 사건' 추모 공간이 마련돼 있다. /뉴스1 40대 남성이 같은 아파트에 사는 10대 여학생을 흉기로 위협해 납치하려 한 사건이 지난 7일 일어났다. 이 사람은 결국 경찰에 체포됐지만 이틀 후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풀려났다. 미성년 성범죄 용의자가 피해자와 같은 아파트에 계속 살 수 있도록 법원이 허락한 것이다. 가해자와 마주칠 수 있게 된 피해자와 가족이 느꼈을 당혹과 공포가 어땠겠나. 한국여성변호사회도 기각 결정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논란이 되자 경찰이 불법 촬영 혐의를 더해 용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그제 다시 신청했..

세상 공부 2022.09.28

‘몬더그린(Mondegreen) 효과’

[만물상] 들리는 소리, 안 들리는 소리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2.09.27 03:18 ‘머레이의 잘생긴 백작’이란 스코틀랜드 노래에 ‘레이드 힘 온 더 그린(laid him on the green·그를 풀밭에 눕혔네)’이라는 대목이 있다. 노래를 들은 한 미국 작가는 해당 구절을 ‘레이디 몬더그린(lady Mondegreen·몬더그린 아가씨)으로 잘못 알아들었다. 작가는 훗날 귀로 듣는 것의 부정확함에 대한 글을 쓰면서 이 사례를 들었다. 그 후 특정 문장을 자신이 아는 다른 말로 잘못 듣는 현상을 ‘몬더그린(Mondegreen) 효과’라고 부른다. ▶가수 올리비아 뉴턴 존의 노래 ‘피지컬’ 가사엔 ‘렛 미 히어 유어 보디 토크(let me hear your body talk)’라는 부분이 있다...

세상 공부 2022.09.27

[장강명]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

[장강명의 사는 게 뭐길래]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 에피스테메, 시좌… ‘평론가 단어’에 대한 반감 이해는 하지만 ‘사흘’ ‘심심(甚深)’ 같은 개념어까지 논란이 되는 현실은 절망스러워 길고 어려운 글 읽기 위해 문해력 키우는 것은 곧 나 자신을 지키는 것 장강명 소설가 입력 2022.09.27 03:00 문예지를 처음 펼쳤을 때는 주눅이 들었다. 평론가들의 글을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에피스테메, 시좌(視座) 같은 단어는 어찌어찌 검색해가며 해독했다. 하지만 ‘여기―우리’라든가 ‘(비)존재’처럼 일반적이지 않은, 사전에 없는 표현을 맞닥뜨리면 당혹스러웠다. 그런 단어를 쓰는 이와 읽는 이 모두 너무 똑똑하고 학식이 풍부해 보였다. 지금은 문예지를 읽으며 움츠러들지는 않는다. 가끔은 콧방귀를 뀌기도..

세상 공부 2022.09.27

[윤대현] [124] 마음과 전쟁할 때도 거북선이 필요하다

[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124] 마음과 전쟁할 때도 거북선이 필요하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입력 2022.09.27 00:03 이순신 장군을 그린 ‘한산’이란 영화가 인상 깊었던 것인지, ‘거북선’이란 단어가 상담에서 툭 튀어나왔다. 약물 치료에 거부감이 있는 이에게 ‘거북선 없이 이순신 장군이 승리했어야 더 좋은 승리이냐, 전쟁에선 승리하면 되는 것이다, 이 약물이 거북선이다’는 말이었다. 어설픈 은유가 담긴 메타포 소통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러네요. 이해가 쏙 됩니다’란 답변을 들었다. 마음과 소통하는 데 메타포 한 단어가 때론 상세한 설명보다 효과적이다. ‘마음과 전쟁할 때도 병법이 필요하고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고 공격적인 도움말을 드릴 때가 있다. 사실 마음과 전쟁을 연..

세상 공부 2022.09.27

[기초연금]

[기고] 70%에 무조건 주는 기초연금, 바꿔야 한다 저출산 등 예산 압박 큰 현실에서 저소득층 선별 지원이 세계적 흐름 OECD도 소득별 차등 지급 권고, 연금 개혁에 정치권 지혜 모아야 양재진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입력 2022.09.27 03:00 2020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기초연금 신청 창구. /뉴스1 한국의 기초연금은 매우 이상한 제도이다. 기초연금은 보통 두 가지 유형으로 운영된다. 첫 번째 유형은 모든 노인에게 빈곤을 벗어날 정도의 연금을 지급하는 보편주의형이다. 과거 스웨덴이 그랬고, 네덜란드, 스위스, 덴마크 등이 아직도 그러하다. 두 번째 유형은 국민연금액이나 소득이 부족한 노인만을 대상으로 삼아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선별주의형이다. 현재 스웨덴이 그러하고 대부분..

