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7일 화요일,
결혼, 어른 되기.
- (나) 결혼? 결혼...힘들지~
- (젊은 선배) 왜 힘들어요, 선생님?
- (나) 연애할 때는 각자 집 떠나서 둘이만 만나 즐겁게 지내면 되지만,
결혼 후에는 각자 어른 노릇을 해야 하니, 오히려 함께 할 시간이 없다니까?!
- (젊은 선배) ???
- (나) 예를 들어 주말, 어버이날, 설날, 추석날, 결혼 전에는 별 일 없잖아요?
결혼 후에는 우리 집, 처가 집, 번갈아 들락거리며 인사해야지, 선물해야지...
그러다 보면, 둘의 시간은 더 없지, 돈은 전에 안 쓰던 곳에 푹푹 들어가지...
같이 있고 싶어 결혼했는데, 어른 노릇하느라 둘만의 시간은 더 없어지거든요.
문득, 결혼 왜 했나...싶어지기도 한다니까요.
뿐인가? 애 생기면, 밤에 잠도 못자요! ㅎ~
그러다가 미혼 친구라도 보면,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겠어요?
그럴 때에, 지금 어른이고, 가장이고, 남편이고...한 사실을 놓고, 뒤로 돌아
‘총각’시절로 가려한다면, 이게 바로 ‘어리석은 비극’이 시작되는 거지.
친구 중에 일찍 결혼한 사람은 그래서 좀 살기 힘든 면도 있어요. 옆 친구들 보느라...
- (젊은 선배) 아, 그런 얘기, 별로 못 들었어요...
-(나) 결혼도 하고 싶고, 자유시간도 갖고 싶고...이게 비극이지요. 두 마음 품는 것.
어제의 혼자였던 내가 오늘은 가정을 가졌으니 변해야 하는데, 자꾸 뒤를 돌아보면,
이게 어리석은 고통인거지요.
청년이 남편 되고, 아버지가 되고, 할아버지가 되고...그렇게 계속 변하는 게 인생인데!
옆 친구를 보는 게 아니라 어제의 나를 보며 오늘의 나를 사는 것이 인생 아닐까 싶네요.
*^^*
어제 명동 ‘움직이는 관광안내소’ 짝이었던 K씨와 오가는 길에 주고받은 이야기.
독실한 기독교신자이기도 하고 여자친구도 있는 그와 왜 결혼이야기를 하게 되었더라?
아무튼 그에게 한 번 더 ‘확인사살’(?!)을 했다.
-(나)교인이 되고서, 예전의 나로도 살고 싶고, 기독교도로도 살고 싶다면 말이 안 되지요?
교회도 가야겠고, 술담배도 하고 싶고...그러면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 (젊은 선배) 아, 그렇겠네요. *^^*
두 마음...과거의 마음과 지금의 마음...
어쩌면 어른 노릇은 과거와 현재의 변화를 알고 인정하는 것 아닐까?
과거의 나, 그 나가 ‘할 일’과 지금의 나, 그 나가 ‘할 일’을 아는 것.
결혼 전의 나와 결혼 후의 내가 같다고 느낀다면... 순진한 것이 아니라 어리석음이다.
말단 때의 나와 과장이 된 후의 내가 같다고 생각한다면, 참 모자란 ‘상사’이다.
사장님이 직원들에게 ‘친구’로 대해달라고 요구하거나,
직원들이 자신을 ‘친구’로 대하려니 생각하는 사장이라면,
이기적인 주책바가지 사장이 아닐 수 없다! *^^* (과거의 누가 생각나네...ㅋ~부끄~...*^^*)
결혼 전의 내 자식과 결혼 후의 내 자식이 같다고 믿는다면, 바보다...모자란 부모다!!!
결혼 전과 결혼 후가 같다고 믿는 자식이라면 너무 일찍 결혼한 거다!!! (가르쳐야겠지?!)
두 마음을 품지 말라~를 나는 과거와 지금의 나를 같이 갖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푼다.
나 혼자 나를 감당하기도 힘 드는데, 아이고... 두 사람의 4 마음은 얼마나 어려울까?
( 30년 넘게 여기까지 같이 와 준 남편, 애썼소...ㅎㅎㅎ~, 나도 애썼다!!! *^^*)
* 애들 살 집, 어제 계약했단다. 이제 카운트 다운, 시작 되었다.
청첩장은 작은애가 만든단다.(청첩장 없는 결혼식은 아니지만, 나는 최대한 안 쓸 거다!)
막상 애들 결혼식이 눈앞에 다가오니, 마치 내가 두 번째 신혼부부가 되는 기분이다.
나의 첫 번째=과거의 결혼식을 기억하며 지금을 잘 살아내도록 하자.
애들이 나중에, 나중에 자기들의 어른시절을 우리로부터 잘 배울 수 있도록.
사돈~우리는 그들의 선배 사돈입니다.
그들에게 선배 사돈으로서 잘 보이도록 합시다~
좀 실수해도 애들이 잘 배워줄 겁니다. 청출어람이라~ 그렇겠지요?! *^^*
(금요일의 만남이 상견례 이후 첫 만남이다. 으이구...긴 바지 입어야겠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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