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의영묵상일기

논에 물 대기

colorprom 2017. 5. 21. 17:20

20170520 토


베토벤을 들으며 논에 물을 댄다.
유기견 삼돌이는 내 의자 옆에서 편한 자세를 취한다.
멀리서 보면 그야말로 그림이다.
어제 지하수를 틀어 놓고 가서 밤새 모터 걱정, 논 걱정으로 잠을 설치다가

일어나자마자 혈압약만 챙겨 먹고 나왔더니 아무 일도 없다.
감사한 일이다.
밤새 논의 사분의 삼 정도는 적셔진 것 같다.
얼마를 어떻게 더 물을 대야 하는 지는 나는 모른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물줄기를 옮겨주는 것 뿐이다.
내가 대견하고 배가 고프다.
아내가 아침을 챙겨 오겠다고 한다.
밀짚 모자를 쓰고 아침을 먹는 호사를 누리며 산다.


계신 곳에서 호사를 누리는 주말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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