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빨간 글자가 중요하던 시절은 지나갔다.
그때가 좋은 때였다...ㅎ~
큰 애는 친구만난다고 나갔고, 작은 애는 학교에서 뭔 일을 한다고 어제 나가서 안들어왔고,
나는 지금 일 좀 한다고 출근했다가 슬그머니 컴 앞에 앉아서 밀린 수다를 떨고 있다.
곧 친정엄마, 아버지 병원에 갈 참이다.
지난 주에는 마침 손톱깎기를 안가지고 가서 아버지가 엄청 실망하셨었다.
요즘 나의 관심사는~'건강한 독신 노인'의 아파트다.
1층이 (공동식당 + 공동 현관) 노릇을 하고,
엘리베이터가 있으며,
각 방에는 (침실 + 화장실)만 있는.
비싸고 고급스러운 '실버타운'이 아니라, 소박한 개인아파트.
철저히 개인생활이 보장되는 작은 아파트.
그저 혼자사는 아파트에서 부엌, 하나 뺀 것.
아파트가 (식당 + 현관) 노릇만 공용으로 해 주는.
공동으로 고용한 파출부에, 현관 노릇만 해주는.
아주아주 수수한 우리 아파트 같은 '노인,독신 아파트'.
혼자 나들이할 수 있으려면, 시내에, 그냥 동네에 작은 빌딩으로.
저 멀리 교외에 있는 거 말고, 동네에 고시텔같은 형식으로~
안 될까? 돈이 정말 엄청 많이 필요할까??? *^^*
아픈 노인들은 아예 노인병원이나 요양원을 택할 수 있지만,
환자라고 하기엔 좀 그런, 장애등급을 받을 수도 없는 그냥 노인들은, 개인생활이 쉽지 않다.
장보기도 어렵고, 음식하기도 어렵고, 배달시키기도 쉽지 않은게 혼자사는 노인들이다.
젊은 독신들처럼 인터넷이 자유롭지도 못하고, 사실은 누군가에게 문을 열어주는 것도 두려운 일이다.
마음 문을 닫아서가 아니라, 독신노인은 이미 자타공인'약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은 편의점에서 배달물품을 받아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환자로서 병실베드를 공동으로 쓰는 것 말고,
개인으로 작은 집을 안전하게 쓸 수 있는 방법으로
(공동식당과 공동현관) '내집 분양 노인텔'은 어떨까? *^^*
거동이 썩 자유롭지는 않아도 정신은 멀쩡한 우리 엄마.
도저히 노인병원 6인실에서 못 산다고 수술 후 2달만 기다리고 계시는 우리 엄마.
2달만 재활치료하면 된다고 분명히 그러셨단다, 고관절 수술하고 나오실 때. *^^*
솔직히 우리는 엄마가 노인병원에 계시는 동안~편했다.
아버지는 4층, 엄마는 3층~
정신 맑으신 엄마가 그래도 하루, 이틀에 한번은 아버지와 만나신다고 생각하니, 퍽이나 안심이 되었다.
또 병원에 가도 한번에 두분을 뵐 수 있으니, 그것도 물론 편한 일이고.
뿐인가, 어느날 느낀 점, '쬐끔씩' 만 먹는데도 살이 안빠진다고 투덜거리시던 엄마가 늘~씬(?)해지신 것.
삼시 세끼를 시간 맞추어 칼로리 계산 하에 섭취하는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정말로 알았다.
쪼그라들며 살이 빠지는 게 아니라 정말 보기좋게 전체적으로 살이 빠지셨다. 병원밥 2달만에.
심장선생님도, 다시 얼마 뒤, 신장선생님도 '피가 좋아지셨다'며 놀라워하셨다.
- 이야...먹는게 정말 중요하구나. 그러니 이제 어쩐다?? 엄마 퇴원하시면 어쩐다???
슬쩍슬쩍 엄마를 달랬다.
- 엄마, 그냥 여기 계시면 어떨까, 응? 식사가 이렇게나 중요한건데, 엄마, 그냥 여기서 지내셔~
어마나, 그렇게 단호한 대답이 돌아올 줄 몰랐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날카로운 대답이 날라왔다.
- 얘, 나사못이 하나라도 빠지지 않는 한, 여기 못 있어. 아냐, 2달이면 된다고 하셨어. 나가야 돼.
...인간다운 삶이 무엇일까...80넘으신 노인분이 누릴 수 있는 자유가 무엇일까.
3끼 식사 때문에 노인병원에 잡아두는 것은 좀 비인간적이지 않을까...
막내동생 남편, 엄마의 막내사위도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 퇴원시켜드리지요? 우리 마음 편하자고 계속 여기 계시라는 건 좀 아니지 싶어요... !
우리 애가 어릴 때는 매일 '놀이방'을 생각했었다.
1층에 가게, 2층에 학원, 3층에 작업실, 4층에 직원들의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ㅎ~
지금 친정엄마가 다시 빈집으로 돌아가 혼자 지내실 일을 생각하니, 계속 '노인아파트'생각을 하게 된다.
1층에 현관로비, 그리고 식당, 2층에 공동거실, 원룸, 3층에 공동거실, 원룸....옥상에 작은 정원. ㅎ~
우리들 살 듯이 원룸 아파트를 분양해서 자유롭게 개인생활을 할 수 있는 아파트...안 될까???
또, 찬물 끼얹는 우리 남편,
- 왜 안돼? 돈만 있으면 당장에라도 되지, 왜 안돼? 당신, 돈 있어?
- 분양하면 되잖어??
- 누가 들어와. 또 분양했다가 아파서 환자되면 어떻게 할건데???
노인들이 입은 더 까탈스러운건데, 밥은?? 당신이 할 수 있어?
- ...요리사 자격증 딸까???
- 더구나, 뭐, 시내에? 땅값은 어쩌고???
장남이 부모님 책임지는 세상은 이미 저 멀리멀리~ 물건너 갔다.
장남이 같이 산다고 해도 감옥살이는 마찬가지다. 식구 수가 적은 지금은 어쩔 수 없다.
대가족, 예전과 다른 의미의 대가족을 생각해 본다.
혼자 지내시는 시어머니, 친정어머니를 생각하며, 같이 살 수 있는 길은 없을까...상상의 나래를 편다...
음식도 못하고, 살림과는 담을 쌓고 살고 있는 주제에~~~에휴~~~
앞으로의 우리 일임이 확실한데...으흠...걱정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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