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9004

‘대통령 사저’ 컬렉션

[만물상] ‘대통령 사저’ 컬렉션 김태훈 논설위원 입력 2022.05.28 03:18 파트리크 쥐스킨트 소설 ‘향수’의 주인공 장-바티스트는 수집욕에 빠진 연쇄 살인마다. 여성의 ‘좋은 체취’를 모아 최고의 향수를 만들겠다며 체취 수집에 나선다. 마침내 향수를 만들어 몸에 뿌리지만, 향에 매혹된 사람들에게 몸을 뜯어먹혀 목숨을 잃는다. 많은 컬렉터가 장-바티스트처럼 수집욕에 사로잡혀 산다. 돈과 시간, 열정을 아낌없이 쏟는다. 때론 자기 삶이 망가지는 것조차 감내한다. ▶영국 왕 조지 5세는 우표 수집에 온 정성을 쏟았다. 자동차 수집가로 유명한 브루나이 국왕 하사날 볼키아는 7000대의 자동차 컬렉션을 자랑한다. 롤스로이스, 페라리, 벤틀리만 1500대 넘는다. 값지고 희귀해야만 수집 대상이 되는 것도..

세상 공부 2022.05.28

[백영옥] [254] 미담의 발견

[백영옥의 말과 글] [254] 미담의 발견 백영옥 소설가 입력 2022.05.28 00:00 결혼과 이혼 기사가 동시에 뜬다면 사람들은 어떤 기사를 더 많이 클릭할까. 대개의 사람들은 누군가의 성공보다 실패, 기쁨보다 슬픔에 더 빨리 반응한다. 기쁨과 칭찬을 느끼는 감각에 비해, 절망과 비난을 감지하는 감각이 더 예민하게 발달해 온 탓이다. 악플에 목숨을 끊는 비극이 발생하는 것도, ‘뒷담화’가 인류 진화의 일면이라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사회 실험’이라는 이름의 몰래카메라 영상을 본 적이 있다. 특정 상황에서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한 동영상이었다. 돈을 못 내는 결식 아동의 밥값을 받기는커녕 아이가 먹을 음식을 따로 챙기는 식당 주인, 자살을 시도하는 청년을 다리에서 끌어내리며 귀한 목숨이라고 울먹이..

세상 공부 2022.05.28

[이한우] [136] 천명미상(天命靡常)

[이한우의 간신열전] [136] 천명미상(天命靡常)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입력 2022.05.26 03:00 고대 중국에선 천명은 일정하지 않아[天命靡常] 선한 이에게로 옮겨가고 선하지 못한 이로부터 떠나간다는 믿음이 있었다. 은나라 명재상 이윤(伊尹)은 탕왕 손자 태갑(太甲)이 제위에 올라 탕왕의 법도를 어기고 포악함을 일삼자, 그를 동궁(桐宮)으로 내쫓고 3년 동안 직접 정사를 담당했다. 그 후 태갑이 잘못을 뉘우치자 정권을 돌려주면서 함유일덕(咸有一德)이라는 글을 지어 태갑을 경계시켰다. 함유일덕이란 임금과 신하 모두 같은 다움을 갖추고서 정사에 임하자는 말이다. “아! 하늘을 믿기 어려운 까닭은 천명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임금이 임금다움을 일정하게 하면 그 지위를 보존하고, ..

세상 공부 2022.05.26

한국의 안미경중(안보 미국, 경제 중국) 노선의 종말

[특파원 리포트] 中에 기운 외교 시대의 종말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입력 2022.05.26 03:00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23일 미·일 회담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국 군사 개입’을 또 한번 언급했다. 미국이 유지해왔던 ‘전략적 모호성’과 배치되는 발언에 백악관은 비상이 걸렸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과 관련해 돌발 발언을 하고, 참모들이 이를 주워 담는 일이 세 번째 반복되고 있다. 일각에선 그가 또 말실수한 것이라고 치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진심’이라고 본다. 미 정부의 속내를 슬쩍 비추는 ‘의도된 실수’일 가능성이 있다. 미국, 일본, 인도, 호주 4개국 안보 협의체 쿼드(Quad) 정상들이 24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쿼드 정상회담을 앞두고 자국 국기..

세상 공부 2022.05.26

[양상훈] 윤 정부 가장 잘한 일

[양상훈 칼럼] 새 정부 가장 잘한 일, 5·18 갈등 종식 정부 전원 참석 5·18 행사, 벽을 뚫고 나가는 기분 지역갈등 완화 출발점 되길 새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거의 매일 기자들 만나는 尹 한국 대통령제 바뀌는 느낌 양상훈 주필 입력 2022.05.26 00:00 대선이 끝난 지 석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정권이 교체된 만큼 많은 일이 있었다. 그 많은 일들 중에서 윤석열 정부가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과감하게 청와대에서 나온 결단이 빠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냉랭한 민심과 마주해야 했다.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긴 했지만 일반 대중들이 이를 잘 알 수는 없었다. 광화문 정부청사가 아니라 갑자기 용산 국방부 청사로 결정되며 한때는 거의 ‘악재’가 됐다...

