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친정] h)우리 아버지, 예비 '외손주 사위' 만나셨습니다~*^^*

colorprom 2013. 7. 1. 14:50

2013년 6월 30일, 일요일,

 

친정식구들에게 큰애와 결혼할 예비사위도 인사시켜 줄 겸,

곧 미국으로 떠날 동생네 환송식 겸,

겸사겸사 저녁 식사자리를 만들었다.

 

그래도 먼저 처가 외할아버지를 뵈어야하지 않겠나 싶어 식당에 가기 전에 병원에 들리라고 했다.

 

아버지께 '외손주사위'가 될 큰애 신랑감이 올거라고 말씀드렸더니 내내 기다리셨다.

- 언제 와?  오늘 와? 몇 시냐?  지금 몇 시냐?...

 

오후 5시 반이면 시작되는 병원의 이른 저녁식사...한창 식사중이신데 애들이 들어왔다.

아, 얼마나 환히 웃으시던지...

- 어, 어, 어서와, 어서와라!  그래... 저기, 저기 가 있어. 저기서 기다려. (TV거실에 가 있으라고.)

 

저녁 약속시간이 가까와지기에 먼저 인사드리고 식당으로 가라며 방에 들여보냈더니,

벌써 애들이 가려고 한다는 것을 눈치채시고는,

- 나, 이 닦아야 하는데, 괜찮아, 좀 있다가 나중에 하면 돼.  그래, 둘이 힘을 합해서...(함박 미소~)

  그런데...미안해, 내가 이렇게 있어서...내가 아무것도 몰라...(미안한 얼굴에, 그러나 환한 미소 가득~)

 

인사하며 나서는 두 아이를 향해 크게 말씀하셨다.

- 좋다, 좋아.  참 좋다!!!

 

애들이 먼저 떠나고,  저녁 식사 뒷수발을 들고 있는데, 문득 더하신 말씀,

- 좋다.  나이도 같고, 키도 같고.

 

푸하하...옴메나...침대에서 용케도 정확하게 보셨네!  ㅎㅎㅎ~ 

신랑감이 작은 줄은 알았지만, 구두벗고 보니 큰애랑 한 2cm나 차이나 나려나...거의 내 키 정도일듯~ㅋ~

워떻게 침대에 앉으셔서 그렇게 정확하게 보셨을까.

뿐인가, 당신 스케줄을 상황에 맞게, 융통성있게 바꿀 줄도 아시고!!!

 

우리끼리 다 모여, 당신만 빼고, 식사를 한다고 하면 부러워하실까봐 말씀은 안드렸다.

아직 아버지의 절친, 남선생님도 병원에 못돌아오신 상황이라 더 외로우실 터이니.

이제 엄마한테 갈께요~했더니, 환히 웃으시며 흔쾌히 보내주셨다. 

- 됐다.  이제 볼 사람도 다 봤으니, 됐다.  이제 가, 가서 밥 먹어.

 

이제 7월, 8월, 9월, 10월, 11월....아버지, 휠체어에 타고라도 결혼식 보셔야지요.

그야말로 당신의 첫 손주인데...병원에서 멀지도 않은 곳에서 하는 결혼식인데...

 

  아버지께 첫 손주사위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참 고맙습니다!  (큰애야, 고맙다!)

제 사윗감을 좋아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큰애 결혼식도, 작은애 결혼식도 다 보시고 축복해주세요~!!!  *^^*

 

오늘 점심식사 중에 전화를 받았다.  남선생님 사모님.

듣기로는 어제, 화요일, 저쪽 병원 퇴원하셔서 이쪽 병원에 오시기로 되어있었는데, 어제 퇴원 못하셨다고.

지금 계획은 내일, 목요일 퇴원하셔서 들어오실 예정이신데 내일 봐야 알겠다고. 

수술자국 염증이 더위탓인지 아직 덜 아무셨다고.  그리고 감사하다고...

 

아이고, 감사는요...다 우리 아버지 생각해서 그러지요!

말동무 되어주시는 남선생님이 아버지께는 최고의 은인이시니까요!

남선생님, 이번 일요일, 꼭 뵙기를 바랍니다!

 

남선생님과 만난 아버지의 환한 얼굴이 빨리 보고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