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h)'고난' 가면을 쓴 '선물'~

colorprom 2013. 10. 25. 13:19

청천벽력


입속에 마치 톱밥을 가득 물고 있는 느낌이었다.
물컵을 잡으려고 오른팔을 뻗었는데 움직여지지가 않았다.

왼팔을 뻗어 보았다. 마찬가지였다.

베개에서 머리를 들어 올릴 힘도 없었다.

 

"도와주세요!" 간호사가 뛰어들어왔다.
"팔과 다리가 어떻게 된 거죠?" 물었다.
"왜 움직여지지 않아요?"
"소아마비야." 간호사가 대답했다.
마치 그 한 단어가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처럼.


- 페그 케럿의《작은 걸음》 중에서 -


* 천사같은 열세살 소녀에게
불현듯 청천벽력처럼 날아든 소아마비 진단.
땅이 꺼지고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에 망연자실합니다.
그러나 희망과 경쾌함을 잃지 않고 투병하고,
그 길고 긴 투병기가 훗날 그녀로 하여금
좋은 작가로 태어나게 합니다.


소아마비조차도 그녀에겐
선물이 되었습니다.

 


2013년 10월 25일, 금요일, (우와~갑자기 추워졌나 싶어 둘러보니 벌써 주위가 온통 단풍입니다!~*^^*)

 

오늘의 글 선물,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보니, 홍헌표기자의 책, '나는 암이 고맙다'가 생각난다.

참 이상한 일이다.

가까이의 숲은 지저분하고, 엄청 많은 벌레들이 살고...습기차고...그렇지만, 멀리에서 보면 아름답듯이,

고생스럽고 두렵고 아픈 인생이라도 다~지나고 보면 그것이 흐뭇하며 나름 열매를 보게되는 것 같다.

 

내일 마지막 주 토요일, 웃음보따리 모임이 있는 날이다.

회원들이 거의 암과 관계가 있는 모임이어서 정말 절실하게 '웃음'을 실천하고자 노력한다.

그 모임도 역시 암환자였던 (!) 조선일보의 홍헌표기자로 시작되었다.

그의 경험이 조선일보 칼럼으로, 그리고 '웃음보따리'로, 그리고 마침내 그의 책이 되었다.

한 사람의 고통이 이런 모습, 저런 모습으로 변화되는 것을 보는 셈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그것을 보는 것 또한 기쁨이다.

 

초췌하고 푸석푸석한 얼굴이 보통이지만, 그래도 신기한 것은 나름 '웃음'을 놓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아프고 힘들고 두려운 가운데, 사람은 희망을 찾고 놓지않는다는 것을 그 회원들을 보며 확인한다.

그리고 드디어는 저마다, '고맙습니다, 행복합니다'라고 말을 한다는 것이다.

 

희망, 소망, 꿈, 청결, 성결, 정의...명사형이지만 동사형일 때 의미가 있음을,

삶은 살아내는 데에 의미가 있음을 다시 깨닫는다.

그 한 걸음, 한 걸음에 '그 무엇'이 살금살금 자란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작가는 소아마비를 겪으며 작가로 성장했고,

홍헌표기자는 암을 겪으며 많은 암환자들의 좋은 선배로, 믿음직한 길잡이가 되었다.

 

길 하나를 막으시나 하고 끙끙거리는 사이, 어느 새 새로운 길을 걷고 있더라...?! *^^*

고난, 시련은 목표가 있다고, '크리스챤'으로서 '목표가 있다'고 믿는다.

공의의 하나님은 새치기나 '컨닝'은 인정하지 않으시지만,

우리가 다 '통과', '패스', '합격~' 해내기를 간절히 바라고 계시다고 믿는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지나왔다는 것을 알고, 문득 하늘을 쳐다보고,

그리고 나를 계속 지켜보고 계셨던 하나님과 눈을 맞추게 되지 않을까.

그 때, 빙그레 웃으시는 하나님이 슬그머니 뒷짐을 풀고 손에 쥔 상장을 주지 않으실까...

 

가까이에서 보는 인생은 저마다 아픔과 불편함과 두려움이 가득한 것 같지만,

'다 목표가 있고, 결과가 있음'을 기대하며 한 발, 한 발 기운내어 가기를 바란다.

때로는 다른 이들의 인생을 훔쳐보며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하고,

또 때로는 '알어, 알어~'하며 등을 쓸어주기도 하면서,

우리 모두 각자 '개인지도'를 받고 있음을 인정하면서.

이 단계가 끝나면, 또 다음 단계가 있을 것을 기대하면서...

 

'그날이 그날인 것이 기적이다'...라는 말도 생각난다.

일상...그날이 그날같은 것...그것이 평화라는 생각도 한다.  심심한 것이 아니라 감사한 것이라고.

그런 의미에서 책 한 권 강력추천합니다.

그날이 그날인 것에 감사하지 않은 분들에게~*^^*

 

'내 이름을 부르시는 그분' - 송봉모 신부 글 - 바오로딸 출판 / 4500원

 

 어제 찾아온 후배님, 오늘 아침에 통화한 후배님... 요즘 내 마음이 하 수상하니

두 후배님들을 보내주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 

두 후배님들께 중얼거린 말들, 모두 나 자신에게 한 말이랍니다...

우리 모두 잘 지냅시다.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오늘의 글선물, '고도원의 아침편지'도,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