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1일, 금요일
캐나다에서 사시는 이모님이 치료차 귀국하셨다.
그리고 어제, 목요일 밤에, 틈을 내어 언니인 우리 엄니집을 방문하셨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오후, 병원에서 형부인 우리 아버지와 눈물의 상봉을 하셨다.
어제부터 꼼짝않고 침상을 지키셨던 아버지는 눈물로 처제와 인사를 나누셨다.
- 몰라, 모르겠어. 이름도 몰라. 이 정도 된 것도 얼마 안됐어. 전엔 형편없었어...
- 카나다? 카나다? 맞어, 카나다. 혼자왔어? 응, 응...
연신 당신 기억을 확인하시는 듯, 다시 잊지 않으려 외우시려는 듯, 카나다, 카나다를 반복하셨다.
아버지는 여전히 이모 옆에 앉아계신 엄마를 '기계'라고 하셨다. 잘 만들어진 '기계'.
도대체 환각 속의 6, 7개월 동안 아버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기에 엄마는 이미 재로 뿌려진 후이고,
아버지는 정신이 들자마자 '세례'를 받고 교인이 되실 수 있었던 것일까?
엄마의 막내동생인 이모는 형부인 아버지의 상태에 놀라 슬퍼하면서도,
4형제들이 병원에 들락거리는 모습이 부럽다며, 당신의 노후를 걱정하셨다. ㅎ~
- 아이고, 이모, 이런 일 없으면 되지~ 없도록 노력하셔야지요~ *^^*
(다음.net의 카페, '웃음보따리'를 알려드렸다! *^^*)
나보다 꼭 12살이 많으신 이모님은 운전을 그렇게 잘하시고 즐기셨던 분인데, 이번에는 기차로 오셨다.
어느새 '지공시대' 어른이 되셔서는, 서울지하철시스템이 부산보다 불편하시단다. ㅎ~
내년에 또 올께요~내년에는 많이 좋아지셔서 비행기타고 놀러 가입시더~하며 인사하시던 이모님.
나의 12년 후가 그렇게 좋아하던 운전도 귀찮아지신 지금 눈앞의 이모님모습일까...*^^*
- 이모, 이 세상에 이모가 한 사람이듯, 이모의 삶도 이모만의 삶이예요. 남과 비교하지 말아요!
내가 가진 것 확인하고, 감사하며, 내가 가진 그것으로 할 일을 찾고, 그 할 일을 열심히 하면서
'행복하기'로 '결심'하세요! *^^* (이모는 피아노전공자이시다!)
그리고 이모가 행복하게 나이드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에게 제일 좋은 교육이예요.
건강도, 아픈것도, 우울함도 모두...솔직하고 용감하게!
그래야 후배인 우리가 우리 몸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선배인 엄마나 이모를 통해서.
책임감을 가지고, 이모, 선배로서 행복하게, 씩씩하게 사는 모습, 보여주세요~!! *^^*
12년 위의 선배님에게...건방진 조카가 올린 인삿말이었다. 멀리 가실거니까, 한동안 못 뵐거니까! ㅎ~
그런데 참 이상하다. 12살이나 위인 이모님인데, 가끔 이모가 동생으로 느껴진다.
내 엄마의 막내동생이라 그런가...아니면 정말 이모가 막내이셔서 그런가...으흐흐~ 죄송~ *^^*
- 그런데요, 이모, 정말로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마다의 인생이 있구요, 각 인생마다의 숙제, 과업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행, 불행도 결국 결심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선택의 결심! ㅎ~
아버지는 요즘 몹시 우울하시다.
절친, 남선생님의 부재, 유일한 식구와 다름없으신데...
그 끝에 만난 (아버지와 동급인) 이모와의 만남에 많이 우셨다.
어쩌면 우리, 자식급과는 다른, 편한 마음이셔서 그러셨을까?
아버지는 아직 아버지 형제, 누구와도 못 만나셨다.
고모가 아셨으니 이미 다들 아실터인데...참 신기한 일이다...! 에휴~ 안타까운 우리 아버지!!!
당신 친동생들에 대한 실망감, 배신감, 그리고 당신 아내와 자식들에게 갖는 부끄러움!
그러고보면 평생을 살아도 내 자식, 내 아내와 피를 나눈 부모형제는 다른가보다...으흠...
...오늘은 무지 피곤한 날이었다...눈꺼풀이 지구만큼 무거운...ㅎ~
이모님께 건방을 떨어서 그런가...ㅎ~
이모, 치료 잘 끝내시고, 건강하게 다시 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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