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친정] "할머니가 불쌍해..." (우리 작은애)

colorprom 2014. 4. 25. 14:33

2014년 4월 25일, 금요일

 

우리 작은 애는 가끔 친가로, 외가로 사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관리]한다.

- 뻣뻣한 엄마를 보면, 내가 때려주고 싶어!

하면서, 작정을 하고 애교를 [떨어] 드린다.

'할머니~'하면서 백허그를 하고, 배를 주무르고...

애교없는 나에게서 워째 저런 애가 나왔나...싶으면서도 참 고맙다.

 

며칠 전에는 문득, '요새 외갓집에만 간 것 같아~'하더니 친할머니를 찾아갔다.

(마침 휴학도 했고, 먼 길 동무삼아 병원에서 만나 같이 집에 왔었는데,

아버지가 무척 좋아하셔서, 결국, 요즘은 매주 온 셈이 되었다.)

 

할머니 집에서 점심과 저녁을 다 먹고 늦게 돌아오더니 이 며느리에게 한 마디 '휙~' 날렸다.

- 오늘 할머니 불쌍해서 혼났어...

 

할머니 좋아하시는 양갱을 사들고 갔더니 '우리 점심으로 뭘 먹을까~'하시더란다.

자기는 내심 솜씨좋으신 할머니 집밥을 먹고 싶었는데, 할머니가 상 차리시는 것도 좀 그렇다...하는 차에,

'그래, 너 왔으니 나 혼자 못 먹던 것 먹으러 가야겠다.' 하시더란다.

그래서 점심, 저녁을 다 나가서 먹었단다.

 

할머니가 드시고 싶으신게 있어도 혼자라서,

또는 2인분 이상으로만 팔아서 못 드시는게 있다는 것을 생각 못했다고,

혼자 계신 할머니가 참 불쌍했다고...한 펀치를 먹였다, 내게. ㅎ~*^^*

 

내게 시어머니가 시어머니가 아닌 노인으로 보인게 언제부터였더라...50은 넘어서였지 싶다.

나를 며느리로 맞으셨던 어머니 나이, 그 나이를 넘기면서 문득 어머니가 그 시어머니로 여겨지지 않았었다.

' 아, 이때였구나, 이 나이셨구나...'하면서.  *^^*

그리고 많이 자유로와 졌었다, 시어머니로부터.

 

내가 그래도 잘했다 싶은 것은, 우리 애들에게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빼앗지 않은 것.

전화 한 통화에도 늘 '고맙다~'하시는 어머니는, 어쩌면 그 점을 알아주시는 것은 아닌지...?!

(요즘 실제로 친가와 친한 애들이 별로 많지 않답니다.  죄~다 외가와 친하답니다!)

(뭣이 잘하는 것이고, 뭐가 정상이고 당연한 것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ㅎ~)

 

가까이에 두고서도 친손주를 그리워만 하는 우리 엄마아버지를 보며 나 혼자 위로하는 중입니다.

(더불어, 우리 애들, 심성 자랑 중~~~) *^^*

 

 큰 며느리이자 외며느리인 우리 큰애야, 너도 시어른들, 외롭지 않게 해드리기를 바란다.

그것은 붙어앉아있어서 되는 일도 아니다. 

그리고 설사 어른들이 몰라주시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해라. 사람 도리는 알아달라고 하는게 아니니까.

(그리고 네 시부모님들, 몰라주실 분들도 아니시다!  *^^*)

그러고도 혹 시간이 되면, 슬쩍~네 아빠에게 아는 척만 해주라.  나보다 아빠가 가끔 기다리는 눈치더라.

부모 보느라 시간없다, 힘든다는 소리는 하지 마라.  너희가 하나 되는게 먼저란다.

 

결혼해서 나갈 때까지 잘 지내주어 새삼 감사한다.

나는 30년이 넘도록 너를 누렸으니...나는 괘안타. 너희 시부모님께 양보할란다. 알았지 !!!  *^^*

 

작은애가 할아버지 산소에 갔다가 할머니, 큰고모와 하룻밤을 지내고 온다고 카톡이 왔습니다.

남편도, 작은애도 시외에 나가있다 싶으니 내 마음도 봄바람이 난 듯...훨훨~날라다닙니다.

아, 이제 정신차리고 일합니다~꾸벅~

 

단원고, 세월호 사건은 아직도 진행중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