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우리 디자이너들은 남편을 '사부님'이라고 불렀다.
세상에 흔하디 흔한 '사장님' 덕분에 '사모님' 역시 아주 흔하고 쉬운 말이었는데,
막상 윗사람 남편을 부르려니 뭐라해야할 지 몰라 애교섞어 썼던 호칭이었다.
오늘 뉴스에서 미래의 여자대통령을 맞을 청와대의 나름 분주함이 보도되었다.
의례 기혼남자대통령이었고, 그래서 안사람 사모님이 할 일이 따로 있었고
따라서 그 안사람사모님을 보필할 조직이 당연히 필요했는데
이제 여자대통령이 대통령일을 해야하니 그 안사람사모님을 보필할 그 조직은 어찌되나 등등...
뉴스를 보다가 마침 방학이라 집에 있는 작은 아이에게 내가 그랬다.
- 뭐, 여자대통령이 다~해야지...
일하는 여자들, 다 그렇지 않나?
바깥 일 하는 동안 안의 일 안했으니 이제 퇴근해서 다~해라! 하는 식의 시부모,
퇴근해 들어오는 며느리에게 '옛따~이제 애 봐라!'하며 애 넘겨주던 시어머니, 요즘은 없으려나?
밖의 일은 취미요, 안의 일은 죽어도 해야하는 여자의 의무라던 세상은 지났을까?
퇴근하는 아들은 '애썼다. 빨리 씻고 먹고, 쉬어라~'하고
퇴근하는 며느리에게는 '뭐하니? 빨리 아범 밥상 차리지 않고..'하는 시월드는 사라졌을까?
없어졌으면 친정에서 뱅뱅도는 딸 사위가 많아졌을까?
이젠 손주얼굴 볼 수 없어서 유치원가는 아이를 숨어서 본다는 시부모이야기도 있으니 이것은 정상인가?
요즘은 좀 진화해서 친정근처사는 딸, 사위가 많아졌다는 정도?
- 결혼시켜도 끝이 아니야. AS는 끝이 없어...
별 수 없이 딸 마음편하게 해주려고 도와주는 친정부모들은
내치지 못할 바엔 차라리 즐기자는 식으로 노상 핸드폰 속의 손주자랑이다.
이젠 손주 봐주는 게 차라리 복 많고 쿨한 신식노인 같이도 보인다.
분명한 것은 결혼한 젊은 부부가 가정사, 자녀들의 주체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
아들 편 시부모든, 딸 편 친정부모든 부부가 주체가 됨을 잊으면 안된다는 것.
일하는 며느리는 쉴 틈이 없다.
아이를 맡기든 안 맡기든 마치 직장일은 놀러가는 듯 보는 남자들, 시월드사람들.
평일에 시댁봉사 안했으니 주말에라도 손주들 얼굴보여주고 시댁부엌 지켜야지~설겆이라도!
공평하게 친정에도 순회공연하려면 필히 건강해야한다...
이래저래 좌우지당간 쉴 틈이 없다...
겨우 월에 한번 가는 친정에서 의례 잠을 잤었다. 잠만 자다 왔었다...해 주는 밥만 먹고.
(그래서 요즘 빚갚는 심정으로 기쁘게 들락거리고 있다. 공짜는 없구나...하면서! ㅎ~)
남자들의 정말 못된 말, '우리 엄마니 당신한테도 엄마 아냐? 가서 쉬어~'
시댁가서 편히 쉬고 오는 며느리 얼마나 있을까?
이태리 며느리 크리스티나 정도?
'아침마당'에서 보는 그집은 시어머니가 도 닦으시더만...
박근혜당선자가 대통령이 되면...
대통령이 할 일은 당연히 대통령이니 당신이 해야하고,
안사람이 할 일은 여자인 당신이 해야하고...그렇지 않으려나? ㅎ~
아, 아바타가 필요하겠다.
조심할 일, 아바타가 은근 구박할 지도 모른다는 것.
당신이 할 일 내가 '도와준'것이니 잊지 말라고...어디까지나 여자인 당신이 할 일이라고!
지금 요양병원에 계신 아버지가 만일 집에 계셨다면~
어쩔 수 없이 '새누리당 박근혜'를 찍고도 머리가 복잡하셨을 것이다.
늘 하시던 말씀...'암탉이 울면 집안 망한다! 여자 목소리가 담장 밖으로 나가면 안된다!'
ㅎㅎㅎ~~~그래서 내 목소리가 더 커진 것인지도 모른다. 억울해서...ㅎㅎㅎ~
아뭏든 아버지께는 천지개벽할~ 까지는 아니어도 참 요상한 세상이다~ 하셨을거 같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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