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남용목사님

시편 130편 1-8절 <내가 깊은 곳에서>

colorprom 2020. 12. 1. 15:33

시편 130편 1-8절


<내가 깊은 곳에서>


시편 130편은 열한 번째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입니다.

깊은 실존적 위기 상황에 처한 자들에게 유익함을 주는 시편입니다.

참회의 예배와 징계에서 사용되는 7개의 참회 시편 중 대표적인 참회시입니다.

(6,32,38,51,102,130,143)

 

루터는 이 시편을 복음의 기본적인 진리를 가르치고,

영원한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준 ‘복음의 심장’임을 고백하면서,

4절을 중심으로 “내가 깊은 곳에서”라는 찬송가 363장을 작시하였습니다.

 

어거스틴은 임종직전, 본문 4절을 침상 벽에 써놓고 읽으며 날마다 위로를 받았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시편 130편은 용서하심이 주께 있음을 고백하며,

죄인들을 은혜로 대하시는 하나님의 본질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여호와여 내가 깊은 곳에서 주께 부르짖었나이다

주여 내 소리를 들으시며 나의 부르짖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소서’ (1-2절)

 

시인은 ‘깊은 곳에서’ 주께 부르짖었습니다.

인생은 ‘깊은 곳’의 위험 아래에 처해질때만 그 깊은 곳을 알고 경험합니다.

고통가운데 빠져있는 상황,

즉 깊이를 알 수 없는 환난의 바다에 삼켜져 가라앉은 모습을 비유합니다.

깊은 곳에 있다는 것은 생명 대신 사망이 지배하는 상황에서

‘이제는 멸절되었다!’라고 외칠 수 밖에 없는 실존을 말합니다.

 

이 깊은 곳은 어디입니까?

인간이 범하는 죄악이며, 이스라엘이 범한 모든 죄악, 개인과 사회의 죄악이 만들어 낸 결과입니다.

이 죄악은 그릇된 것의 범람이여,

홍수처럼 삶을 쓸어버리고, 주의 구속하심 이외에는 피하길이 없는 상황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코로나의 상황이 이와 같습니다.

인간 공동체가 지나온 역사의 발자취가 그릇된 탐욕에 치우쳤기 때문에,

지금 지구공동체가 큰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여호와여 주께서 죄악을 지켜보실진대 주여 누가 서리이까’ (3절)

 

인간의 실존은 죄인입니다.

하나님께서 그 죄악을 용서하지 않으신다면 인간은 그 어느 곳에서도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입니다.

 

잠언 139장 1절에서 솔로몬

‘여호와여 주께서 나를 감찰하시고 아셨나이다

주께서 나의 앉고 일어섬을 아시며 멀리서도 나의 생각을 통촉하시오며

나의 길과 눕은 것을 감찰하시며 나의모든 행위를 익히 아시오니,

내가 주의 신을 떠나 어디로 가며 주의 앞에서 어디로 피하리이까‘

인간의 실존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자신의 죄로 인하여, 죽음에 직면한 극한 위기에 내몰려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 절망하지 않고,

자신의 죄를 용서하시며, 불쌍히 여기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간절히 소망의 기도를 드립니다.

 

‘그러나 사유하심이 주께 있음은 주를 경외하게 하심이니이다

나 곧 내 영혼은 여호와를 기다리며 나는 주의 말씀을 바라는도다’(4-5절)

 

‘사유하심’(히, 살라흐)은 ‘용서하다, 사면하다’라는 뜻입니다.

란 본질적으로 하나님과의 관계의 문제입니다.

하나님의 주권의 본질은

죄인을 용서하시고 죄인들을 은혜로 대하심에 있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만약 하나님이 인생의 죄악을 감시하는 하나님이라면,

하나님앞에서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이스라엘민족은 주의 용서하심에 대한 믿음을 특별히 70년 바벨론 포로생활을 통해 배웠습니다.

하나님께서 역사의 발자취마다 보여주신 하나님의 속량하심과 용서, 구원하심에 있기에,

하나님을 경외하며 찬송하고 있습니다.


믿음은 ‘기도를 통해’ 좌절을 극복합니다.

어두운 밤에 기도하는 자만이 밝은 여명의 빛이 동터옴을 기뻐할 수 있습니다.

파숫군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 간절히 하나님으로부터의 응답을 기다리는 시인의 믿음을

우리들도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병이 들고, 힘이 없어져서, 내 자아의 바닥을 경험할 때,

인애로운 하나님을 더 간절히 찾고 의지하는 진실된 믿음의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