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9004

‘김우중·김종성 합작’ 40년 지킨 남산 힐튼, 정녕 부수는게 답일까

‘김우중·김종성 합작’ 40년 지킨 남산 힐튼, 정녕 부수는게 답일까 [터치! 코리아] 김우중·김종성 합작한 랜드마크, 부동산회사 팔려 곧 헐릴 운명 한류에 들떠 의기양양하면서 우리 유산은 못 보는 ‘문화 졸부’ 김미리 기자 입력 2022.01.22 03:00 1982년 공사 중인 남산 힐튼 호텔(왼쪽 높은 빌딩). /서울역사아카이브 1982년 서울대 건축학과 대학원 수업 시간. 당시 강사는 미국에서 온 건축가 김종성이었다. 조국에 번듯한 호텔 하나 지어보자는 대우 김우중 회장의 제안에 미국 일리노이대 교수직을 미련 없이 버리고 귀국한 인물이었다. 그가 하루는 수업에 특별 연사를 초청했다. 김수근과 함께 한국 건축을 이끈 쌍두마차 김중업(1922~1988)이었다. 기념사진 하나 없지만, 이날 수업은 한국..

세상 공부 2022.01.22

[백영옥의 말과 글] [236] 어른의 시간

[백영옥의 말과 글] [236] 어른의 시간 백영옥 소설가 입력 2022.01.22 00:00 나이를 먹는다고 모두 어른이 되는 건 아니다. 영영 나잇값 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어린 나이에도 어른스러운 사람이 존재한다. 우리는 언제 어른이 됐다고 느낄까. 생각해보면 내게 그런 순간은 2002년 여름에 찾아왔다. 국민 모두가 열광하던 한일 월드컵. 내게는 끝내 잊혀지지 않는 얼굴이 있었다. 골을 넣고 열광하던 한국 선수의 얼굴이 아니라 믿을 수 없다는 듯 멍한 얼굴로 자신의 실책을 괴로워하는 한 선수의 얼굴이었다. 호아킨 산체스.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는 나는 그 스페인 선수의 이름을 아직 기억한다. 그 후, 이전에는 잘 보이지 않던 사각지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들리지 않던 것들이 들렸고, 읽을 수 없..

세상 공부 2022.01.22

[신상목] [108] 명군의 조건

[신상목의 스시 한 조각] [108] 명군의 조건 신상목 기리야마본진 대표·前주일대사관1등서기관 입력 2022.01.21 03:00 조선의 명군으로 세종대왕이 있다면 도쿠가와 막부 일본에는 8대 쇼군 요시무네(吉宗·1684~1751)가 있다. 요시무네는 막부의 재정 건전화, 신전(新田) 개간, 관료제 개혁 등을 내용으로 하는 ‘교호(亨保) 개혁’의 시정(施政)으로 유명하다. 후세가 꼽는 세종의 으뜸 치적이 한글 창제라면, 일본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요시무네의 치적으로는 금서령(禁書令) 완화를 들 수 있다. 금서령이란 1630년부터 시행한 기독교 관련 한역(漢譯) 서양서 반입 금지령을 말한다. 당시 나가사키에는 중국 무역선들이 중국 서적을 유입시키고 있었으나, 서양 선교사가 편찬한 천문·지리·수학·측량 ..

세상 공부 2022.01.21

[윤평중] 대한민국의 생명줄, ‘21세기 그레이트 게임’

[윤평중 칼럼] 대한민국의 생명줄, ‘21세기 그레이트 게임’ 윤평중 한신대 명예교수·정치철학 입력 2022.01.21 00:00 20대 대선은 외교·안보를 경시하는 현대 한국인의 자폐적 인식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번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대한민국의 생명줄인 국가 대전략이 총체적 실종 상태라는 사실이다. 사회적 관음증에 다름없는 녹취록 논란과 시대착오적 무속 타령이 국가 백년대계에 관한 공론(公論)을 통째로 지워버렸다. 심리적 내전 상태인 진영 간 적대감은 정치적 경쟁자를 악마화하는 마음의 습관을 키운다. 대한민국의 존속을 위협하는 외적(外敵)보다 나라 안의 정적(政敵)을 더 증오하는 한국인들이 많은 것도 사회적 질병이다.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세상 공부 2022.01.21

포퓰리즘의 실체

[사설] 앞에선 300만원 주고 뒤에선 1000만원 이자, 포퓰리즘의 실체 조선일보 입력 2022.01.21 03:22 유례없는 '1월 추경'과 적자 국채 과다 발행 여파로 시장금리가 연일 급등해 서민층의 이자부담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 피해 자영업자들에게 300만원씩 지원한다지만, 시장금리 급등 여파로 자영업자들이 추가로 부담할 이자부담액이 300만원을 훨씬 웃돌 전망이다. 사진은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가 '코로나19 극복 신년 추경 연석회의'에서 발언하는 장면./국회사진기자단 정부·여당이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추진하는 ‘1월 추경’이 취약 계층의 이자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추경을 위해 적자 국채를 대량으로 찍어낼 것이란 소식에 시중금리가 급등, 가뜩이나 과중한 부채에 시달리는 소상공인·자영업자나..

