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9004

[죽음] 나는 장례감독 (송길원 목사)

[일사일언] 나는 장례감독 송길원 목사·하이패밀리 대표 입력 2022.01.26 03:00 ‘함박웃음, 어머니 시집가시던 날’ ‘왕 할아버지 안~녕’ ‘폴 세잔의 사과’ ‘잘 자라 내 아가!’ ‘나들이’. 영화 제목이 아니다. 내가 치른 장례의 주제들이다. 주제만이 아니다. 장례에 대한 유쾌한 반란을 계속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값비싼 수의(壽衣) 대신 평상복 입기, 종이 관(棺) 쓰기, 추모단을 생화 화분으로 꾸미기, 염습을 사후 메이크업으로 바꾸기. 또한 ‘왜 상주(喪主)는 남자여야만 하는지?’라는 작은 질문에서 시작해 장례 속에 깊숙이 파고든 성차별을 깨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그런 내게 어느 날 ‘장례감독’이란 칭호가 붙었다. 유가족 중 젊은 엄마가 나를 그렇게 불렀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세상 공부 2022.01.26

가짜 명품족

[만물상] 가짜 명품족 강경희 논설위원 입력 2022.01.26 03:18 “현재 시각 새벽 2시10분, 샤넬 오픈런 줄 서러 왔습니다. 지금 제 뒤로 텐트들이 있고 줄이 조금씩 더 길어지고 있어요. 원래 ‘신본’하면서 가까운 ‘롯본’도 대기 걸어놓는다는데 저는 신본만 하고 갈 겁니다.” 한 여성이 ‘샤넬 입장까지 10시간 대기’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띄웠다. 명품 구매족들 사이에서는 ‘신본’ ‘신강’ ‘롯본’ ‘압현’ 같은 말이 통용된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 롯데백화점 본점,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의 줄인 말이다. 유튜브나 인터넷에는 백화점 명품 매장 문 열자마자 쇼핑하는 ‘오픈런’ 경험담이 넘쳐난다. ▶코로나 불황에도 값비싼 명품 브랜드가 날개 돋친 듯 팔린 덕에 매출 1조원을 넘긴 백화점..

세상 공부 2022.01.26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147] 선물하고 뺨맞기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147] 선물하고 뺨맞기 김규나 소설가 입력 2022.01.26 03:00 이솝우화/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여우가 두루미를 식사에 초대했다. 여우는 납작한 접시에 수프를 담아 내왔다. 부리가 긴 두루미는 수프를 한 모금도 먹을 수 없었다. 여우는 두루미가 먹지 못한 수프까지 싹싹 핥아 먹었다. 화가 난 두루미는 며칠 후, 여우를 초대했다. 두루미는 목이 긴 호리병에 고기를 담아 내왔고 여우는 먹을 수 없었다. 두루미는 여우의 고기까지 맛있게 먹어치웠다. - 이솝 우화 ‘여우와 두루미’ 중에서 주한 일본 대사가 청와대의 설 선물을 돌려보냈다. 선물 상자에 독도가 그려져 있는 게 불쾌하다는 이유였다. 그래도 선물을 반송하다니, 하고 생각했지만 몇 해 전 도쿄 한일 정상회담 때..

세상 공부 2022.01.26

[차현진] [56] 비판을 싫어하면 사고 난다

[차현진의 돈과 세상] [56] 비판을 싫어하면 사고 난다 차현진 한국은행 자문역 입력 2022.01.26 00:00 우주왕복선 챌린저호의 비극은 지금도 생생하다. 발사한 지 73초 후 공중에서 터지면서 승무원 7명이 모두 하늘의 불꽃이 되었다. TV를 보던 세계인들은 할 말을 잃었다. 사고 직후 언론은 백악관에 책임을 돌렸다. 레이건 대통령의 의회 국정 연설에 앞서 멋진 쇼를 펼치려고 발사 일정을 무리하게 앞당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인은 지극히 사소한 데 있었다. 그 사고에 이용된 보조 로켓은 외부에서 제작되었는데, 그것을 만든 회사가 제작 방식을 바꿨다. 여러 부품을 잇는 부위에 신소재 고무 패킹을 썼다. 그런데 발사 모의 실험 24회 중 7회에 걸쳐 그 접합 부위에서 경고등이 들어왔다. 전부 섭씨..

세상 공부 2022.01.26

육식 덕이 아니었다...인류의 뇌·몸이 커진 건 ‘이것’ 때문

육식 덕이 아니었다...인류의 뇌·몸이 커진 건 ‘이것’ 때문 [사이언스샷] 발골 흔적 남아 있는 동물뼈 호모 에렉투스 이후 많이 나왔지만 ’고기 먹어 뇌 커졌다’ 가설 입증하려 200만년 전 유적 집중적으로 발굴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입력 2022.01.26 11:00 케냐에서 발굴된 150만년 전 동물뼈. 도구로 살코기를 발라낸 발골 흔적이 보인다./미 조지 워싱턴대 아프리카 케냐에서 발굴된 150만년 전 동물 뼈에는 세로로 긁힌 자국이 남아있다. 인류의 조상이 뼈에서 살코기를 발라내면서 남긴 발골(拔骨) 흔적이다. 지금까지 많은 과학자가 육식(肉食)이 늘면서 200만년 전 호모 에렉투스의 뇌 크기가 현생인류만큼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조지 워싱턴대의 앤드루 바 교수 연구진은 살코기가 인간을 만들었..

