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9일, 토요일
우리 남편 친구 E씨 이야기 -
지금 와이프가 여자친구였을 때, 그녀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아모아모아서 거금 30만원짜리 코트를 사주었단다.
등록금 22만원 시절에 30만원짜리 코트를~ *^^*
그게 '사랑' 아니겠냐고, 뭔가 자꾸 주고싶은 그것이 '사랑' 아니겠냐고.
그런데 교회다니는 사람들은 뭔가 이상하다고.
사랑한다면서, 자꾸 뭔가를 달라고 한다고.
- 예수님, 나, 당신 사랑하니까, 돈 좀 주세요, 밥 좀 주세요...집 좀 주세요...좀 주시라니까요~!!!
- 내가 마누라한테, 나 당신 사랑하니까 당신 친정가서 돈 좀 갖고와~그러면 되겠어요?! *^^*
그는 서울에서도 '와~'하는 큰 교회를 다녔는데, 지금은 우리 아버지가 계신 병원로비교회를 섬긴다.
- 처음에는 재미있었어요. 구역사람들이 엄청나니까 정말 신기하더라구요.
그런데, 한참 지나다 보니, 내가 하나님보다 주위 사람들을 의지하더라구요.
내게 하나님이 아닌 사람이 보이고, 내가 그들을 의지하는거예요....그래서 이건 아니다 싶어 나왔지요.
그리고 이 병원로비교회를 섬기게 되었는데, 여기는 장모님이 돌아가셔도 계속 섬길겁니다.
(그는 장인장모가 그 병원에 계셨는데, 지금은 장모님만 계신다.)
그가 내게 말해준 좋은 크리스챤의 길,
- 제 하나밖에 없는 우리 딸이 자꾸 내게 외제차를 사주겠다는 거예요.
아니, 나한테 외제차가 왜 필요하냐구요. 그래서 그러지 마라고 했는데 말을 안 들어요.
사실, 그 차 살 돈 모으느라 늦게 다니는거 보다, 저 좋아하는 것 하면서 행복해하는게 더 좋지 않겠어요?
그래서 생각했지요. 하나님께 내가 어떻게 해야 좋아하실까...
'뭘 잘하려 하지 마라. 내가 잘 사는게 부모에게 기쁜 일인 것이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하나님 보시기에 행복한 자녀로 사는 것, 그것이 제일 좋아하시는 것 아닐까요?
남편은 용문산으로 교회 수련회에 갔다가 내일 교회로 직접 올 것이다.
참 좋은 날씨...나는 요즘 마음이 작아져서, 자꾸 작아져서 숨고만싶다....결혼우울증, 아니 장모우울증???
사람들 모이는 곳에 있는 것이 귀찮아 안가겠다고 했다...
출근길에 명동에서 책 몇 권 사고, 밥 사 먹고 들어왔다.
그 사람많은 곳을 헤쳐 나오면서 왜 갑자기 한참 전에 들은 E씨 이야기가 생각났을까?
하나님께 돈 좀 달라고 하고싶어서였을게다. 하나님, 돈~~그러다가 양심에 찔려 E씨 생각이 났을거다!ㅎ~
믹스커피 한 잔 마시면서 수다방에서 노닥거립니다. 아, 이게 밥 한공기라는데...에이... *^^*
사실 자유부인이 되어 할 일도 없으면서...남편따라 갈 것을 그랬나요??? ㅎ~
오늘은 일 조금만 하다가 일찍 들어가 자렵니다.
요즘따라 눈이 많이 침침합니다.
이번 주 수요일에는 남편 친구의 와이프가 폐암으로 사망했고,
목요일에는 남편의 전 부하직원이었던 사람이 갑자기 폐암선고받고 단 하루만에 세상을 떴습니다.
참 사는게 사는게 아닌 것 같습니다...만, 쉬잇...이렇게 허무한 척 가라앉으면 안 됩니다!!! *^^*
기운내서, 눈을 크게 뜨고, '하나님나라의 백성'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모처럼의 자유를 즐기기로 합니다!
내 자유의지로 일 조금 하고, 내 자유의지로 떡과 우유로 저녁을 먹고, 내 자유의지로 버스타고 집에 가서,
내 자유의지로 목욕탕에 물 받아서 반신욕하고, '이집트 왕자' CD를 보고, 일찍 잘 겁니다! 내 자유의지로!!!
그리고 내일은 한복가봉(?) 갑니다.
인간 아무개가 아니라 누구 친정엄마로 사돈을 만나려니 좀 어렵습니다.
신혼 때 입고 안 입은 한복을 입어보는 것도 참 이상할 것 같고 말입니다.
그러나, 인정해야지요. 이제 '친정월드'국민이 되는 것을요~중얼중얼 넋두리, 끝~해피 토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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