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천 개의 돌멩이

colorprom 2015. 1. 26. 11:29

2015년 1월 26일, 월요일 

 

천개의 공깃돌

 

오늘 읽은 가톨릭다이제스트 2월호에 실린 문용린 교육감의 글. 

그가 미국에서 보았다던, 그래서 스스로의 생활에 새로운 습관이 생기게 되었다던, 그 글, 천 개의 공깃돌.

 

글쓴이가 어느 토요일, 온 식구가 아직 잠이 든 새벽에 일어나  '행복한 고독'의 시간을 즐겼더란다.

그러다가 문득, 아, 이렇게 좋은 토요일을 내 평생 몇 번이나 가질 수 있을까? 하고 헤아려봤더니,

아, 75살을 산다고 가정했을 때, 천 번의 기회가 있겠더란다.

그래서 유리병에 천 개의 공깃돌을 넣고, 그때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하나씩을 던져 버렸단다.

횟수가 늘수록 줄어드는 공깃돌들...

그러는 사이, 자신에게 매주 토요일마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 일인가'를 생각하며 지내는 버릇이 생겼단다.

그리고 어느덧, 마지막 공깃돌을 던지는 날이 왔더란다.....

 

문용린 교육감도 그 글을 읽고 그런 버릇이 생겼단다.

토요일, 가장 행복한 토요일을, '무슨 일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일까'를 생각하며 보내게 되었단다.

(그래서 얼마 전, 형제들과 여행을 다녀오셨단다...*^^*)

 

남아있는 시간을 의식하게 됨 = 죽음을 의식하게 됨, 끝이 있음을 의식하게 됨!

 

끝이 있음을 의식하게 되면, 관점이 달라진다!

태어남 (A)에서 계속 되어 영원히 올 것 같지 않은 '언젠가...'를 무의식 중에 반복하는 관점과

죽음 (B) 을 의식하여 남아있는 생을 세는 관점은 전혀 다르다.

 

나?  나는 93년에, 38살에 작은애를 낳고 그런 경험을 했다. (큰애는 83년 1월생, 작은애는 93년 7월 생이다.)

큰애를 낳고는 경험하지 않은, 끝날 것 같지 않은 시댁과의 관계에 괴롭기만 하던 때와는 다른 경험이었다.

 

둘째를 낳고, 이 아이가 몇 살이 될 때까지 내가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애가 38살이 되면 나는 76살...하면서, 이 애가 40살이 되면 나는 78살...하면서.

그리고 시어른들은 이 아이가 몇 살이 될 때까지 사실 수 있을까? 를 생각했다.

우리 작은 애는 몇 살까지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를 생각했다.

 

(그리고는 시댁과 합치자고 얘기를 했었다.  ㅎ~

그리고 시아버지는 작은애가 겨우 2살 되는 것을 보시고 갑자기 돌아가셨다.

그것도 참 큰 공부가 되었다.  언제인가...가 오늘일 수 있다는.)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생활...그러다가도 문득문득 작은 애을 보며 내 시간의 끝을 생각하게 된다.

이 순간은 다시 오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문득 눈을 크게 뜨고 '보게' 만든다. *^^*

작은 애를 낳고, 시간의 유한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고나 할까.

(분명 작은 애을 낳고  철이 훨씬 많이 들었으리라고 자부한다!  ㅎㅎㅎ~)

 

지난 시간의 억울함을 품고 사는 사람들을 본다.

멀리 갈 것 뭐있나?  내 엄마아버지가 그들인데...

88세 아버지, 82세 엄마...그들의 남은 시간을 생각하면 마음이 급해진다.

'아, 지난 일은 말구요, 아버지, 엄마, 앞으로의 시간을 생각하자구요~' 하고 소리지르고 싶어진다.

그 누구도 확실히는 모르겠으나 그분들은 이미 확실한 시한부인생 아니신가!

지금 죽음을 이야기 하지 않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천 개의 공깃돌을 던지며 토요일을 시작했다던 그 사람...

눈에 보이는 공깃돌을 직접 던지는 일은 그야말로 스스로에게 확실한 시청각적 교재인 셈이다.

 

내가 75세, 진짜 노파가 되면, 작은 애는 37살, 아버지는 103살, 엄마는 97살...ㅎㅎㅎ~

[언젠가...]가 [지금]이 될 때를 지금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 와도 좋다는 마음, 지금이어도 좋다는 마음, 그것이 최고의 준비라는 생각을 한다.

 

* 엄마, 조심하면서, 조금씩 드시면 좋겠다...아직은 약과 주사를 오가는 중이니까.  *^^*

 

1년 48주, 48번의 토요일 x 75 = 36,005 번

지금 만 58세니까 27,844 번은 이미 지나갔다.

75 - 58 = 17 년, 17 x 48 번 = 816 번, 나는 넉넉히 잡아 800 개의 공깃돌이 남았네.  ㅎ~

 

하나씩, 하나씩...맛있게 던져야겠습니다!!! 

[천 개의 공깃돌]을 소개해주신 문용린 교육감께 감사합니다.

이 글을 만나려고 오랫동안 '가톨릭다이제스트'를 받아 보았나 봅니다.  ㅎ~

두루두루 감~사~합니다!!!  *^^*

 

오늘 이후의 첫 토요일, 31일은 아마도 엄마 생신 모임으로 모일 것 같습니다.

앞으로 몇 번의 엄마 생신을 엄마와 같이 지낼 수 있을까요?

얘들아~엄마와 함께 엄마 생일을 즐겁게, 맛있게 보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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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2일, 목요일

 

오늘 읽어 본 이 글...결국 엄마 생신 모임은 못했습니다.

2014년 설에 우리 집에서 엄마랑 막내동생 부부와 식사를 한 이래로 여태 식사자리를 못 만들었습니다.

그냥 동네 식당에서 외식하는 것만도 부럽습니다...

걷는 것도 불편하고, 차도 멀미때문에 못 타시고,

무엇보다도 콩팥과 심장 문제로 과자 하나도 맘 편히 못 드십니다.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