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6일, 월요일
송봉모신부님 책에서 읽은 글,
독사가 있었다. 그 독사로 인하여 사람이 많이 죽었다는 것을 듣고 어느 성자가 찾아갔다.
그리고 그 독사를 잘 다독여 '사람을 물지 않겠다'고 약속을 받았다.
얼마 후 성자가 뱀을 다시 만났다. 만나자마자 뱀이 울며 따졌다.
- 이봐요, 제 꼴 보이시지요? 내가 사람을 안 문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나를 죽이려 들잖아요???
성자가 대답했다.
- 누가 너더러 '쉬이익~'소리도 내지 말라고 했니? 물지 말라고만 했지!!!
송봉모신부님은 책에서 이렇게 글을 이었다.
- 무조건 참기만 하라는 것이 아니다. 무조건 참으면 병 난다. *^^*
나쁘게 머리쓰면 사깃군이고, 잘 쓰면 지혜롭고 슬기로운 자가 된다!!!
잘~사는 법을 다시 생각한다...남도 나도 행복하게 잘~사는 법!!!
그때도 그러더니, 지금도 이러네. 앞으로도 이러겠지?? 하며 끙끙대는 것도 바보다.
이제 그 뱀은 고개를 곧추세우고 '쉬이익~'할 것이다. 그래서 자기를 지킬 것이다!!!
솔직한 것이, 자기 위주로 솔직한 것이 이기주의고, 폭력일 수 있다.
공정한 배려의 솔직함...사랑의 솔직함...공정하게 사실을 말하는 것이 그러나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얼마 전에 받은 카톡 글을 옮긴다.
진정한 배려
어느 부대에 한 이등병이 있었다.
그 이등병은 추운 겨울날 밖에서 언 손을 녹여가며 찬물로 빨래를 하고 있었다.
마침 그 곳을 지나던 소대장,
'김이병, 저기 취사장에 가서 뜨거운 물 좀 얻어다가 하지.'- 군기빠졌다고 야단만 맞었다.
이번에는 중대장이 지나가며 한 마디,
' 김이병, 동상걸리겠다. 취사장에 가서 뜨거운 물 좀 얻어서 하지.' - 이번엔 안갔다.
이번에는 행정보급관이 지나갔다.
' 김이병, 취사장에서 더운 물 좀 받아와. 나 세수 좀 하게.'
그 이등병이 즉시 뛰어가서 보고를 하고 더운 물을 받아 왔다. 그러자 그가 말했다.
- 그 물로 빨래해라. 양은 충분하지 않겠지만 손은 녹일 수 있을거야.
소대장, 중대장, 행정보급관...모두 이등병을 생각해준 사람들이지만 정작 도움이 된 것은 누구일까요?
우리는 마음만 상대를 배려하고선 스스로 도움을 줬다고 자랑하지는 않는지...
짜장면 먹고 싶은 사람에게 짬뽕사주고 인심썼다고 뿌듯해하지는 않는지...
참다운 배려를 생각해봅니다...
내가 슬쩍 바꾸기는 했다...짧게.
상황이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입장을 바꿔본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봐'라는 말을 생각해보면서
명절을 앞두고 초보장모로서 시댁, 친정의 입장을 생각해본다.
내 아들이 며느리 대신 설겆이 하면 바보같은 놈이고,
내 사위가 내 딸 대신 설겆이 하면 내 딸 복이고.
내 딸은 내 딸이니 당근 친정에 와야 하고, 내 며느리는 결혼을 했으니 당연히 시댁에 와야하는 것이고...
나도 시댁이 있고, 친정이 있고, 큰애에게도 시댁과 친정이 생겼다.
나의 시댁이 이제 우리 큰애에게는 친정 쪽이 되었다...으흠...
꼭 여자, 남자의 문제가 아니라도
그들이 독자적인 가정을 이루었다는 것을 몸으로 인정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식'은 그래서 의미가 있는 것이리라.
자...이제부터는 이러이러합니다. 억지로라도 이러이러하게 생각하고 그리 행해야 합니다, 꽝꽝꽝!!! *^^*
초보시절을 잘 넘기자...첫 단추가 쭈욱~선례가 되고, 전통이 되기가 쉬우니라...
