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친정] h)친정아버지 퍼즐 샀습니다~ *^^*

colorprom 2013. 10. 17. 14:36

2013년 10월 17일, 목요일, 친정아버지 병원가는 날

 

 

점심먹고 들어오면서 아버지 '퍼즐'을 샀다.

 

지난 토요일 (10월12일) 엄마도 퇴원하셔서 새삼스레 외로워하실지도 모르니

쉬운 퍼즐이라도 사다 드리면 어떻겠냐는 엄마의 아이디어였다.

아무리 찾아도 너무 쉽지 않으면 너무 어렵겠다 싶어 결국 6 X 8 (48) 조각 농장그림을 샀는데 어떠실까...

남편은 계속 '어려우실텐데..골치아프실텐데....'하는데, 정말 어떠실까...

 

저번에는 스케치북과 크레용을 사다 드렸었다.

한글을 깨끗이 잊으신 아버지는 기가 막히게도 '당신 이름, 아내 이름'을 그림으로 외워버리셨다.

이 세상에서 아버지가 쓰실 수 있는 (?) 단 2개의 이름, '이 학 주, 강 일 옥'!

그리고 숫자로는 손가락으로 세면서 말로 하는 1부터 10까지, 딱 10개. (쓰지는 못하신다.)

돈은 1층 교회 헌금용 '2천원'만 아신다. (정확한 발음은 아니고, 말로 '종이', 손가락으로 2 !)

처음에는 '예배'라는 낱말을 몰라 한참 애먹었었다~ ㅎ~

 

얼마만인가, 어린이용 퍼즐을 산 것이.

 

곧 병원으로 간다.

퍼즐, 깜박 잊어 새로 산 손톱깎이와 끝이 동그란 콧털가위, 끝에 초코렛이 묻어있는 빼빼로,...

영원히 호랑이같으실 것 같았던 아버지의 초라한 모습이 새삼 애처롭다.

집과도 멀지 않은 곳에 계시면서 집을 찾아나서기를 영원히 포기하신 듯한 아버지.

- 몰라, 몰라, 모르겠어...

7층 옥상에서 길을 내려다 보시며 혼자 중얼거리신다.

얼마나 암담하실까, 얼마나 답답하실까...

 

엄마가 아랫층에 입원해 계신 기간이 2달.

그래도 같은 빌딩에 아내가 있다는 것이 위안이 되셨을텐데,

12일 엄마 퇴원하고 5일 째, 오늘....어떤 모습이실까.

 

자, 이제 나갑니다.  아버지가 퍼즐을 어떻게 대하실까 기대하며 나갑니다~

아버지 저녁식사하시는 것 보고, 손발톱 자르고, 엄마한테 갑니다.

으흐흐...애들 키울 때 다니던 놀이방이 이제 요양병원으로 바뀌었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