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모처럼 시상식이 있는 행사에 가게 되었다.
꽃다발이 여기저기 보이는, 시상식이 있는 행사는 일단 활기차 보인다.
행사 전에 꽃다발을 든 사람은 꽃다발의 주인공이 아닐텐데도 이미 거의 꽃다발 분위기이다.
여기저기 꽃다발이 보이고, 서로 인사하며 자리잡기 바쁜 사람들을 보며, 시계를 보았다.
- 어? 분명 시간을 맞춰 왔는데 이 어수선함은 뭐지???
(초청장에 적혀있는 시각은 10시 반, 그러나 식장 밖의 안내판에는 11시라고 씌여있었다! 오잉???)
단상에는 시상대 올라가 상을 받을 사람들이 우르르 오르락내리락.....리허설이 한창이고,
아직도 초청받은 인사들 자리 잡느라 어수선하고...그래, 이런 분위기부터가 식의 한 부분이려니~!!! *^^*
나중에 행사에 관해 아이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 얘, 너희 회사 행사 때, 시상식이 있을 경우, 행사 시작 전에 상 받을 사람들 리허설을 다 하니?
- 아니, 상 줄 사람들이 리허설을 하지.
- ? 상 받을 사람이 아니고?
- 아니지. 상 줄 사람들이 리허설을 하지. 사장님이랑...위기상황까지 대비연습해~
큰애의 말을 듣고 보니, 새삼스레 '시상식의 주인공이 누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상식은 상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받는 사람이 주인공이 아닐까?
그렇다면 상을 주는 사람이 연습을 해야하고, 그것도 손님들 앞에서가 아니라 미리 했어야 하지 않나???
그리고 적어도 초청장에 씌여진 시각에 본 식이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몇 분이 사정상 늦어질 수는 있어도, 공식적으로 30분 후가 시작 시각이라는 것은 예의가 아니지 않나???
그러고 보니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다.
항상 가장 높으신 분이 제일 늦게 오시고, 그가 오실 때까지 참가자들은 미리미리 연습하며 기다리고.
늦게 나타나신 분을 '와아~'박수치며 기다리는. 아하, 이게 '장'이구나, 장이 되는 기분이구나'...싶었었다.
단체문자로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받았지만,
'우리 높으신 분들, 얼굴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내가 문자 보내야 되는 것 아니었나..싶기도 했다!!
'여러분들 덕분에'...정말 그런가?
'시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 고맙다, 상이 상이 될 수 있게 해주어서 고맙다'...해야하지 않나?
전화 연락이 안되어 시상식에 참여하지 못한 적이 있다.
할 수 없이 개인적으로 상을 타러 갔었다.
높으신 분이 미안하다며 직원을 부르더니 '같이 사진찍자'고 했다.
그런데, 그게 '사진 찍어 주면 되잖아?!'로 느껴졌다. 그래서 괜찮다며 사양했다. ㅎ~
상장이랑 상금이면 되었지, 그분과 함께 찍은 사진은 필요없었으니까! ㅎ~
큰애는 외국인이 사장인 회사에 다닌다.
상을 주는 사장님이 연습을 하는 회사에 다녔다는 것이 앞으로 그에게 문제가 될 지도 모른다.
얼굴에 구멍 뻥~난 사진찍기 판처럼, 짠~하고 나타나 로보트 처럼 상주고 사진찍고 사라지는 윗사람...
그리고 부지런히 그의 손과 발, 그리고 몸이 되어 모시는 아랫사람들의 조직...
그런 곳에서 일하는 것이,'이상하다~'고 느끼게 되면, 그것이 그에게 장애가 될지도 모른다...! *^^*
연예인이 무대 맛을 들이는 것도 중독이라 하듯이, 윗사람노릇도 어쩌면 골목대장 중독인지도 모른다. ㅎ~
그러나 최소한 행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는 확실해야 결과적으로 행동도 확실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느낀 게 혹 오해인지 모르니 앞으로 유심히 행사를 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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