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26일, 수요일
어제 공식적으로 4차례 예정되어있던 대구 출장 첫날.
아침 11시 KTX를 타고 기차 안에서 점심먹고, 2시 약속.
동대구역 이쪽 끝에서 미팅하고 다시 저쪽 끝으로 가서 미팅하고,
저녁 5시 반 KTX로 귀경, 집에 들어오니 9시.
업체 미팅을 하며 느끼는 것...디자인 팀장 혹은 실장들에게서 느끼는 묘한 경계심? 또는 적대감?
마케팅, 영업직 사람들의 관점은 회사 운영, 매출에 있고,
디자인 실장들 관점은 '어디, 얼마나 잘하나 보자~뭐가 우리보다 나은가 보자~'에 있는 듯하다는 느낌.
뭔가 좋은 것, 멋진 것...그러면서도 결국은 자기들이 하던 방향을 원한다.
뭔가 색다른 것, 자기들이 하던 것과 다른 것을 찾아 밖의 사람을 불렀으면서도 그런다.
방향을 달라...했더니 '그러면 우리가 하던 것과 뭣이 다르겠느냐?'하며 '내 스타일'을 해달라 했었다.
내가 귀신인가???
미팅 중에 서울업체에서 연락이 왔다.
낯선 업체를 만나니 갑자기 그들이 '갑'이 아닌 '내 사람'으로 느껴졌다. ㅎ~
집에 돌아오면서 '익숙한 세상'에 머무르고 싶은 유혹을 받았다.
뭐, 새삼스레 의심 가득한 사람들과 다시 시작해야하나...
솔직히 대구업체 일을 그만둘까...싶었다.
사실은 자존심이 상했다...
뭐, 서울에서 온 사람도 별 거 아니네...싶은 눈길을 느꼈다...에이~!!!
그러면서도, 깜깜한 창밖을 보면서...묘한 전투의욕을 느꼈다.
그래, 해 보자. 이 나이에 이 정도로 움추러들면 안되지...!!! 그럼~! *^^*
내가 귀신도 아닌데, 그들의 속을 어찌 아나? 만나면서 좁혀가면 되지~
배가 안 고플 정도로 마음이 상했다.
그러나 한편, 새로운 긴장감이 뭉글뭉글 일어남을 느꼈다.
그래, 다시 가 보자~그들이 원하는 방향을 맞춰주는 것, 그것도 내 일이고, 내 실력이다!
이런 일에도, 저런 일에도 편안하게 맞춰줄 수 있는 것, 그것이 능력이다, 어른의 능력!!! ㅎ~
어쨌거나 [갑](돈을 주는 사람, 그림을 선택하는 사람)을 눈앞에서 보는 것은 무척 부담스럽습니다.
사장님이든, 실장님이든, 실무담당자이든......ㅎ~
얼굴 볼 수 없는 미국 일이 훨씬 좋습니다. 그래서 답답할 때도 있지만...에휴~
아뭏든 남의 돈을 내 주머니에 들어오게 하는 것은 정말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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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팀장 K씨...부하직원들이 보고 있는 입장에서 대장의식...그런 것도 있었을겨...!
공연한 자격지심...!!! ㅎ~그래, 그런 것도 있었을겨...이해해야지, 그럼!!! *^^*
윗 선에서 밖에서 온 사람과 일을 하라하니 '우리끼리도 잘 하고 있는데...'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이고..*^^*
(내가 그 회사의 디자인 팀장과 경쟁자일 필요도 없구만....그런데, 묘한 느낌?! 우리가 '쟁이'라는 뜻! *^^*)
팀장님, 사실은 이번 이 일이 당신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랍니다.
당신은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전체를 이끌어가는 사람이고, 당신 직원들을 보호해주어야 할 사람이거든요.
당신이 밖의 사람을, 그것도 나이 많은 사람을 잘 이용할 수 있음, 그것 또한 대장으로서의 능력이구요!!!
(그것이 당신 직원들에게 시사하는 바도 클 것이구요~! *^^*)
바깥사람인 내 디자인으로 당신 회사의 다양함을 보여줄 수 있으면 그것도 또한 의미있는 일이구요.
(나는 정규직으로 지불되는 사람도, 늘 출근해서 봐야하는 사람도 아니니까요.)
아뭏든 봅시다...나는 지금 당신들의 일로 방향을 틀었으니까요. *^^*
'쟁이'로서 당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 놓고 끝을 맺어야겠지요?! *^^*
오늘 아침 서울업체 디자이너 M을 만났습니다. 이쁘게도 커피를 얼른 사왔습니다. 얼마나 이쁘던지요...
나는 구운 고구마를 3개 가지고 갔습니다. *^^*
새삼 고맙다는 마음, 나같은 어른과 같이 일하겠다 하는 그들이 새삼스레 정말 고마왔습니다. *^^*
그런데, 그녀가 내게 준 일감...전에 내가 했던 것에서 다시 시작하는 일이었는데,
그것이 바로 대구업체가 원하는 그런 분위기 아닙니까?! 야호~~~
('감사합니다. 이렇게 도와주시니 감사합니다~' *^^*)
기차안에서 엄마 집에서 가지고 온 책, 황혼의 미학 (분도출판사)를 읽었습니다.
- 잘 산 사람만이 잘 죽을 수 있다!!!
- 잘 늙을 수 있는 방법을 연습해야 한다...
나의 지금은 나를 버리겠다고 실습할 때는 아직 아닙니다.
지금은 실천보다는 마음의 준비를 할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곧, 생각보다는 빨리, 그러나 서서히 실천해야 할 겁니다. ( 사실은 이미 시작한 겁니다!)
지금은 젊은 시절 만큼은 아니어도 아직은 평소대로 움직일 나이입니다!
대구 업체 일,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실패해도 괜찮습니다~~~용서하겠습니다, 나를!!!
그리되면 서서히 속도를 줄일 때임을 인정하게 될 겁니다!
지금은, 아뭏든, 열심히 하겠습니다!!!
대구의 K팀장님, 고마와요~*^^*
황혼의 미학...우리 애들에게 꼭 읽으라고 말해줄 리스트에 넣는다.
우리 애들이 내 나이쯤 되어 꼭 읽기를 바란다. (책 앞장에 내 나이를 써 놓았다. 만 58세 10일 이라고.)
내가 잘 늙는 샘플이 될 수 있을지 모르니 꼭 읽으라고 '유언장'에 써 놓을거다~ㅎㅎㅎ~
앞으로 친구들에게 이 책을 선물 할 것이다. 감사~*^^*
- 젊은이들에게~ 관계 속의 인간(가정, 인간관계), 내 이름을 불러주시는 그 분(직장, 일, 소명)
- 위기의 중년 (40대 중반)에게 ~ 내 나이 마흔 (갱년기, 사추기!)
- 중년친구들에게~ 황혼의 미학(노년)
그러고보니 모두 가톨릭출판사 책들이다~황혼의 미학은 [분도출판사], 나머지는 모두 [바오로의 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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