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의영묵상일기 1781

가을

2022년 11월 23일 수요일 가을을 이렇게 가까이서 본 적이 있었던가? 가을 단풍이, 가을 낙엽이, 가을 숲이 그런 게 아니다. 시간도 색도 아니다. 가을밖에 없는 거다. 더 있는 거라곤 염려밖에 없다. 가을과 염려가 다툰다. 하나님은 가을 편이고, 나는 염려 편이다. 염려도 가을이다. 염려가 늦은 단풍과 낙엽과 바람과 함께 가을로 들어가고 있다. 가을 말고는 없는 이곳이다. [colorprom 이경화] [오전 8:43] 염려...불안, 두려움...쉿!!! 지금은 가을, 그리고 희망, 새 꿈, 새 생명 말고는 없습니다! *^^*

세상 버리고도 살 곳이 있다

2022년 11월 22일 화요일 제주도에 가면 잘 곳이 있다. 아니, 제주도에 가면 살 곳이 있다. 제주도에 정규 엄마가 있다. 서울에 가도 잘 곳은 많다. 그러나, 서울에 가면 살 곳은 그리 많지 않다. 누구는 세상 버리면 끝이라고 한다. 여기서는 죽었다 하지 않고 세상 버렸다 한다. 난 아니다. 제주도에도, 서울에도, 멀리 외국에도, 그리고 세상 버리고도 살 곳이 있다. [colorprom 이경화] [오후 9:14] ㅎ~저두요~감사합니다 ~^*^

테스형에게 물어? 노, 하나님께!

2022년 11월 21일 월요일 그는 나에게 넌 누구냐라고 물으라 했고, 난 나에게 나는 누구냐고 묻곤 했다. 벌써 여러 번째다. 벌써 여러 세월이다. 나의 배역이 뭘까 생각해 본다. 누군가 인생은 연극이라 했다. 테스형의 말보다 맞는 말이다. 누구는 테스형에게 왜 이래, 왜 저래 하며 묻는다. 누구는 가보니까 천국은 있던가요 하고 묻기도 한다. 테스형은 대답이 없다. 난 하나님께 묻는다. 난 하나님께 들으려 한다. 말씀하시는 하나님이시다. 내 배역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어떤 배역이든 맡겨 주신 대로 잘해 내겠다고 다짐을 한다. 마음에 평안이 있다. 천국은 있다. [colorprom 이경화] [오전 9:05] 아멘! 늘 이렇게 확인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유모차 운전

2022년 11월 19일 토요일 유모차가 구르면 삼대가 편하다. 손녀딸은 유모차에서 자고, 아내와 딸은 강변 찻집에서 커피 한 잔을 한다. 나만 바람도 불고 땡볕인 강가를 바람을 피해 땡볕을 피해 하염없이 걷는다. 나 하나만 허리 아프고 땀 흘리고 그러면 되는 거다. 이거라도 할 수 있는 게 감사한 거다 하며 걷는다. 이 방향으론 바람이 불고, 저 방향으론 땡볕이 비친다. 바람을 피해, 땡볕을 피해 머리 쓰며 유모차를 몬다. 자동차 운전하는 것보다 더 신경이 쓰인다. 손녀딸이 운다. 시간이 된 거다. 삼대가 만나 기저귀도 갈고, 젖도 먹여야 한다. 난 좀 쉬게 된 거다. [colorprom 이경화] [오후 4:34] ㅎㅎㅎ 평화...감사합니다! ^*^

아가야, 고맙다!

2022년 11월 18일 금요일 유모차 위로 잠자리가 날아와 앉는다. 손녀딸은 울다가도 유모차에 눕히면 울음을 그친다. 노지 토마토가 맛있는데, 우리 손녀딸은 노지 아기인가 보다. 유모차 위로 낙엽도 떨어졌다가는 구른다. 가을을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선물과 함께 걷는다. 할아버지로는 선배인 친구는 니네가 초대했으니 잘 키우라고 한다. 선물도, 초대도, 다 은혜고 감사한 일이다. 잠자리도 낙엽도 유모차 위에 잠깐 머물 수밖에 없나 보다. 아가야. 아무리 할아버지라도 잠자리다. 아무리 할아버지라도 낙엽이다. 아가야. 항상 함께하시는 하나님께서 너를 맡아 주고 계신다는 것을 아는 할아버지는 잠자리이어도, 낙엽 같아도 감사만 감사만 하게 된다. 아가야. 초대에 응해 주어서 참 고맙다. 선물로 와 주어서 정말 고맙..

