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개그맨 이경규씨

colorprom 2014. 11. 15. 20:16

2014년 11월 15일, 토요일

 

주위에 암환자들이 많다.

특히 착한 사람들이 암에 많이 걸린다는 생각을 했다.

참으며 밖으로 내뿜지 못한 독이 내 안에 쌓여 내 몸을 상하게 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어느 날, 그 역시 암을 겪었던 친구가 나에게 한 마디 했다.

- 경화야, 너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사니, 암에는 안 걸릴거야.

- ?!...

 

글쎄다...정말 그럴까?

그 친구에게 그렇게 보인 것은 그 친구에게 다~쏟아놔서일 것이다.

그래, 그렇고 보면, 그 친구는 참 고마운 친구다!

 

그러나, 사실 그때 좀 섭섭했었다.

아무리 내가 주책덩어리 푼수떼기라도 그렇지, 어떻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살 수 있을까?

내가 바본가???  ㅎ~

 

얼마 전, 우연히 본 TV프로에 개그맨 이경규씨와 개그맨들이 나왔다.

저마다 완장을 찼는데, 오른쪽 사람들은 부장, 대리...뭐 그랬던 것 같고,

왼쪽 줄은 개그맨들 기수가 씌여져 있었다.  (28기가 말단이었던가?  아뭏든 28기는 확실히 있었다.)

 

도중에 선배개그맨 이경규씨에게 후배 개그맨들이 물어보는 시간이 있었다.

 

[후배] 그렇게 할 말 다하고 큰소리치며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었던 비결이 뭡니까?

[이경규옹] 아, 그렇게 생각합니까?  잘못 본 겁니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꼬리를 확~내립니다!

 

[후배] 어떻게 하면 이경규 라인에 들어갈 수 있습니까?

[이경규옹] 토를 달지 않아야 합니다. 

 

그는 사적인 이야기는 절대로 공식적으로 하지 않는단다.

그래서 자기랑 친한 사람들과 출연을 하게 되면 꽤나 긴장을 한단다.

그런데 그런 때에 정리를 해주는 사람이 있단다.  개그맨 국민약골 이윤석씨.

 

[이윤석씨] 한방에 이경규씨를 보낼 수 있습니다.

[이경규옹] 절대로 이윤석씨를 내칠 수가 없습니다. 못 내칩니다!  큰~일납니다!

 

그래...그렇지?!  사는게 그렇게 호락호락 한가?!  ㅎ~

아뭏든 어떤 세계든 오래 살아남는 사람은 다 이유가 있는겨...

 

그냥 아줌마로 사는 것도 '수다쟁이'캐릭터 아줌마로 쫓겨나지 않고 사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닌겨~

그냥 떠들면서 사고 안치는 것도 절대 쉬운일은 아닌겨~~~

(사실은 나도 여러번 위태위태했다.  ㅎ~

이 나이까지 위태위태한 자리 지킬 수 있었음에도 감사한 일이다!

그동안 나의 수다를 받아준 많은 사람들, 감사합니다~~~꾸벅~*^^*)

 

어쩌다가 본 TV 속에서 문득 녹록치않은 세상을 엿본 기분이었다.

 

( 참, 할 말 다하고 사는 듯 보이는 이경규씨가 공황장애환자라고...으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