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고난주간 수요일, 새벽예배에 다녀왔습니다~

colorprom 2013. 3. 27. 13:41

2013년 3월 27일, 수요일

 

출근길, 멀쩡한 정장차림의 사람들이 이마 한가운에 검뎅이를 묻히고 다녀서 놀랐었던 기억.

뉴욕 한복판, 맨하탄에서 쉽게 볼 수 있던 사순절의 첫날, 재의 수요일 (Ash Wednesday)의 사람들 모습.,

서울의 조용한 사순절 기간 마지막 고난주간 수요일, 우리 부부는 모처럼 새벽예배에 참석했다.

은은한 조명아래 교단의 모습은 또 새로운 감동이었다.

 

아침 5시 기상, 5시 30분 출발, 6시 시작, 6시 30분 끝.

출근하자니 그렇고, 집에 가자니 그렇고...교회 지하 권사님 방에서 잠깐 눈을 붙이니 한 시간 훌~쩍.

7시 반에 나와 명동 맥도날드에서 핫케익을 먹고 출근.

으흠~~~정말 오랫만에 보는 아침 출근 풍경.

아침 5시 반에 차 옆을 지나가는 버스들 좌석들도 이미 다 차 있었다...

아...참 열심히 산다, 모두들...

 

명동의 아침은 관광객과 직장인의 세상.

맥도날드 정도나 아침 일찍 문을 열고 사람들을 맞는다.

우리나라에서 관광객 '먹이는' 최전선 역군은 맥도날드인가 싶다!  ㅎ~

맥도날드에서 눈이 번쩍~했던 일은... 홀 직원이 '조자앉아' 의자다리를 일일이 닦던 모습!!!

명동 맥도날드에서 제일 이쁜 두 직원은 홀의 두 젊은 남자~오늘의 이 청년, 그리고 보통때의 또 한 청년!

특히, 보통 때 낮에 보던 청년은 도대체 손님들이 직접 쓰레기통에 가지를 못하게 했다.

한 시도 쉬지않고 여기 번쩍 저기 번쩍하는 청년이다.

으흠...맥도날드가 잘 가르치는 것인지, 잘 뽑는 것인지...아뭏든 그 회사 복이다!!!  ㅎ~

 

어제 화요일 저녁은 새문안교회에서 십계명 공부하는 날,

오늘은 우리 구역 담당 수요예배날, 

목요일 저녁에는 창세기 성경공부가 있고, (이번 주까지 3번만 참석하면 된다!  ㅎ~)

금요일은 예수님 돌아가신 날...(저녁에 성 금요일 예배.)

토요일, 예수님 돌아가신 다음 날, 모두들 금식하고 슬퍼하는 기간인데, 나는 '웃음보따里'모임이 있다.

좀 그렇네...그러나 살기위해 웃는 날인걸...암환우들에게는 정말 치료같은 일이니까...게다가,

이번 모임은 늘 모이던 '청어람'에서 못하고  우리 교회, '동대문 서울복음교회'에서 열린다. 으흠...

그리고 일요일은 드디어, '부활절'...하필 우리 구역 식사당번인 날...아이고...일 많겄다~ ㅎ~

 

고 1부터 성당을 다니고 결혼 후부터 교회를 다녔으니 그럭저럭 교회역사가 꽤 되었는데,

세상에나...요즘 나는 스스로 초신자인듯 느껴진다!  58살, 이 나이에.

도대체 그동안 무슨 말을 그리도 많이 한 것일까...

 

월, 화, 이틀을 죽을 먹었다.  오늘은 아침에는 핫케익, 점심에는 죽...저녁에는 어쩔까...

희안하게도 그 어느 때보다 은근 긴장되는 '고난주간'이다.

늘 구경꾼 자리에 있다가 문득 말단 멤버가 되어 겪는 첫 경험같은...

 

그 어떤 때보다도 '어떻게 살아야 하나'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가을이면 선배어른으로서 새로운 상황을 맞는다.

나는 장모가 되고, 남편은 장인어른이 되고, 우리 큰애는 며느리가 되고, 새로운 부부가 탄생한다.

생전 처음 맞는 상황...이 6, 7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크리스챤으로서, 어른선배로서...또 얼떨결에 맞닥뜨리고 후회하고 미안해하고...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없지 싶다....

내가 그들을 볼 시간도, 그들이 나를, 우리를 볼 시간도 그리 넉넉하지 않을텐데...말이다.

 

문득 큰 애가 다 늦게 집에 와 이러고저러고 하는 일도 곧 지나간 시간이 되겠지 싶으니,

그저 그런 일상이 새롭게 느껴진다.

앞 일을 생각하면 오늘 하루하루가 시한부일 터이다....

앞 일을 모르니 영원히 오지않을 것처럼 사는 것이 아닐까.  무식해서 용감하듯~ ^-^

 

자...새벽에 일찍 일어났으니 하루가 길겠구만...일 시작하자...

수요예배 가려면 6시 반에는 나가야 하니, 쩝~ㅎ~

 

모처럼 햇살 좋은 '슬픈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