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바깥 세상 193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노바] [58] 유토피아 [중] 베이컨 ‘뉴 아틀란티스’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노바] [58] 생명 연장하는 물, 인공 눈·비… 400년전 예측한 ‘과학 유토피아’ [유토피아] [중] 베이컨 ‘뉴 아틀란티스’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입력 2022.01.18 03:00 프랜시스 베이컨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을 굳이 억제할 것이 아니라 충분히 충족하는 길을 찾자고 주장했다. 베이컨이 쓴 유토피아 소설 ‘새로운 아틀란티스’는 과학기술이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가능케 할 뿐 아니라 신의 창조를 이어받아 제2 창조 작업을 이어갈 수 있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진은 1910년 프랑스 화가가 2000년 파리 모습을 상상해 그린 작품. 비행기가 교통 수단으로 자리 잡은 이 그림은 1910년대 카드 등에 사용됐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행복을 누리려면 어떻게 해..

5000년 전, 금 빨대로 맥주 4000㏄ 마셨다…고대인들의 놀라운 주량

5000년 전, 금 빨대로 맥주 4000㏄ 마셨다…고대인들의 놀라운 주량 김자아 기자 입력 2022.01.21 12:02 고대인들이 빨대로 음료를 마시는 모습을 구현한 이미지./antiquity 저널 5000년 전 고대 고분에서 발견된 1m짜리 금관이 고대인들이 맥주를 나눠 마실 때 사용한 빨대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9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러시아 북부 코카서스의 선사 시대 유적지인 마이코프 쿠르간 고분에서 100여년 전 발견된 유물이 커다란 맥주 용기와 8개의 빨대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맥주 용기는 술꾼 8명이 각자 7 파인트씩 나눠 마실 수 있을 정도로 큰 크기다. 1파인트는 약 568㎖로 이 용기엔 3ℓ 이상의 맥주가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함께 발견된 관은 각각의 길이가 1.1m에..

[영국][24] 절체절명의 순간, 나라를 이끈 지도자… 처칠 이전에 그가 있었다

[대영제국에서 온 편지][24] 절체절명의 순간, 나라를 이끈 지도자… 처칠 이전에 그가 있었다 장일현 기자 입력 2022.01.11 00:00 “영국은 캐나다와 그냥 똑같네요.” 5년 전 쯤 런던에서 유럽특파원으로 근무할 당시 저와 나이 차이가 많은 큰누나의 딸 내외가 캐나다에서 방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조카 사위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성장한 교포인데, 며칠 동안 이곳저곳 다니더니 돌아갈 무렵 이 한 마디를 하더군요. 런던을 둘러봤더니 사회가 움직이는 시스템이 두 나라가 거의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당시 그 말이 꽤 신선하게 들렸습니다. 영국이 프랑스와의 제국 건설 경쟁에서 승리해 북미(미국과 캐나다)를 손아귀에 넣었지만, 미국이 독립전쟁을 통해 떨어져 나가면서 캐나다만 대영제국의 식민지로 ..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노바] [57] 유토피아 (상)

양모산업으로 농지 줄어 쫓겨난 농민들… 이상국가를 꿈꾸다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노바] [57] 유토피아 (상)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입력 2022.01.04 03:00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상향을 뜻하는 ‘유토피아’는 16세기 영국 정치가이며 작가인 토머스 모어(Thomas More·1478~1535)가 만들어낸 말이다. 1516년에 출판한 ‘유토피아’에서 이 말이 유래했는데, 고대 그리스어 ‘u(없는)’와 ‘topos(땅·나라)’를 합친 ‘존재하지 않는 나라’인 동시에 ‘eu(좋은)’와 ‘topos’를 합친 ‘행복한 나라’라는 두 가지 의미다. 그러니까 세상에 존재하지는 않지만 언젠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하는 이상적인 나라를 말한다.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상향을 뜻하는‘유토피..

[영국] [23] “누가 세계를 통치할 것인가”

[대영제국에서 온 편지] [23] “누가 세계를 통치할 것인가” 장일현 기자 입력 2022.01.04 00:00 “1700년에 프랑스는 경제 규모에서 영국의 두 배, 인구 수로는 세 배였다.” 영국의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은 자신의 책 ‘제국’에서 18세기에 접어들 무렵, 프랑스와 영국은 객관적 국력(國力) 면에서 이 정도 격차가 있었다고 적었습니다. 퍼거슨이 언급한 당시 영국의 인구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를 합친 것으로 보입니다.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당시 프랑스 인구는 2100만명, 잉글랜드는 520만명이었습니다. 여기에 스코틀랜드 인구가 약 100만명 정도였다고 합니다. 앵글랜드와 스코틀랜드는 앤(1702~1714) 여왕 통치 때인 1707년 하나로 합쳐져 ‘브레이트 브리튼 통합 왕..

