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목사님으로부터의 긴 메세지를 받았다.
친척의 학원 개원식에 남편이 참석하였었다.
회식자리 사진이 '다음'의 카페, '횃불 70'에 올려져있다 해서 들어간 것이 그 카페와의 시작이었다.
오잉? 정말 사진이 올려져 있고...'서울복음교회 소식'란도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들어가 보니 별 소식이 없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서울 복음교회 소식'에 내 이름이 주루룩 달리기 시작한.
처음에는 그저 부엌과 부엌 옆방 할머니 권사님들 소식만 올렸다.
오늘은 국수를 먹었습니다...오늘은 떡이 나왔습니다...오늘은 아무개권사님이 편찮으셔서 못나오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회 안나오는 회원들의 어머니 소식을 카페를 통해 알게되는 경우도 생기고 해서,
나름 고맙다는 인사도 듣게 되었다.
그런 소식도 한두번이지...하다가 설교를 간략하게 올리게 되었다.
어느 날, '어? 아직 안올라왔네요~ 교회는 못 가도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는 인사댓글을 읽게 되고는,
나름 의무감도 더해지게 되어 열심히 + 욜심히 올리게 되었다.
교회 끝나자마자 사무실에 나와 정리하다보면
나름대로 성경책도 다시 읽게 되고, 놓친 부분도 확인하게 되어 공부도 되고,
뭔가 뿌듯한 마음도 있고...나의 수다병도 덕분에 해소되는 듯도 했다....
그러다가...어제 목사님의 긴 메세지를 받았다.
아이쿠~~~띵~~~한 대 맞은 기분.
'집사님, 말씀을 경청해주시고 횃불카페를 통해 널리 알려주시니 고맙고, 한편 민망합니다...
오늘 요약 중에 나팔절은 히브리어로 로쉬하샤나입니다. 하누카는 수전절이구요.
간혹 신학적 용어나 개념에 오해나 오타가 발견되는데 제가 분명히 전달치못한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이른바 학자인 저로서는 민감한 부분이라서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얼른 '죄송합니다~얼른 고치겠습니다~'하고 답을 보냈다.
쿨~하게 카페에도 글을 달았다. '제가 목사님을 곤혹케 해드린 듯 합니다. 제 요약이 맞기만 한 것은 아닌거 아시지요? 나오셔서 직접 들으셔요~, 그리고 틀린 부분, 댓글로 고치시고, 또, 언제고 알려주세요.
이 나이에 제가 삐지겠습니까?~ ^-^"
그런데 종일 시달렸다.
- 음...이제 하지말까? 아님, 갑자기 안한다 하는 것보다 주보에 나오는 요약문을 옮길까?
- 음...목사님 입장에서는 밝히셔야 했을텐데, 얼마나 마음이 조심스러우셨을까?
- 꼭 칭찬듣겠다고 한 일은 아니지만 이거 문제있는 일 아닐까?
- 목사님이 좀 신경쓰이시는 것은 아닐까?
내 블러그에 손님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개인적인 일, 특히 아버지일을 많이 올리다보니
가끔은 마음이 쓰일 때도 있다.
저번에 아버지일로 쓴 글에 어떤 분이 댓글을 달았었다. 아버지입장에서 생각해보라고.
그때도 사실은 좀 의기소침되었었다. 무지 조심스러웠었다.
교만...이 정도의 일도 충고로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나를 본다. ㅎ~
아...이래서 '칭찬'이 중요하다고 하는구나. (확인이 되니까.)
아...이래서 '악플'에 어린 사람들이 죽기도 하는거구나...(안으로 안으로 숨어들어가다가...!)
쉬~~~조심, 조심하자.
조심스런 마음...이거이 중요한 것이다!!!
안도 보고, 밖도 보면서 조심스레 움직이는 것, 그것이 '성숙한 어른'의 행동이다.
- 에잇! 안해!!!...이거이거 아니지...ㅎㅎㅎ~~~
ㅎ~칭찬듣고싶은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지?!
내 목소리를 내지 않도록 할 일, 내용과 단어들을 확인할 일, 주보를 보고 꼭 다시 확인할 일.
그리고 우리교회 홈피가 활성화되면 조용히 사그라들 일!!!
밖에 나설 때 마음은, 사람들이 나를 봐 주기를 바라는 마음과 못 본척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둘 다 아닐까.
알아서 칭찬해주기를, 아니면 알아서 모른 척 해주기를 바라는 이중적이고 이기적인 마음.
꾸중과 칭찬을 무시할 수도, 매이지도 않을 수도 있음이 밖에 나섬의 준비이리라.
- 가난에 비굴하지 않기도 어렵고, 부요함에 교만하지 않기도 어렵다...는 말은, 꼭 경제적인 면뿐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맞는 말같다.
사람들이 알아주든, 몰라주든 스스로 살피며, 조심스런 마음으로, 숨지말고 담담하게, 당당하게 나아가라...!
- 목사님 메세지가 나를 보여주었으니 '고맙습니다~',ㅎ~
내가 잘못한 것 지적받고도 이 나이에 마음이 스산해지더구만, 어린 스타들은 또 어떻겠는가.
악플로 고통받는 사람들...이해합니다!!!
공인은 돈 많이 벌어도 됩니다~~~ㅎ~
자...점심먹고 일하자!!! 사람들 식당에 모이기 전에...ㅎ~~~묘하게 봄이 느껴지는 화요일!!! 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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