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22 월
삼돌이가 저기서 뛰어온다.
숨가쁘게 달려와서는 내 주위를 맴돌고 있다.
삼돌이는 왜 내게 달려오는 걸까?
난 삼돌이를 싫어한다.
난 그냥 개, 고양이가 싫다.
그들을 싫어하면서 불편할 것도 미안할 것도 아쉬울 것도 없이 살아 왔다.
난 삼돌이에게 해 준 게 없다.
이 이른 시간에 개 하나 사람 하나가 농장에 있다.
삼돌이에게 뭐라도 먹을 걸 줘야겠는데 줄 것도 없고 줄 줄도 모른다.
난 오늘 삼돌이의 목줄을 풀러준 것 밖에는 한 게 없다.
삼돌이가 싫지 않다.
삼돌이의 정이 이 이른 시간에 나의 고집 또 하나를 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