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친정] h)아버지와 생전 처음 예배 같이 드렸습니다. 노인요양병원에서~ *^^*

colorprom 2013. 6. 10. 17:13

2013년 6월 9일 일요일, 아버지와 생전 처음으로 노인요양병원 교회에서 예배드렸습니다~*^^*

 

 

 휠체어로 가득찬 로비에서의 예배 / (평소에는 작은 카페가 있는 로비)

예배 후 각 방으로 돌아가시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시는 중~

 

[위 사진] 빨간옷의 박 준자목사님의 왼쪽 첫번 째(사진으로 오른쪽) 할아버지가 우리 아버지.

맨 앞에서 반듯하게 앉아 미동도 없으셨다.

조끼를 안 입으셨기에 혹시나 싶어 앞으로 기어가 헌금할 돈을 드렸는데, 세상에나...정확하게 기억하시고,

간병인 아줌마에게 조끼를 가리키시며, '돈, 돈'하셔서 돈을 꺼내 드렸더단다. 

주머니에 휴지와 함께 곱게 챙겨 오셨었는데, 그만, 내가 아버지를 못 믿어드린 셈이다.  죄송~

뒤로 가 간이의자에 앉아있었더니 슬쩍 뒤를 보시고는 스윽~손을 들어 인사해주셨다.

 

오늘의 2천원은 우리 아버지의 생애 첫 헌금이었다!

 

[아랫사진] 예배가 끝나고 총 3개의 엘리베이터로 각 방으로 돌아가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휠체어 줄.

과거가 어찌되었든, 휠체어 하나에 간병인이나 가족이 한 명씩 붙어야만 교회를 나오실 수 있는 노인들.

그래서 병원교회에는 각 종파의 교인들이 모두 모인다.

(실제로 아버지 옆에 계신 아버지의 절친, 룸메이트 남선생님은 가톨릭이시다. 

헌금하는 것도 남선생님이 가르쳐주셨단다.  *^^*)

 

 

노인요양병원의 로비교회...주보를 보니 주일예배인원 108명, 수요예배인원 56명...지난 주 헌금 658,000원.

처음 참석한 예배에 마침 남편 친구인 K집사님이 대표기도를 하셨다. 

송파사랑교회 교우들의 특송도 있고...주제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마태 7:13~14)

 

빨간 옷의 박준자목사님의 목소리에는 휠체어에 앉아계신 어르신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사랑이 가득하였다.

문득 목사님의 애잔한 눈길을 보니 내 눈에도 어쩔 수 없이 눈물이 흘렀다. 

그 어느 예배가 이 예배처럼 절실할까.

로비에는 물론이고 목사님이 보이지 않는 복도에도 휠체어와 초록색 간이의자로 가득찼다.

목을 못 가누는 환자의 뒤에서 목을 받쳐주고, 수술자국 줄이 나있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같이 예배드리는 가족들...얼마나 절실할까, 모두들...

 

아멘, 아멘~어느 교회 예배가 이렇게 씩씩한 '아멘'소리로 가득할까.

 

예배가 끝나고 저마다 방으로 돌아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휠체어들을 보면서,

내 몸을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기다리고 기다려야 하는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의 시간과 나의 시간은 얼마나 다른가.

이 빌딩 안은 저 바깥 세상과 얼마나 다른가...

 

아버지가 계신 병원에 남편 친구 K씨의 장인장모님이 계시다는 것을 안 것이 금년 2월이었다.

그리고 3월 30일, 아버지의 세례식이 박준자목사님에 의해 외롭게(?!) 거행(!!!)되었고,

이제 꿈에도 생각못한 아버지의 예배참석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었다. 

나에게는, 우리 가족들에게는 '기적'이다!!!

 

K씨부부, 목사님 일행과 공짜 병원 식사를 하고,

어느새 로비로 변한 카페에서 차를 대접하고 헤어졌다.

이분들은 아버지를 위해 하나님이 준비해두신 분들이다!!!

아...정말 감사한 일이다.  감사합니다!!!

 

매주 나올 수 있으면 좋을텐데...생각해 보기로 하자!!!  으흠...

 

(K씨는 목사님이 너무 감사하다고, 장모님이 돌아가셔도 목사님이 이곳에 계신 한 봉사하고 싶다고...!

그의 장인어른은 얼마 전 돌아가셨고, 지금은 장모님만 계신다.)

모든 만남에는 이렇듯 다 이유가 있으신 것을 믿고 감사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