세상 공부 2022.01.26

코로나 엔데믹

[만물상] 코로나 엔데믹 김민철 논설위원 입력 2022.01.24 03:18 ‘엔데믹(endemic)’은 주기적으로 발생하거나 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을 뜻한다. 현재 팬데믹 상태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감기나 독감처럼, 대규모 감염을 일으키지 않고 사회의 각 기능이 작동하는 데 차질을 일으키지 않는 정도로 파괴력이 낮아진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다. 인류의 관심은 지금 오미크론 변이가 팬데믹의 끝, 그러니까 엔데믹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일까 하는 점에 쏠려 있다. ▶영국은 요즘 하루 10만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27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백신 패스 등을 중단하기로 했다. 확진자 자가 격리를 규정한 법이 3월 24일 만료하지만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코로나를 독감 같은 엔데믹으로..

세상 공부 2022.01.24

Here and now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평생 동안 세 가지 질문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고 합니다. “그대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누구인가. 그대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그대에게 가장 값진 시간은 언제인가.” 이 질문에 대해 톨스토이는 정답까지도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가장 소중한 사람은 바로 지금 그대와 함께 있는 사람입니다.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그대가 하고 있는 일입니다. 지금 당신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선행을 베푸는 일입니다. 가장 값진 시간은 바로 지금 이 순간입니다.” 톨스토이가 여행 중 한 주막집에 머물게 되었는데 그 주막집에는 몸이 아픈 딸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톨스토이가 가지고 있던 빨간 가방이 좋아 보였는지 그 가방을 달라고 졸라댔습니다. 톨스토이는 그 빨간 가방에는 짐이 있고 지금..

세상 공부 2022.01.24

대선 승부처는 TV 토론이 되어야 한다

[朝鮮칼럼 The Column] 대선 승부처는 TV 토론이 되어야 한다 스캔들로 스캔들 덮는 이번 대선 방치할 수 없어 네 후보 모두 참여하고 횟수 10회 이상으로 늘려 정제된 TV 토론 벌이면 쇼로는 버틸 수 없을 것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입력 2022.01.22 03:20 (왼쪽부터)이재명,윤석열,안철수, 심상정 후보 예리한 독자라면 이 글 제목이 야릇함을 간파했을 것이다. 대선 승부처는 ‘TV 토론이다’가 아니라 ‘TV 토론이 되어야 한다’라니. 에두를 것 없이 필자의 주장을 직설적으로 피력하려 한다. “TV 토론을 통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대선을 바로잡아야 한다.” 일각에선 이번 대선을 우리 정치가 재편되는 중대 선거(critical election)로 평가한다. 하지만 필자에게 이..

세상 공부 2022.01.22

어쩔티비, 저쩔티비

[아무튼, 주말] 어쩔티비, 저쩔티비 [아무튼, 줌마] 김윤덕 주말뉴스부장 입력 2022.01.15 03:00 김윤덕 주말뉴스부장 늦둥이 딸이 중학생 되더니 툭하면 사춘기 ‘유세’를 부립니다. 엄마 껌딱지였던 아이가 몸에 손끝 하나 못 대게 하고요, 비밀은 왜 그리 많은지 방문을 밤낮으로 잠급니다. 요즘은 무슨 말만 하면 “어쩔티비 저쩔티비 안물티비 안궁티비 우짤래미 저짤래미” 하는 통에 정신이 다 혼미하지요. (이 해괴한 주문이 무슨 뜻인지 궁금하시면 뉴스레터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엄마랑 오천구백구십구 살까지 함께 살 거야”라던 딸아이의 배신에 까딱하면 빈둥지증후군에 걸릴 뻔했던 제가 가까스로 소생한 것은, 뜻밖에도 애니메이션 한 편 덕분입니다. ‘귀멸의 칼날’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2020..

세상 공부 2022.01.22

대선 후보들의 롤모델

[아무튼, 주말] 한국 대선에서 루스벨트, 처칠, 마크롱이 맞붙는다고? 대선 후보들의 롤모델, 그들이 꿈꾸는 리더십 이옥진 기자 입력 2022.01.22 03:00 자료=대통령리더십연구원 ‘프랭클린 루스벨트와 윈스턴 처칠이 우리 대선에서 붙는다면? 여기에 에마뉘엘 마크롱까지 경합한다면?’ 대선 후보들은 선거 기간 자신이 존경하는 지도자, 롤모델을 제시하곤 한다. 롤모델에는 후보가 만들고 싶어하는 나라, 그가 꿈꾸는 리더십이 담겨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도산 안창호 선생과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 엘리자베스 1세 영국 여왕을, 문재인 대통령은 다산 정약용과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을 롤모델로 꼽은 바 있다. ◇李, 국난 극복 루스벨트 리더십 “좌..

세상 공부 2022.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