세상 공부 2022.09.27

[김대중] '성공한 대통령’

[김대중 칼럼] 윤 대통령, 총선 승리 전까지는 ‘임시 대통령’이다 ‘말꼬리 잡기’ 내막은 尹 타도 위한 좌파 결집 부패 척결·정권 재창출은 총선에서 승리해야 가능 사방이 지뢰라는 생각으로 실책하지 말고 조심해야 김대중 칼럼니스트 입력 2022.09.27 03:20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출근길 문답 (도어스테핑)에서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소회를 밝히고 있다.뉴스1 우리는 미국 입법부를 의회(議會)라고 부른다. 국회(國會)라고 부르지 않는다. 전 세계에서 입법부를 국회라고 하는 나라는 우리뿐이다. 지난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뉴욕에서 글로벌 펀드 공약회의가 끝난 뒤 퇴장하면서 곁에 있는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했다는 말은 미국 의회가 아니라 우리 국회를 지칭한 것으로 보..

세상 공부 2022.09.27

엄마가 먹는 음식맛 태아도 느낀다

엄마가 먹는 음식맛 태아도 느낀다... “당근엔 미소, 케일엔 울상” 이용성 기자 입력 2022.09.26 13:06 임신부 뱃속 태아의 표정이 임산부가 먹는 음식에 따라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근을 섭취한 임신부 집단의 태아들에게선 올라간 입꼬리가, 케일을 섭취한 집단의 태아들에게선 내려간 입꼬리가 관찰됐다./세이지저널 22일(현지 시각) CNN 등에 따르면 최근 영국 더럼대 등 공동연구진은 임신 32~36주차 사이의 18~40세 임신부 100명을 대상으로 태아가 자궁에서 맛과 냄새를 느낄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임신부 35명은 유기 케일 캡슐을, 다른 35명은 당근 캡슐을 섭취하도록 했다. 당근은 성인에게도 단맛으로 느껴지고, 케일은 유아에게 시금치, 브로콜리, 아스파..

세상 공부 2022.09.26

인공지능 페인팅 시대

글자 입력하니 그림 뚝딱… 예술계가 떨고 있다 [issue+] 인공지능 페인팅 시대 미술·건축·만화·출판까지 지각변동 “기술 수준 ‘전문적 협력자’에 도달 정상혁 기자 입력 2022.09.21 03:57 AI 기반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미드저니’로 제작한 가상의 아파트 건축 사진. /마나스 바티아 캐나다 신진 만화가 엘비스 딘은 지난달 그래픽노블 ‘Goats’를 발표했다. 예술성 짙은 만화 장르를 일컫는 그래픽노블에 어울리는 수준급 작화(作畵)로 각광받으며, 네이버웹툰이 북미에서 운영 중인 웹툰 플랫폼 ‘WEBTOON’에도 공개됐다. 그러나 만화 속 이미지를 그려낸 건 작가가 아닌 AI 기반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미드저니(Midjourney)’였다. 해외에선 이 같은 ‘AI 만화’가 잇따라 출간·판매..

세상 공부 2022.09.22

‘다이버시티 파워'- 매슈 사이드

“최고의 성과를 꿈꾸는가? 능력주의만큼 다양성을 중시하라” 능력주의 논쟁 새 시각 제시 ‘다이버시티…’ 쓴 매슈 사이드 윤상진 기자 입력 2022.09.22 03:00 매슈 사이드는 “구성원의 다양성은 반복 업무 등의 단순한 과제를 처리할 땐 방해 요소가 될 수 있으나, 정책 입안과 같은 복잡한 사회 문제를 해결할 땐 필수적인 가치”라고 말했다. /위즈덤하우스 “단지 정치적 올바름 때문에 다양성을 추구하자는 게 아닙니다. 능력주의가 최고의 결과를 내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했을 때, 복잡한 현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다양한 사회적 배경과 통찰을 갖춘 구성원을 두루 확보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최근 몇 년간 한국 능력주의에 대한 여러 논의가 있었지만, 능력주의를 비판하는 담론에서조차 다양..

세상 공부 2022.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