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29일, 가을비 오는 월요일
어제, 교회도 못 가고 무지 바빴다.
11시 서울대에서 결혼식,
13시 서울 중구에서 결혼식,
15시 교회에 가서 어머니 모시고, 삼성병원에 가니 15시 30분.(늘 이렇게 길이 잘 뚫리면 얼마나 좋을까?)
막내고모부 문상으로 시댁 어른들 다 만나고...,어머니 모셔다 드리고 집에 오니 밤 9시.
어제 카톡방에 올라온 엄마아버지 사진 정리하면서, 한신평장로님 일을 다시 읽어보니 눈물이 핑~돈다.
한신평장로님 발인예배가 22일 월요일이었으니, 27일 소천하신 고모부의 내일 발인예배는 꼭 1주일만이다.
막내고모부는 참 장난기가 많은 분이셨다.
밖에서는 어른이셨는데, 집에서는 막내고모부셔서...막내같으셨다! ㅎ~
뇌출혈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하셨다가 다행히 퇴원을 하셨는데, 퇴원 하루만에 마당 계단에서 쓰러지셨단다.
마침 고모님은 약을 타러 나가셨고, 돌아와 119를 불렀을 때는 이미 동공이 풀린 후였다고.
아직 윗분들이 많이 계셔서 막내고모부 일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고모부의 뇌출혈로 놀랐다가 한시름 놓자마자 엉뚱하게 일을 당했으니 고모님은 거의 얼굴이 반쪽이 되셨다.
이런 일만 아니면...이렇게 보고싶은 사람들 다 모이니 참 좋은데...큰고모님의 말씀에 웃었다. '그러게요...'
그렇게 말씀하시는 큰고모님도 몸이 말이 아니시다. 고관절수술, 허리수술...그 좋던 풍채가 반쪽이 되셨다.
그 큰 고모님의 큰 따님(나의 사촌시누님)은 또 얼마 전 허리를 다쳐 지금 허리수술하고 입원 중이란다.
부지런히 커피랑 물이랑 챙겨주는 사촌형님은 얼마 전 위암수술을 하고 맘껏 먹지못해 또 몸이 반쪽이시다.
우리 남편의 사촌 큰형님은 지난 주 심근경색으로 쓰러져서 심장에 스텐트를 넣으셨다.
우리 남편과 나는 허리 협착증...끼지도 못할 군번이다.
하하하~모여있는 사람들이 모두 병원계 경력자들이시다!
아...하늘나라로 가는 길이 그리 쉬웁지는 않구다...싶다.
그러고보면...이번 막내고모부 같은 일이 모두의 소망인 죽음복의 예는 아닐까?
막내고모부의 연세, 76. 막내고모부라는 호칭 때문인가, 왠지 훨씬 젊어보이셨는데 76세나 되셨네.... 싶었다.
나이가 얼마나 되면 호상이라 할 수 있을까?
점심먹고 우산을 접고 걸어오면서...남편과 주절주절~
- 아무래도 병이 제일 나은 것 같아. 사실 고모부처럼 가고싶다고 하는 거 아냐? 그런데, 가족들은 놀라잖어?
항상 죽음을 가까이 느껴야 할 것 같아. 언제고 갈 수 있다고...집이고 일이고 간단하게 줄이고.
병으로 좀 아프다가 가는게 떠나는 사람이나 보내는 사람이나 준비가 될 것 같아.
(좀 아프다니, 그건 또 얼마만큼을 뜻할까...마는...)
아뭏든, 미리 죽은 자처럼 살라는 게 아니라, 죽을 것을 잊지말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시어머니 댁에서 나오는데 현관에 큰 그릇들이 나와있기에 우리가 들고 나와서 버렸다.
(85세인 어머니는 유리그릇 버리는 것도 힘에 부쳐하신다.)
그 중에서 이쁜 납작 유리그릇 하나를 작은애가 챙겼다. - 이거 내가 써야쥐~*^^*
왼편의 넓은 칸은 토스트, 오른쪽 구석 한칸은 컵, 그 윗칸은 담배용 칸이 있는 미제 옛날 그릇이다.
어머니께 전화해서 그 이야기를 했더니, '아이고, 다 버리지 말걸~'하신다.
- 내가 예전에 미제아줌마한테 산거야. 식구 수대로 있었는데...그거 하나 남았다가 어제 내놓은 거였어.
컵은 예뻐서 안버렸는데, 그 짝 하나 있으니 내어줄께~
어머니는 요즘 슬슬 마음준비를 하시는 듯하다....'살아있을 때 줄 것 주고, 버릴 것 버려야 할 것 같다'하시며.으흠.....이제 이래저래 선배님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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