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16일, 일요일
아버지 병실에 들어가자마자 문 바로 옆자리, 아버지 절친 남선생님의 발가벗은 침대가 눈에 들어왔다.
늘 웃으며 반겨주시던 의젓하신 남선생님.
짐짓 아버지를 가리키며 고자질(?)도 하시고, 머리를 절레절레 아버지 근황을 먼저 알려주시던 분...
하얀 시트가 벗겨져 짙은 회색 몸체가 드러난 남선생님 침대.
중국에서 오신 간병인아줌마의 다소 불확실한 경과보고에 의하면...
그날따라 투석도 끝내신 후라 기분이 아주 좋으셨는데...두분 모두 다른 할아버지 돌봐드리는 그 잠깐 사이에, 꽈당~혼자 운동하신다고 움직이시다가 넘어지셨다고...걷는 연습을 하셨던가...
만약을 위해 마침 아주머니 전화번호를 갖고 있었다.
궁금해 하시던 간병인 아줌마께도 전화번호를 알려드리고 나는 아버지와 옥상으로 올라가 전화를 드렸다.
- 어깨뼈가 부서졌어요. 손가락도 2개 부러지고. 마취에서 못 깨어나 근 이틀 중환자실에 있었어요.
이번에 그만 가시는 줄 알았어요. 막내가 회사도 못가고 잡혀있다가 오늘 간병인 구했어요.
그런데, 두분 간병인 그냥 계세요? 아이고, 다행이네요. 이 사람 잘못해서 그분들 야단맞을까 걱정했어요.
전립선암으로 항암치료도 했던 사람이라 골다공증도 심해서 쇠를 박았지만 완전 회복은 어려울 거예요.
잘난 척 하다가 일 낸거지요, 뭐. 정신차리자마자 그리로 가신다고 한바탕 했어요....
부인 아줌마와 통화하는지, 남선생님과 통화하는지도 모르시면서 아버지가 통화중에 끼어드셨다.
- 보고싶다고 그래, 보고싶어 죽겠다고 해...
- 조금 좋아지면 얼른 그리로 갈거라고, 이학주할아버지, 잘 기다리고 계시라고 말씀 전하세요...
병원에는 71세라고 씌여있다. 우리 식으로는 73세 아닐까?
73세 남선생님은 가톨릭신자이시며 유일한 우리 아버지 보호자이시고 말을 나누는 절친이시다.
종교와 관계없이 꼭 같이 예배다니시는 옆자리 동무시다.
계속 그분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아버지...'대단한 사람이다, 대단한 사람이야...아무도 말 안해줘...'
벌써 나흘...얼마나 심심하시고 걱정되실까...
남 할아버지 선생님, 빨리 추스리셔서 돌아오세요....! 중보기도 올리겠습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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