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친정] 침묵의 일깨움 (정승 남지와 할아버지, 남재)

colorprom 2014. 4. 28. 15:16

2014년 4월 28일, 월요일,

 

(아침명상 좋은글)

" 得失(득실) "

 

 

“정승 남지는 정승 남재의 손자였는데 음직(蔭職)으로 감찰이 되었다.

퇴근하면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일한 것을 물었다.

 

하루는 돌아와 이렇게 여쭈었다.

 

‘하급관리가 창고에 들어가더니 몰래 비단을 품에 넣고 나왔습니다.

도로 창고에 들어가게 했는데 이같이 하기를 세 번을 했더니

관리가 그 뜻을 알아차리고 비단을 두고 나왔습니다.’

 

 

할아버지가 말했다.

‘네가 어린 나이에 벼슬을 하므로 매번 물어 잘 하는지 못하는지 알아보려 했던 것이다.

이제부터는 묻지 않아도 되겠다.’”

 

 

“그는 아랫사람의 잘못을 보고 그 자리에서 야단치지 않고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았다.

 

그 즉시 터져 나오는 불같은 노여움보다는 말하지 않는 침묵의 일깨움이 더 무섭다.

불같은 노여움은 불평과 불만을 사서 앞에서만 굽신대는 면종복배(面從腹背)를 불러오지만,

침묵의 일깨움은 두려움과 공경심으로 아랫사람이 마음으로 복종하게 한다.”

 

 

나는 남지처럼 할 수 있을까? 두려움이 생긴다.

이렇게 처신할 때에

만드는 권위가 아니라 저절로 만들어지는 권위가 생길 터이다.

 

 

-조선 후기의 학자 이종화
정민 죽비소리 중에서..

 

************

 

카톡으로 받은 글을 감사한 마음으로 [냉큼~받아먹기]에 올렸다.

그러고보니 정말 나를 위한 글이라 여겨 다시 [수다방]에 올린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린 나이에 (?) 사장노릇을 했다. 

나는 정말 자격이 없는 사장이었다.

경험이 없이 머리와 입 만으로 리더 노릇을 하고자 했던, 참으로 철없는 사장이었다.

 

선배 사장을 보고 배운 바도 없고, 나 역시 형편없는 선배사장이었으니,

나를 윗사람으로 만난 당시의 직원들에게 참으로 미안한 마음이다.

 

그렇다고 좋은 급여를 주지도 못했고, 경험으로 보고 배울 수 있는 선배노릇도 못했으니,

이래저래 참으로 미안하고 부끄럽다. 

 

사장답지 않은 사람에게 권위는 가당치 않은, 바랄 수 없는 것이었으리라...

 

정승 남지를 체크하고 흐뭇하게 바라보았을  할아버지 남재...상상만으로도 아름다운 모습이다.

아, 청출어람이라, 인생의 보람이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우리 친정아버지와 나의 닮은 점...바로 '침묵의 일깨움'보다는 '말'이 먼저였다는 것 아닐까.

말과 함께한 행동에 [기다림]이 없었다...는 것 아닐까.

실제 아버지 앞에서 내가 그랬다.  나 또한 아버지 앞에서 면종복배(面從腹背) 했던 것 같다.

잘한 것은 없는데, 아버지 말씀이 다 옳기는 한데...그러나 무척 억울하고 화가 났었다. 

공경함으로 순복한 것이 아니라 아랫놈이라서 복종했던 것 같다.  으흠...

 

친자식인 나는, 그나마 나이가 들어  부모자식간의 관계로 극복했다 싶은데,

그것을 며느리인 올케에게도 바라기는 어렵겠지 싶다....

 

면종복배...ㅋ~

아버지, 여자가요...50이 넘으면요...남편도, 시댁도 별로 안 무서워요! ㅎ~

아버지가 큰 유산을 남겨주신다 해도...아버지를 공경해서가 아니라 돈을 공경해서이기가 쉬울텐데,

이미 아버지 아들이 아버지 수준을 넘어섰는걸요~(한편 다행이지요?!)

 

말로 자식들을 억누르면서 자식들이 자신에게 순종하고 존경하리라 믿었던 결과가,

무관심하고 냉랭한 며느리, 아들에게 끌려 억지로 당신을 보러 오는 손자들로 나타났음에

이제야 실망하고 어리둥절해 하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아, 나도 저렇게 될 뻔 했구나..] 느낀다!!!

(나도 아버지를 꼭 빼다 박았기 때문이다.)

 

말과 행동은 생각의 겉 모습이다. 

진심이라고 모든 말과 행동이 다 이해되고 용서되지는 않는다.

윗 사람다운 권위, 아랫사람을 좋은 아랫사람되게 하는 권위를 생각해 본다...

 

그동안 말로 지은 수 많은 죄들, 남의 마음 아프게 한 일들을 모두 용서받고 싶다.

그리고 일거수 일투족 조심하자~말과 행동을 조심하자~결심한다.

세살 버릇, 80 되기 전에...!!! 

 

그리고 우리 아버지의 며느리...젊은 시절의 우리 아버지의 말실수 (?!)를 용서하시게.

자네도 아주 자랑스러운 영재 아들이 있지 않나? 

외며느리를 맞던 그 시아버지의 나이가 지금 자네 나이 언저리 아닌가?

조금 있으면 자네도 며느리를 맞는 시어미의 자리에 설텐데...자네도 자네 아들이 자랑스럽지 않을까?

아마 어떤 며느리에게도 자네 아들이 아까울걸세.

그게, 그만, 술핑계로라도 나왔다는 것이 그만...아버지의 실수일세...자네는 그런 실수 하지 마시게~*^^*

 

우리 아버지에게서, 그것 하나 절실히 배운 것으로 웃어넘기면 안되겠는가?!

 

 우리 올케 첫 생일 때, 사돈부부까지 초대해서 며느리 생일상을 봐주셨는데,

그 자리에서 우리 아버지, 술김에 그만 아들 자랑을 해버리셨다네요...

그게 지금까지의 소원한 관계의 시작이랍니다.

그것을 아버지는 지금도 모르십니다...에휴...

 

곧 환갑이 됩니다.  환갑이 지나고 부터는 정말 어른다운 어른이고 싶습니다.

말로나 행동으로나...두번 째 바퀴를 지나는 인생을 또 연습으로 지내면 안되지 싶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