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h) *A [기도문]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경화)**********

colorprom 2013. 6. 26. 15:27

2013년 6월 26일  저녁 7시 반, 13구역 주관 수요예배

 

 

하나님 아버지,

저는 '하나님 아버지...'라고 할 때마다,

공책검사를 하고, 벌을 주시고, 종아리에 회초리를 대시던 

엄하고 두려운 아버지를 그리게 됩니다.

 

'사랑의 매'가 말 그대로 사랑의 매인 것은 어미가 되어서야 알 수 있었습니다.

잘못 했어요~하며 도망가는 놈이 효자라는 것도 어미가 되어서야 알 수 있었습니다.

동생들 앞에서, 끝까지 눈물 뚝뚝 흘리며 입을 꽉 다물고 매를 맞던 제가...

불효자였음도 알게 되었습니다.

벌게진 손등, 발바닥, 종아리가 얼마나 부모가슴을 아리게 하는지도 

부모가 되어서야 알았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저는 사랑의 하나님보다는 벌을 주시는 하나님이 더 익숙했고,

사랑...이라는 낯간지러운 말보다는 의무나, 숙제, 도리라는 말이 더 쉬웠습니다.

 

이런 일, 저런 일을 겪고, 나이를 먹으며 어른 자리에 서다보니,

문득, 제가 매를 벌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불효였음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의 매를 들 수밖에 없었던 부모를, 그리고 하나님을 깨닫고 보니

어처구니가 없어 웃음이 나옵니다.

 

공책검사하고, 밥상에서 꾸중하신 것들이,

사랑의 표현이고, 당신의 관리였음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 마음을 모르고 피하고 숨으려고만 한 자식들이

아버지는 얼마나 섭섭하셨을까요?

칭찬하고 싶으셨고, 자랑하고 싶으셨을 아버지 마음은 얼마나 외로우셨을까요?

 

1달란트를 맡기신 하나님은 무엇보다도 분명 먼저 믿어주시고,

감히 맡기기까지 해주신 분이었습니다.

못미더워 안 맡기셨어도 할 말 없었을 텐데...1달란트라도 맡겨주셨고,

기대하고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런데도, 옆 사람과 스스로 비교하여,

스스로 비참한 자가 된 그자는 분명 저입니다!

-흥!~ 그 잘난 1달란트, 알았어요.  고대로~고거 고대로~보관했다가 보라는 듯이 내 내드리지요! 

그 자가, 바로 그 자가, 저입니다!!!

 

내가 뭘 잘못했냐며 하나님께 대든 욥에게 

'너의 의가 도대체 나에게 무엇이냐?'하시는 하나님의 그 섭섭하신 눈길이

이제 확연히 느껴져 가슴이 멍~해집니다.

 

그토록 이나 어여쁘고 사랑스럽던 아담과 이브의 배신을 아시고,

어디 있느냐, 왜 숨어 있느냐... 하신 하나님의 아픈 가슴이 느껴집니다.

 

당신의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죽이지 못하고 기다리고 기다려주신 하나님...

입으로는 '원죄'가 어쩌고, '제가 죄인입니다...'어쩌고 하면서도

사실은...제가 죄인인 줄 몰랐습니다. 

무엇이 죄인지도 몰랐습니다.

점박이세상에서 점박이가 정상이듯, 죄 된 세상에서 죄인인줄 몰랐습니다.

저 정도면 그저 남들보다 잘나지는 못했어도

그렇다고 썩 못나거나 못되지는 않은 줄 알았습니다....

 

요즈음, 문득문득, 밑도 끝도 없는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죽는 줄 모르고 떠들었던 제가 생각나

부끄러워 죽겠습니다.

아, 그만해라, 아이고...그만해라.  저들이 들을라, 얘야, 그만해라...

주위를 살피셨을 하나님을 느낍니다.

그러다가 그만 짐짓 화난 척, 눈을 꿈뻑꿈뻑, 빨리 잘못했다고 해라...

하시는 듯 합니다.

얘야, 빨리 잘못했다고 빌어라.  나는 공의의 하나님이다. 

내가 너를 회초리까지는 대지 않도록, 얘야...하시는 듯 합니다.

 

먹여주고 재워주신 부모님께 용돈을 받으면서 '내돈'이라 여기는 아이들,

그 모습이 나의 모습임을 깨닫고 웃습니다.

어버이날에 그 어린 아이의 ‘그깟’ 선물에 감동하고

'고맙다, 고맙습니다~'하는 어버이처럼,

하나님도 계산하고 머리 굴리며 짐짓 생색까지 내는 우리에게

'고맙다, 잘 했다...'하시는 것을 이제 압니다.

곧 자라나 철이 나겠지...하시며 기다려주심을 압니다!

당신 아들을 대신 내주시기까지 하시며 우리를 안타까이 기다려주심을 알고 감사드립니다.

 

하나님, 이제 청춘도 지나고 어스름 저녁을 느끼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침침해진 눈, 두꺼워진 살갗을 갖게 된 이제야,

내가 기다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기다려 주셨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활짝 웃으시며 두 손 들어 맞아주시는 믿음의 선배님들도 느낍니다.

그래, 그래, 잘 했다.  이제야 알았니?...하시며,

짐짓 하나님을 향해 눈을 찡끗~하시는 듯합니다.

- 기다리기 잘 하셨지요?  예수님을 바쳐서까지 저 아우를 기다려주신 것, 감사합니다...

하면서 말입니다.

 

기다려주기를 참 잘했다...하실 수 있도록 잘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반갑게 만나 뵙기를 바랍니다.

영이신 하나님, 정말 만나 뵙고 싶습니다.

나는 너를 모른다 하리라...하지 않으시도록, 잘 살 수 있기를 원합니다.

 

이제까지 저를 지켜주시고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희망을 잃지 않고, 위하여 기도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같이 기다려주신

믿음의 선배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의 집을 함께 채우고 지키는 믿음의 동료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이제 하나님나라 신입생에서 후배를 격려하고 기다려 줄 수 있는

의젓한 선배로 자라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은 누구시며, 무엇을 좋아하시고 싫어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하나님 편이 되어 저 때문에

하나님 얼굴이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습니다.


목사님, 전도사님, 장로님, 권사님, 집사님, 형제자매여러분께

부끄럽지 않게 살기 원합니다.

교회 바깥에 계신 분들에게도 교인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습니다.

피 값으로 우리를 사 주신 예수님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살기 원합니다.

 

예수님, 예수님 이름에 힘입어 부끄러운 마음으로

감사와 소망의 마음을 아뢰었으니 이루어질 것을 믿고 감사드립니다. 

예수님 이름 받들어 기도드렸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