너희가 먼저니라. 너희가 부부가 되는 게 먼저니라......먼저 너희가 부부로서 단단해지고,
그러고 나서 주위를 둘러보는게 순서이니라...너희가, 같이, 부부로서.
어쩌면 많은 초보부부가 단단해지기도 전에 어른행세하다가 작은 틈, 피로가 쌓여 부서지는지도 모른다.
나의 시누이, 큰애의 고모는 자기 엄마를 생각해서 우리를, 그리고 결혼한 조카를 불러들이는 것이겠지만,
새댁인 그 애를 생각한다면... 놔 두시게. 오히려 낯선 시댁에 가 정붙이라고 충고, 격려해야 하지 않겠나?
고모가 시어머니면, 결혼하고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친정가서 지내는 외며느리가 이쁘시겠는가?
시집에 가든, 롯데월드를 가든, 과천놀이공원을 가든...친정은 아니라고 보네요, 친정엄마인 나는.
더구나 우리나라에서...조선의 전통이 은은히 살아숨쉬는 우리나라에서...시집이 시골도 아닌 서울인데...
종교까지 같은 기독교인데... *^^*
남편은 크리스마스에도 시집에 가야하냐고 언잖아하는 내게,
내가 안믿는 집 출신이라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를 모른다고 퉁박을 주었었다.
그때부터 헛갈렸다. 가족의 의미는 무엇인가? 부모에게 순종하라~의 부모는 누구를 칭함인가! ㅎ~
소시적 이야기다. 이 나이까지 결혼 30여년을 잘 넘긴 것에 스스로 흐뭇하다.
우리 남편은 또 얼마나 힘들었을까? ㅋ~
기독교집안 며느리로서 내게 크리스마스는 한국명절에 더하는 또 하나의 명절이었었다...ㅋ~
같은 서울하늘을 이고 살면서 우리 친정엄마는 이렇게 당부하셨다.
- 시집가서 중년 정도 되면 그 때, 친정에 오너라. 너는 출가외인이다. 죽어도 그집에서 죽어라.
ㅋㅋㅋ~이거 1980년의 서울 우리집 이야기이다.
나는 혼자 친정에 가면 안되는 줄 알았다. 의례히 남편과 가는 줄 알았다.
엄마,아버지가 노쇠해지시고서야 친정에 혼자 들락거리고, 친정에서 잠자는 거 시작했다. 50도 휙~넘어서.
이 정도는 아니라도, 최소한 그들이 새로운 부부가 될 수 있는 시간을 어른들은 내주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들이 친정 편, 시댁 편을 늘리려고 결혼한 것이 아니니까.
그러나 '더 크게'~ '우리'가 되는 '프로젝트'이니까!!!
'크리스마스 이브에 우리 집에 와라'~보다는 '금년 크리스마스 이브는 우리끼리 지내겠구나...'가
더 멋졌을 것을....조금 센티멘탈하면서, 애잔하면서, 자연스러우면서, 어른스러우면서.....ㅎ~
우리 세대보다 훨씬 쿨~한 요즘 젊은이들, 잘 하리라 믿는다.
우리보다는 훨~ 지혜로우리라 믿는다.
차가운 기계같은 애들이 아님을 알기에, 믿는다...따뜻하고 안전하고 알찬 '새가정' 일구기를 바란다!!! *^^*
나는 작년에, 친정아버지 쓰러지시고 맞는 첫 크리스마스 이브에, 결혼 후 처음으로 친정엄마와 잤다.
금년에도 그럴 예정이다. 그리하여 우리 4식구는 4파전으로 갈리게 되었다.
남편은 시댁에, 나는 친정엄마와, 큰애는 제 남편과(?), 작은애는 예전에 예약한 콘서트에~ㅎ~
그때그때, 그 형편에 맞추어 살자..마음 끓이지 말고...쉬이익~소리도 내면서...ㅎ~~~*^^*
올챙이 소시적을 기억하는, 잊지않는 어른이고 싶다. 그래야 한다.
명절에 조금은 적적하게, 우아하게(!) 지낼 것을 준비중인 초보 장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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