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친정] '밥 밖에~?!'라고라~???

colorprom 2013. 3. 13. 13:34

우리 아버지의 지상최대의 과제는 '선조들 산소관리'와 '식구들 밥 굶지 않는 것'이었고,

그것이 스스로 최대업적이셨는데~

정작 아버지의 가족들은 '겨우 밥 밖에' 더해줬냐~하니,

오호, 통재라...애재라...ㅎ~

 

나는 나이가 들고 남편 회사에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월급이 정말 귀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무조건,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이,

그  월급이 나오도록 일을 만드는 능력의 회사가,

그리고 회사들이 함께 일을 만들 수 있는 평안한 세상이 얼마나 감사한가를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쉰이 넘어선 어느 날, 친정 아버지 생신에 편지를 썼었다.

'먹여주셔서 감사하다' 고...

'어려운 월급쟁이 생활'을 이겨내 주심에 감사하다고,

'유혹많았을 공무원 생활, 무사히 명예롭게 정년퇴직해주셔서 감사하다' 고.

 

그리고 '일용할 양식'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출애굽기의 유대인들의 식량이었던 '만나'를 생각하게 되었다.

광야생활에서의 유대인들은 그날그날의 만나가 얼마나 안타깝고 불안했을까.

하나님은 왜 하루치 씩 밖에 안주셨을까...

'단 하루치 만의 만나'로 유대인들은 깎이고 겸손해졌으리라...!!!

 

잘~사는 작은 고모는, 7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그 예전 일을 생각하며,

큰 오빠인 우리 아버지한테서 '밥 얻어먹은 것 밖에' 없단다...

'맨날 지겨운 만나밖에 더 주셨어요?'하는 유대인들이 보이는 듯 하다.

인간인 '엄마, 아버지'는 맏아들, 맏며느리 노릇하느라  외상 쌀 2가마니에  전쟁같이 사셨는데,

'밥 먹여준 것 밖에' 무엇을 해줬느냔다....ㅎ~

 

점심을 먹으며 생각했다.

그래...고모가 지금 너무 잘 살아 밥의 고마움을 모르는겨....옛날에도 굶지는 않았어서 모르는겨...

콧 구멍이 커서 숨쉬는 감사함을 모르듯이....공짜여서, 너무나 당연해서 산소의 감사함을 모르듯이.

 

어제 오랫만에 통화가 된 고3담임이셨던 '이선생님'은 천식으로 전화통화도 힘들어 하셨다.

엄마와 동갑이신 선생님은 장남의 자리가 너무 버거워 애을 아예 안낳으려 하셨단다.

겨우 얻은 하나 외동딸도 사모님이 몰래(?) 낳으셨다고 했다. ^-^

아버지 이야기를 해드렸더니, '나는 그런 일, 도 텄어~'하셨다....

언젠가 이런 말씀도 하셨었다.  '죽으라 일해도 도대체 끝이 없고 손에 잡히는 돈도 없었어...'

선생님은 우리 아버지보다 6살 아래이시다.

 

어제, 화요일, 매일 아침 배달되는 CBS '오늘의 양식'이 잠언 (30:1~9) 이었다.

 

     이 말씀은 야게의 아들 아굴의 잠언이니, 그가 이디엘 곧 이디엘과 우갈에게 이른 것이니라.....(중략)...

     내가 두가지일을 주께 구하였사오니 내가 죽기 전에 내게 거절하지 마시옵소서.

     곧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둑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이니이다.

 

목이 아파도 못 먹는다......................목이 안 아픈 것에 감사.

먹을 것이 없어도 못 먹는다...............먹을 것이 있어서 감사.

옆에 굶는 사람이 있어도 못 먹는다.....옆 사람들이 왠 만큼 살아줘서 감사.....ㅎ~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서.............감사하다......감사한 마음이다!!! 

고모 덕분에...감사함을 새삼 알게 되어 감사하다!!!

 

부끄토닥토닥아버지...잘 하셨어요.  수고하셨어요...

                                               촉촉한 봄날...이제 아버지 형제들 생각 고만할란다...끝! 일하자~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