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18 화
엄마니까 한다.
아버지는 흉내만 내는 정도다.
아내의 얼굴에서 피곤이 묻어난다.
엄마만이 저럴 수 있다.
산골짜기는 비가 오니 춥다.
닭들에게 병아리들에게 먹이를 주고 물을 주러 아내는 장화를 신고 질퍽거리는 땅에서 종종걸음을 한다.
아내를 돕는 나는 어설프기만 하다.
아내를 바라보는 나는 그렇다.
닭 주겠다고 풀 뜯으러 가겠다는 아내에게 버럭 소리를 지른다.
"비 오는데 그만 줘도 돼."
이름이 닛시인 개가 추울까봐 아내가 걱정을 한다.
"안 얼어 죽어."
또 소리를 지른 건 나다.
그것도 사랑이라고 어처구니가 없다.
그렇게 이렇게 사는 게 고단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 김의영묵상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는 1톤 봉고 트럭 기사입니다. (0) | 2017.04.20 |
---|---|
출애굽, 출서울... (0) | 2017.04.20 |
가정예배 (0) | 2017.04.20 |
무너져 내린 닭장 (0) | 2017.04.20 |
비염 (0) | 2017.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