[영국] [22] 누구도 법 위에 존재할 수 없다. 그가 비록 왕일지라도.

[대영제국에서 온 편지] [22] 누구도 법 위에 존재할 수 없다. 그가 비록 왕일지라도. 장일현 기자 입력 2021.12.28 00:00 “크리스마스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분들에게는 견디기 힘들 수 있습니다. 특히 올해 저는 그 이유를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Christmas can be hard for those who have lost loved ones. This year especially I understand why.)” ◇ “나의 사랑하는 필립”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올해도 어김없이 성탄절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런던 서쪽 교외 템스강변에 있는 윈저성에서 촬영된 총 9분짜리 이 동영상에는 코로나로 힘든 나날을 보내는 국민들에 대한 위로와 미래에 대한 희망, 지난 4월 사별한 남편 필..

[대영제국에서 온 편지] [21] 자신의 목숨을 노렸던 政敵, 여왕은 그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줬다

[대영제국에서 온 편지] [21] 자신의 목숨을 노렸던 政敵, 여왕은 그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줬다 장일현 기자 입력 2021.12.21 00:00 “드디어 걸렸다.” 1586년 여름. 국무상인 프랜시스 월싱엄의 책상위에 편지 한 장이 놓였습니다. 18년 전 스코틀랜드 왕좌에서 쫓겨나 영국에 도망와 있던 메리 스튜어트가 안토니 바빙톤이라는 사람에게 보낸 것이었습니다. 앞서 바빙톤이 먼저 메리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그에 대한 답장이었습니다. 두 사람이 주고 받은 서신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바빙톤은 동료 13명과 함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을 암살할 것이며, 계획이 성공하면 메리가 여왕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메리는 답장에서 계획이 성공하려면 반드시 “외국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

아테네의 '종전'

[태평로] 아테네에선 종전 선언이 지옥문을 열었다 전제정 스파르타, 민주정 아테네 둘이 맺은 종전조약 7년만에 깨져 전쟁서 진 아테네인 대량 학살 ‘종전’ 목표는 우리의 번영이어야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1.12.22 03:0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왼쪽부터)이 지난 2019년 6월 경기도 파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진행된 정상 회동을 마치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미국 공화당 소속 영 김 하원의원 등 35명이 최근 북한 비핵화 없는 종전 선언에 반대하는 공동 서한을 백악관에 보냈다. 그런데 어쩐지 북한이 비핵화에 동의만 하면 종전 선언을 해줄 수 있다는 말로도 들려 찜찜했다. 종전 선언은 평화 구축과 한 쌍이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노바] [56] ‘신성한 가난’에서 ‘깨끗한 부’로

이윤 추구를 정당화한 스콜라 철학… 초기 자본주의 문을 열다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노바] [56] ‘신성한 가난’에서 ‘깨끗한 부’로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입력 2021.12.21 03:00 빈민에게 외투를 나눠주는 마르탱 성인 - 헝가리 출신의 마르탱은 로마 군인이 되어 프랑스의 아미앵 지역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어느 추운 겨울날, 벌거벗고 덜덜 떠는 걸인을 본 마르탱은 군복 외투의 반을 잘라 걸인에게 주었다. 고대와 중세 종교는 빈(貧)을 긍정적 가치로, 부(富)는 부정적 가치로 봤다. 투르의 마르탱(316~397) 성인의 일화를 성화로 표현한 엘 그레코의 작품. 외투 일부를 건네는 마르탱이 걸인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위키피디아 부(富)와 빈(貧). 이 중 어느 것이 더 높은 가치인가? 오..

[대영제국에서 온 편지] [19] 해적의 나라, 신사의 나라

[대영제국에서 온 편지] [19] 해적의 나라, 신사의 나라 장일현 기자 입력 2021.12.07 00:00 “드레이크의 목을 자르겠다.” 황금 검을 쥐고 있던 엘리자베스 1세의 입에서 뜻 밖의 말이 나왔습니다. 주변에 있던 외국 사신과 신하들, 국민들은 모두 깜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이는 여왕의 진심이 아닌 농담이었습니다. 여왕은 곧 칼을 옆에 있던 프랑스 사신에게 넘겨주더니 영광스러운 ‘기사 작위’ 수여식을 거행해달라고 했습니다. 사신은 영국·프랑스가 함께 에스파냐에 맞서는 동맹을 추진하기 위해 주군인 프랑스 앙주공과 엘리자베스 1세의 결혼 문제를 협상하러온 사람이었습니다. 결혼 협상을 위해 온 프랑스 사신이 영국 여왕의 부탁을 받고, 에스파냐를 상대로 한 해적질로 유명한 영국 선장에게 작위를 수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