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수영장의 새 남자 선생님

colorprom 2015. 7. 8. 16:15

2015년 7월 8일, 수요일

 

6월 1일, 월요일, 6월 3일 수요일, 달랑 2번 새로운 남자 선생님과 아쿠아로빅을 하고,

6월 5일, 금요일 부터 메르스, 엄마의 죽음 등의 이유로 아쿠아로빅을 쉬었다.

7월 등록을 해야 하는데 어머니가 슬그머니 뒤로 빼셨다.

- 아무래도 힘도 부치는 것 같고...내가 나이가 제일 많잖니...하시며.

 

그러시던 어머니가 7월 첫 시간 시작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키셨다.

 

- 선생님이 아주 열심인데다가 하나 더 아주 잘하는 점이 있다.  뭔지 아니?!

- 너무 열심이어서 고맙고 이쁘긴 한데...무리하실까봐 걱정인데요~ 뭔데요, 그게?

- 꼭 눈을 마주치더라.  말을 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을 다 직접 눈을 마주쳐.  너 몰랐니?

  전에 선생님은 우리를 보지 않았거든.

  그래서 중간에 미안해서 못 나가겠더라.

 

맞다, 나도 한번 눈이 마주쳤었다.  문득 신선하다고나 할까...그러면서도 조금 민망했었다.  ㅎ~

 

그러고 보니 요즘 수업 시작이 조금 빨라졌다.

- 어머니들, 조금 일찍 들 오셔~ 그래서 미리 몸 들 좀 풀어 놔~ 최소 50분은 해야지~

반말과 존대말이 묘하게 섞인 말투에 50분 내내 동서남북 뛰어다니며 땀에 젖는 성실함...ㅎ~

시간 마지막 부분에는 젖은 몸을 씻고 풍덩~들어와 가까이에서 주의사항을 전하고 같이 마무리 운동.

전에는 보통 10시도 훨씬 넘어서야 수영장에 '들' 들어가셨는데, 정말 조금씩 일찍 '들' 들어가신다.

그리고는 샤워하는 동안에 종알종알 '들' 하신다.

(평균연령, 최하로 잡아도 65~70세는 될게다! 50대 중반~80대 중반까지! ㅎ~)

 

- 정말 열심이야, 참 보기 좋지요?! 

- 젊잖어...결혼은 안한 것 같지?!

- 인기가 많대요, 어디서도 가르치고, 어디서도 가르치고...

- 그럴거야, 성실하잖어?!

 

우리 어머니, 오늘 점심 드시며 하시는 말씀, '오늘은 아예 작정한 것 같이 나를 가르치더라~'

좋으신 게다.  *^^*

엄마가 데이케어 센터에서 '칭찬'들으며 '관심'에 좋아하셨듯이.

 

성실한 젊은이...참 보기 좋다.

직업적으로도 당당해 보기 좋고, 어르신들이 힘을 얻으시니 그것도 참 고맙고.

 

이름도 모르는 젊은 선생님에게서 새삼 [성실함]을 배운다.

 

 

 

엄마가 데이케어 센터에서 있었던 일 이야기 할 때, 많이많이 좋아해드릴 것을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