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

축, 남편 퇴원!!~ 설 연휴는 자유인으로~

colorprom 2013. 2. 8. 14:00

지난 수요일 햄버거로 점심먹고 입원해서 오늘, 금요일, 퇴원해서 설렁탕으로 점심 먹었다.

꼭 열흘에 병원비 140만원~이제 2주 후에 외래로 병원에 가야한다.  ^-^

 

계산 끝내고 병실에 올라가니 퇴원 못하는 환자들이 한 마디씩 인사를 했다.

- 병원에서 또 만나지 맙시다~

- 아이고, 나는 언제 나가나...

- 병원비가 너무 비싸요...

 

병원비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나는 병원을 '주사 놔주는 호텔'이라 부른다.

많이 공부한 전문의료진이 24시간 봐주는 병원, 절대 비싸다고 생각 않는다.

나보고 억만금을 준다해도 나는 이 공부 못한다.

이런 공부 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돈이라도 잘 버니 이 어려운 공부를 해내겠지~

보험료 낼 수 있게, 다른 환자들이 도움 받을 수 있게 세상이 돌아가기만 바랄 뿐이다.

 

의사고 간호사고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을 느낀다.

참 친절해졌다.

남편은 몇 번이나 '다들 참 착해~'소리를 했다.

오늘 퇴원한다고 인사하니 한 간호사가 눈물을 글썽이더란다.

세상이 이러니저러니 해도 많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광에서 인심난다고, 살기가 왠만해지니 사람들도 부드러워진게다!!!

 

아, 그동안 병실생활에서 남편이 느낀 것은, 젊은 남자들이 다 무심하더라는 것.

이쪽 환자 아들들이나 저쪽 환자 아들이나 모두 무심하기 이를 데 없더라는 것.

사회생활하는 간호사들은 직업교육이 잘 되어있어 그렇고,

일반인으로서의 아들들은 (?) 밥상머리 교육이 안되어있어 그렇다는 얘기일까.

그들도 직업인으로서의 모습은 부모와 있을 때와는 다를지도 모르지?!

다 큰 자식과 부모의 관계를 생각해보게 된다....

 

68년생 후배 원숭이아저씨가 병원입구까지 배웅을 나왔다.

한달은 더 있어야할 그가 애처로와 눈물이 나왔다.

- 이 친구, 이제 과자도 못 먹어.  선생님이 '피는 거짓말 안해요!'하셨거든.

- 내가 고추장을 조금 많이 먹어서 그래요....

식사 때마다 고추장을 숨겨놓고 먹었는데 그만 피검사에서 나트륨이 나왔나보다.

- 여기 내 구역이니 감시나올거니까 잘해요.  언제 내가 나타날지 모르니까, 알았지요?!

등을 한대 때려주며 잔소리를 하고 헤어졌다.

뒤돌아보니 모자쓰고 그대로 서있다.  내가 손을 흔드니 같이 손을 흔들었다.

'이별의 백병원 주차장'이다...

 

가까이에 '백병원'이 있어 참 다행이다.

엘리베이터 벽에 신문기사가 있었다.

'환자로 돈번다는 말 듣기 싫어서 부자동네에는 병원을 안짓는다'는 제목이었다.

시내에는 그러고보니 큰 병원은 백병원과 국립의료원, 그리고 강북 삼성병원 정도인가 싶다.

엘리베이터가 바쁜 것도, 현관이 복잡한 것도, 주차장이 좁은 것도 불평하면 안되지...

여기 팔고 다른 곳에 넓게 터잡으면 '아니, 아니, 아니되오~'!

 

점심먹는다고 명동 쪽으로 들어가니 을지로 입구역 한전건물에 음식점이 생겼다.

- (남편) 자리가 났나보네. 하기사 수익사업으로는 임대가 낫겠지~

- (나) 한전에서 돈벌면 가난한 사람들 전기값 깎아주나?  교회에서 임대사업하면 헌금 안내도 될랑가? ㅎ~

 

'또, 또 삼천포~, 이러니 애들에게 '비약쟁이'라는 말을 듣지~'하며 식당으로 들어가는 남편,

핀잔을 들어도 열흘만에 남편과 같이 설렁탕 먹으면서, 신이 났다.

병원 들러 출근길에 열흘동안 혼자먹던 점심을 남편과 함께하는 것 만으로도 설 선물, 끝~

 

'인생 뭐 별거있어?  웃으면서 사는거지~'

우리 '웃음보따리' 주제가 중 하나.

젊은 원숭이 아저씨에게 우리 핸드폰주소와 함께 '다음'에 있는 카페, '웃음보따리'를 적어주고왔다.

- 정사장님, 무염식 잘하고 우리 '웃음보따리'에서 만납시다.

  누가 알아요?  정사장님 오신다면 우리 남편도 그 핑계로 따라 나갈지~!

- 남편, 다음에 소금기 없는 과자 구해서 정사장 찾아봐요.  2주 뒤, 21일에도 병원에 계시겠지?!

 

...병원...아, '일상생활이 기적이라'는 말이 새삼 생각난다.

이제 '건강'을 생각할 나이, '몸'에게 물어보며 살 나이라는 말이 정말 실감난다.

 

정말 '해피 뉴 이어~'입니다~~~ㅎ~~해피뉴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