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년 전, 금 빨대로 맥주 4000㏄ 마셨다…고대인들의 놀라운 주량
5000년 전 고대 고분에서 발견된 1m짜리 금관이
고대인들이 맥주를 나눠 마실 때 사용한 빨대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9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러시아 북부 코카서스의 선사 시대 유적지인 마이코프 쿠르간 고분에서
100여년 전 발견된 유물이 커다란 맥주 용기와 8개의 빨대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맥주 용기는 술꾼 8명이 각자 7 파인트씩 나눠 마실 수 있을 정도로 큰 크기다. 1파인트는 약 568㎖로 이 용기엔 3ℓ 이상의 맥주가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함께 발견된 관은 각각의 길이가 1.1m에 달했고, 금과 은으로 만들어졌다. 이 중 4개엔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된 5~9㎝ 크기의 황소 조각상이 장식돼 있다. 관 안쪽에는 침전물이나 껍질 등 맥주의 불순물을 걸러내기 위해 구멍이 뚫린 금속 조각이 들어 있었다.
고고학자들은 이 관이 5000년 이전에 사용된 빨대로, 고대인들이 죽은 자를 기리기 위한 연회장에서 함께 맥주를 나눠 마시는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유물이 발견된 고분은 1897년에 처음 발굴됐다. 고분의 주인은 청동기 시대 엘리트들로, 고분 안에는 화려한 의복과 수백개의 구슬, 보석, 도자기, 귀금속으로 만든 컵, 무기 등이 있었다.
8개의 관도 당시 함께 발견됐으나, 당시 고고학자들은 ‘빨대’의 용도를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금과 은으로된 장식용 관 또는 양끝에 뚫린 구멍을 이용해 말총을 부착하는 데 사용하는 도구로 추정했다. 이후로도 이 관의 용도를 두고 고고학자들은 수 없는 연구를 거쳤지만 정확한 용도를 알아내지 못했다.
빨대 용도는 최근에서야 밝혀졌다.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의 재료문화 역사 연구소 소속 고고학자 빅토르 트리포노프는 지난 18일 이 관이 빨대 용도로 사용됐다는 연구 결과를 고대(Antiquity)저널을 통해 발표했다. 트리포노프는 “빨대 내부 표면 잔류물에서 보리 전분 과립을 발견했다”며 “이는 빨대가 음용에 사용됐다는 직접적인 증거”라고 말했다. 다만 이 보리 성분이 실제로 맥주로 발효된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고대인들이 빨대를 사용했다는 기록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기원전 5000년 이란과 이라크 예술품에서 사람들이 빨대를 사용해 음료를 마시는 모습이 묘사됐다. 이 시대 삽화에 따르면 기원전 3000년 초기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수메르인들은 긴 빨대를 이용해 맥주를 함께 마시는 일이 흔했다.
트리포노프는 “연구가 맞다면 이 멋진 도구는 현재까지 가장 오래도록 살아남은 빨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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