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제국에서 온 편지] [20] “죽을 때까지 처녀였노라” 여왕은 이 묘비명을 원했다 장일현 기자 입력 2021.12.14 00:00 여왕은 회색 말을 타고 나타났습니다. 하얀색 벨벳 드레스 위로 철제 갑옷을 입었고, 머리엔 깃털장식 투구를 썼습니다. 손에는 지휘봉이 들었습니다. 수행원은 단 6명. 오르몬드 백작이 군 통수권을 상징하는 ‘국가의 검(Sword of State)’을 쳐들고 앞장섰고, 말고삐를 잡은 시동과 여왕의 투구를 올려놓는 쿠션을 든 수행원, 여왕을 태운 말이 뒤를 이었습니다. 말 옆구리쪽으로 비스듬히 앉은 여왕의 오른쪽엔 레스터 백작이, 왼쪽엔 에식스 백작이 걸었고, 맨 뒤엔 여왕의 모든 전쟁에 참전하고 있는 존 노리스 경이 따랐습니다. ◇ 틸버리 연설 1588년 8월 9일 잉글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