할머니 모빌

2022년 11월 17일 목요일 아내가 색종이를 오리고 접어 모빌을 만들어 옷걸이에 걸고 서랍장에 끼워 손녀딸의 눈 높이에 맞춘다. 나는 실로 묶어 멀리 의자에 앉아 당겼다 놓았다 하며 모빌을 흔든다. 비싼 돈 주고 사서 아기 침대에 달아 놓은 모빌은 저리 가라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모빌이다. 할머니가 만들고 할아버지가 바람이다. 이렇게 사는 게 맞나? 그래 이렇게 사는 거다. 모빌 줄 흔들며 기도하고, 유모차 밀며 찬양하고, 기저귀 빨며 감사하고, 그러면서 산다. [colorprom 이경화] [오전 10:11] 으흐흐흐~감사합니다! ^*^ [김의영] [오전 10:15] 사진 [colorprom 이경화] [오전 10:16] ㅎㅎㅎ~행복이 보입니다! ^*^

주님께 맡깁니다

2022년 11월 15일 화요일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보고, 할 수 있는 건 다해 봐도 안되니 주님 앞에 와 주님께 맡깁니다 합니다. 주님께서 웃으시면서 말씀하실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맡고 있었는데 뭘 맡긴다는 거냐 하실 것 같습니다. 같습니다가 아니라 그렇습니다. 맡긴다는 믿음도 대단한 거지만 이미 맡아 주고 계시고 있다는 것을 아는 믿음이 믿음입니다. 주님의 이름을 부르면 됩니다. 주님 안에 있으면 됩니다. 지금 여기에서 감사하면 됩니다. 맡아 주고 계심에 감격하면 됩니다. [colorprom 이경화] [오전 9:44] 아멘! 감사합니다! ^_^

광주 교회 가는 길

2022년 11월 14일 월요일 한 시간 반 걸려서 산청에서 광주까지 예배드리러 간다. 139km다. 내가 아닌 김집사님이다. 아내와 함께 따라갔다. 아내가 하는 말이 "작다."다. 작아도 너무 작다. 삼층 상가 건물에 이층이다. '대면 예배, 비대면 예배' 하는 시대에 고속 도로를 달려 교회에 가는 거다. 가고 싶어 가는 교회다. 김집사님은 복 받은 성도다. 물론 가고 싶지 않아도 가야 하는 곳이 교회다. 그래도 가고 싶어 가는 교회이면 얼마나 좋을까. 가야 해서 가는 교회에 다니는 사람을 나는 많이 안다. 아직도 비대면 예배를 드리는 누구보다는 낫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따라갈 수 있냐고 김집사님께 묻는다. 점심도 대접해 드리겠다고 답한다. 감사한 일이다. [colorprom 이경화] [오전 9:2..

감 따기

2022년 11월 5일 토요일 장로님이 트렉터를 운전하시고 권사님과 나는 트렉터 바가지에 타고 하늘 높이 올라 감을 땄다.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의 감이다. 내가 바가지에서 일어서기라도 하면 권사님이 앉으라고 걱정을 하신다. 걱정을 하시는 권사님은 한술 더 뜨신다. "권사님, 앉아서 가만히 계세요. 제가 딸게요." 해도 권사님의 손과 마음은 바쁘기만 하다. 장로님의 운전 솜씨 또한 대단하다. 나무 가지와 많은 장애물을 요리조리 피해 가며 바가지를 높이 올려 감 따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애를 쓰신다. 집사님, 앉으세요. 권사님, 조심하세요. 장로님, 조금 더 위로, 조금 더 앞으로. 서로를 챙기며 서로를 의지하며 평균 나이 73세 팀웍이 좋다. 권사님도 아내도 나눠 먹을 생각으로 기쁘다. 장로님과 나는 그런 ..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

2022년 11월 2일 수요일 낮에는 손녀딸을 내가 재우는 경우가 많다. 아내와 딸은 여차하면 손녀딸을 내게 들고 온다. 재우라는 거다. 아침을 먹고 커피 한 잔 하려는데 또 손녀딸을 안고 온다. 내 노하우로 손녀딸을 재워 놓고 옆에서 성경을 본다. 누가 봐도 보기 좋은 풍경이다. 아내가 단감을 깎아다 준다. 커피도 한 잔 곁들여서다. 손녀딸을 재운 포상이다. 손녀딸 옆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단감도 커피도 소리 내지 않고 먹고 마셔야 한다. 그래서 기도라도 해야 한다. 성경이라도 봐야 한다. 맘속으로 찬송이라도 해야 한다. 그것 말고는 할 게 없다. 믿음이 있어서가 아니다. 믿음이 좋아서가 아니다. 합력해서 선을 이룬다고 했다. 은혜다.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다. [colorprom 이경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