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h)2013년 국군의 날, 종로에서.

colorprom 2013. 10. 3. 15:42

2013년 10월 1일, 10년 만의 국군의 날 행진!

마침 종로 4가에 일이 있었다.

국군의 날인 것은 알았지만 길거리에 나가 행진을 구경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일을 마치고 나오니 길거리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있었다.

버스타는 곳 의자는 특등석, 일찌감치 어르신들이 차지하고 앉아 기다리고 계셨다.

 

- 아, 국군의 날 행진...언제쯤 지나가려나???

 

사무실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가다가 행진을 만나면 덕분에 구경하는 것이고...!

 

종로 2가 쯤에서 인도와 차도 턱, 빈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불을 환하게 켠 국군자동차가 멋지게 지나가고, 뒤이어 시끄러운 소리...탱크, 기계화 자동차들...

탱크 위에서, 차 안에서 꽃목도리를 둘른 군인들이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며 지나갔다.

왜 였을까?  문득 눈물이 펑펑 쏟아져 나왔다.

웃으며, 손을 흔들며, 나는 펑펑 울었다.

왜 였을까???

 

군인들 행진은 시청 쯤인가에서 끝이 났고, 종로통은 자동차들로만 서비스로 행진해준거란다.

군인들의 손발을 보았다면 더 울었을테니 그만하기 다행이라며 남편은 어이없어 했다.

- 정말 신기한 감수성이야, 너네 엄마는..(남편)

- 사람들이 엄마가 군대보낸 아들 생각하는 줄 알았을거야. (큰 애)

- 아냐, 혹 아들이 죽었나..했을지도 몰라. (작은 애)

이래서 아들 안주셨나??? ㅎ~

 

눈물바람에 기운이 빠져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에 이른 저녁을 먹었다.

뻑뻑한 눈, 맹한 코... 밥을 먹으며 내내 스스로도 어이가 없었다.

도대체 왜 그렇게 눈물이 나왔을까??? *^^*

 

 

국군의 날 행진은 원래 5년 마다 하기로 되었는데, 5년 전에 남대문 화재가 일어나 취소했단다.

그래서 이번 행진이 10년 만의 행사였단다.

북한은 또 이번 행사를 보고 뭐라 시비를 걸까?

으흠...누가 무장해제 하자고 1인 시위를 한다던데...무장해제라...혹 '여호와증인'인가??

 

상대방이 칼을 못 꺼내게 하는 방법은 나도 '칼'이 있는 척 하는 것이란다....이거 세상 법이지?!

으흠...'평화'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 날. 

이런 행사를 하는 군인들의 수고도 국민들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서겠지?

'평화'라... 우르르르...탱크가 지나가는 소리... 탱크는 육중한 몸에, 생각보다 빨랐다. 

 

6. 25 한국전쟁 때... 앞에서, 옆에서, 전쟁을 보고 느꼈을 선배님들... 얼마나 놀랐을까...!!!

 

오늘 신문에는 군인들의 행진에 '들쭉날쭉,오와 열! 군인정신이 빠졌다'는 설명과 사진이 나왔다.

어제 행진을 보는 시민들의 모습도 열렬하고 절실한 두려움과 흥분은 빠져있었다.

문득, 늘 전쟁을 느끼며 사시는 전쟁세대 우리 아버지가 생각났다.

'쿨하고 시크한' 지금 세대가 그분들의 절실함과 두려움을 탓할 수 있을까.

 

지구 평화를 지키는 저 우주의 '지구평화수호대'가,

혹 쿨한척, 시크한 적, 무심한 척 하는 지구인에게 섭섭해 하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 에이, 우리가 힘들여 지키고 있는 줄 모르고 평화 운운하는 저 지구인들, 하나님, 계속 봐줘야합니까??

이러지 않을까???  ㅎㅎㅎ~

 

문득 군대 대신 감옥에 간다는 '여호와증인'이 궁금해진다.  으흠.....

심 찬 놈이 참아야 한다고, 입 가진 놈들이 하는 말 모두 다 반응할 수는 없을 터이니,

어쩌겠는가. 자기 생각대로, 믿음대로 하며 살 밖에...

나도 답이 궁금하다.  어찌 살아야 하는지.

지금은 총칼 잡는 군인이 아닌 여자로 태어나 감사할 뿐.  비겁하지만...ㅎ~

 

 일한다고 출근해서는 컴 앞에서 수다 중.

이제 4시, 일은 코딱지만큼 하고 친정 엄마아버지 병원으로 갑니다.

개천절이 빨간 글자인 것이  별 의미 없이 된 지는 오래 되었고~

시원해진 날씨, 이제 병원 7층 옥상정원에서 '외식'하는 것도 곧 어려워지겠지요?

일단, 가능한 오늘~즐겁게 '외식'하러 갑니다.

지난 주 못한 '손톱'도 깎고, 발톱도 깎고...ㅎ~

 

해피 개천절~해피 목요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