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20 월
12층 베란다에 널어 놓은 이불이 날아갔다.
삼돌이가 이불에 싼 오줌으로 시작된 일이고 무정한 바람이 마무리를 한 셈이다.
이불을 빨아 넌 사람은 나다.
미안해야 할 사람은 나다.
그런데 억울한 사람이 나다.
유기견 삼돌이는 말을 알아 듣지 못하고,
바람은 벌써 가버린 지 오래다.
삼돌이는 지 다니고 싶은대로 다니는데 나는 나를 벌써 오랜 시간 동안 방에 가둬 두고 있다.
아무래도 더는 안되겠다.
화장실은 한 번 다녀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