세상 공부 2022.01.21

보유세

♠[경제포커스] “한국 보유세, 선진국보다 적다”는 거짓말 선진국보다 적었던 한국 보유세… 지난해엔 OECD 평균 넘어서 선진국은 재산세 기준 일정한데 우리는 매년 공시가 올려 과세 나지홍 기자 입력 2022.01.20 03:00 미국 특파원 시절, 동네 초등학교 하교 시간마다 교장 선생님이 학생들을 마중나온 학부모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담임 선생님들은 열대여섯 명쯤 되는 자기 반 학생들의 학업 성적은 물론, 어느 집 몇째인지까지 알고 있을 정도로 학생들에게 관심을 쏟았다. 인구 1만여 명으로 우리나라로 따지면 읍·면·동 수준도 안 되는 작은 도시(town)라서 주민들끼리 친한가보다 생각했는데, 나중에 주민들 얘기를 듣고 더 결정적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바로 세금이었다..

세상 공부 2022.01.20

[한은형] 삶을 생각하기 위해 찾아야 할 곳, 무덤

[한은형의 느낌의 세계] 삶을 생각하기 위해 찾아야 할 곳 한은형 소설가 입력 2022.01.20 03:00 생일이니 특별한 곳에 데려가 준다는 사람이 있다면 어디를 떠올리겠는가? 뤼크가 에밀리를 데려간 곳은 묘지다. 파리 몽마르트르에 있는 페르 라쉐즈 묘지. 수많은 무덤 중에서도 그가 발을 멈춘 곳은 발자크의 무덤이다. 좋아하는 사람이냐고 묻기도 전에 이렇게 말한다. “여긴 아무도 없어서 여기 앉길 좋아해요.” 나는 이걸 보다 웃음이 터졌다. 발자크는 한국에서만 인기가 없는 게 아니라 모국인 프랑스에서도 저런 대우를 받는가 싶어서. 이 장면을 넷플릭스 드라마인 ‘에밀리, 파리에 가다’에서 보고 발자크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그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의 소설을 좋아하지 않고, 읽은 게 몇 편 안 된다...

세상 공부 2022.01.20

[이한우의 간신열전] [118] 괴력난신을 말하지 않은 까닭

[이한우의 간신열전] [118] 괴력난신을 말하지 않은 까닭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2.01.20 03:00 흔히 공자의 건강한 합리주의 정신을 이야기할 때 ‘논어’에 나오는 말, 즉 “공자는 괴력난신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는 대목을 자주 인용한다. 이 점에서 애당초 공자는 종교나 미신 영역과는 철저하게 거리를 두었던 사람이다. 그런데 이는 그저 공자 개인의 인생관을 표현한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공자는 오직 정치로 세상을 구제해 보려 했던 사람이다. 따라서 이는 정치하려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괴력난신은 한 단어가 아니라 네 가지 사항을 가리킨다. ‘논어’ 문맥을 보면 이 네 가지에 빠져 있었던 제자가 바로 자로(子路)다. 이런 데 빠지는 것이 바로 혹(惑)이다...

세상 공부 2022.01.20

[차현진] [55] 싸우면서 건설했다

[차현진의 돈과 세상] [55] 싸우면서 건설했다 차현진 한국은행 자문역 입력 2022.01.19 00:03 1962년 시작된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대성공이었다. 기간 중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8.3%를 기록하여 목표인 7.1%를 훌쩍 뛰어넘었다. 남북한의 경제력이 그때 뒤집혔다. 1967년 시작된 제2차 계획은 출발부터 순조로웠다. 1964년 베트남 파병에 이어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로 상당한 외자가 유입되었기 때문이다. 자신감을 얻은 정부는 경공업을 뛰어넘어 중공업까지 지향했고, 거기 맞춰 현대자동차(1967년 12월)와 포항제철(1968년 4월)이 설립되었다. 그 기간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11.5%에 이르러 다섯 번의 개발계획 중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호사다마(好事多魔)였다. 체제경..

세상 공부 2022.01.19

“별점테러로 남편이 생을 마감”…식당 자영업자 아내의 눈물

“별점테러로 남편이 생을 마감”…식당 자영업자 아내의 눈물 김가연 기자 입력 2022.01.19 15:12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저희 남편은 2021년 9월 7일 생을 마감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온라인 커뮤니티 자영업을 하던 남편이 별점·리뷰 테러로 폐업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글이 올라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희 남편은 2021년 9월 7일 생을 마감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사망한 자영업자의 아내라며 실명과 나이를 공개한 작성자 A씨는 “저희 남편은 음식점을 운영했으며, 항상 청결과 맛을 1번으로 할 만큼 성실히 운영했다. 자리잡기 전까지 몇 년이 걸렸는지도 모르겠다”며 “빚만 쌓여가던 중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장사를 시작..

세상 공부 2022.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