세상 공부 2022.05.26

말의 권위, 말의 신뢰

[동서남북] 말의 신뢰만 되살려도 성공이다 신동흔 기자 입력 2022.05.24 03:00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취임식 현장을 담은 유튜브 영상 한 편이 게시된 지 반나절 만에 조회수 100만 뷰를 넘겼다. 학창 시절 교장 선생님 조회사 못지않게 지루할 부처 장관 취임사가 화제가 된 것은 이례적이다. 취임사를 직접 검색해본 사람들도 그 어느 때보다 많았던 듯하다. 구글에 ‘한동훈 장관 취임사’를 입력했을 때 나오는 결과 개수는 688만개(22일 기준)로, 전임자들에게도 동일한 검색어를 넣었을 때 나오는 수치와 비교하면 추미애 전 장관의 71배, 박범계 전 장관의 28배에 달한다. 팬덤에선 뒤지지 않을 조국 전 장관보다도 4배 가까이 많다. 구글 검색엔진이 제시한 추정치일 뿐이지만, 짧은 기간에 상대적으로..

세상 공부 2022.05.24

[김대중] 평화와 동맹

[김대중 칼럼] ‘동맹’이 ‘평화’를 정권교체하고 있다 김대중 칼럼니스트 입력 2022.05.24 03:20 정말 오랫만에 ‘동맹(同盟)’이라는 말을 원 없이 듣고 있다. 지난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동맹이란 단어는 사실상 금기어(禁忌語)나 마찬가지였다. 그 대신 우리는 ‘평화’ 또는 ‘평화 프로세스’라는 말에 묻혀 살았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즈음해 그 ‘평화’의 자리에 ‘동맹’이 정권 교체를 이룬 것이다. 평화와 동맹은 결코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다. 평화는 목표이고 동맹은 그리로 가기 위한 수단 중의 하나다. 그런데 한국의 좌파는 동맹이라는 것이 남북의 평화를 그르친다고 선전해왔다. 그 동맹의 한쪽 축이 미국이고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이어서 한반도의 평화와 ..

세상 공부 2022.05.24

희생은 누군가에게 사랑입니다

희생은 누군가에게 사랑입니다?❤ 한 목동이 저녁에 양을 몰고 산에서 내려오면 양들에게 가벼운 상처가 늘 발견되었는데 이상하게 여긴 목동이 산에서 내려올 때 양들이 지나는 길을 살펴보았습니다. 한동안 유심히 살펴보던 목동은 며칠이 지나서야 길가 한 곳에 작은 가시나무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다음날 목동은 톱을 들고 가시나무를 자르기 위해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목동은 가시나무를 자를 수가 없었습니다. 가시나무에 걸려 있는 양털들을 새들이 물고 날아가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가시나무에 걸린 양털들로 새들이??? 둥지를 만드는구나!" 우리의 작은 희생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살 곳을 마련해 주고, 배고픔을 채워주고, 친구가 되어주고, 아픈 곳을 치료해주며, 학업을 이어가게 도와주고, 세상으로부터 받..

세상 공부 2022.05.22

[윤희영]“등 터지던 새우에서 고래가 된 한국”

[윤희영의 News English] “등 터지던 새우에서 고래가 된 한국” 윤희영 에디터 입력 2022.05.17 00:00 “한국은 더 이상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suffer a by-blow) 새우가 아니다. 싸움의 승패를 가르는(divide victory or defeat) 역할을 할 제3의 고래가 됐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CL) 국제관계학 교수인 라몬 파체코 파르도 박사가 최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책을 펴냈다. 제목은 ‘새우에서 고래로: 잊힌 전쟁에서 K팝까지의 한국 (Shrimp to Whale: South Korea from the Forgotten War to K-Pop)’이다. 이 책은 지난 1000여 년 역사 내내(throughout its millennia-long histo..

세상 공부 2022.05.17

[박현모]지금 대통령이 태종이라면...가장 먼저 했을 일은?

지금 대통령이 태종이라면...가장 먼저 했을 일은? [박현모의 실록 속으로] 박현모 여주대 세종리더십연구소장 입력 2022.05.17 03:00 그림=이철원 ‘전환의 리더 태종에게 배울 점.’ 지난주 열린 태종 서거 600주년 학술회의 대주제다. 태종이 산 시대는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격변기였다. 대륙 중원에서는 원나라가 몰락하고 명나라가 새롭게 패권국으로 부상했으며, 국내에서도 새로운 나라 조선이 들어섰다. 태종 이방원이 14세기 말 걸출한 인물들을 제치고 왕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두 차례나 중국을 오가며 거대한 시대 전환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그는 스스로 조타수가 돼 조선이라는 배를 안전하게 목적지에 정착시키려는 비전과 방략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학술회의에서 가장 높은 관심은..

세상 공부 2022.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