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멈추면 보이는 것들'~봤어? 안 봤으면 봐!
바쁘다며 헉헉거리는 나에게 친구가 하는 말이다.
전에 좋아한 책 중에 그 비슷한 제목이 있었다.
' 너무 바빠서 기도합니다.' (Too busy not to Pray!)
- 너무 바빠? 너무 바빠서 네 힘으로 어쩔 수가 없어? 기도해! 그러니까 기도해!
- 너무 힘들어? 네가 어찌 할 수 없이 힘들어? 그럼 멈춰. 일단 멈춰. 그리고 숨을 크게 쉬어봐~
'바쁠 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있다....
매일의 일상에 엄마의 연이은 수술과 입원이 몇 년째 계속되고 있고, 일요일은 교회...그리고
간간이 덧붙여지는 행사들, 그리고 이름있는 날들....로 거의 하루도 아무일이 없는 날이 없는 일상이다.
여행도 아니고 그냥 뒹굴뒹굴...늦잠과 방콕의 게으름이 소원인 요즘이다.
한 가지의 새로운 일이 덧붙여질 때마다 컵의 물이 넘칠 듯 넘칠 듯, 감정의 위태로움을 느낀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이런 날에 아무런 감흥이 없어진 것도 이미 오래된 일이고,
교인으로서 평화니 사랑이니 하는 말도 나와는 별 관계없이 느껴지니 좀 미안하기도 하고..
교회 하루 더 가는 날인 것은 그렇다 쳐도, 쓸데없이 선물도 생각해야하고,
기독교집안 특권인양 당당하게 시댁식구들 모이는 날이기도 하고,
결국 내게는 일하는 날이 하루 줄어 더 가슴 졸이는 날일 뿐이다.
뿐인가, 뒤 따라오는 신정에 구정에....이래저래 일하는 날이 줄어 속이 타는 연말연시일 뿐이다!
교회다니는 사람들은 한국에서 제일 바쁘지 않을까 싶다.
한국인으로 한국명절 챙겨야지,
교인이니 교회행사 챙겨야지...하긴 종교인들은 다 그렇겠다...
아뭏든 결국 교회다니는 사람들은 1주일에 단 하루도 쉬지 못한다.
하나님 만나고 부모만나는 것이 쉬는게 아니냐 하면 할 말이 없다마는...
-연애할 때 피곤하냐?
-그때는 호르몬이 나와서 자동으로, 저절로 되었잖아요~
그래서 나도 하나님 만나고 싶다...예수님 만나고 싶다.
예수님을 만나면 저절로 교회가고 시댁가는 게 재미있어질까나? 에휴~
예수님을 만나면 저절로 그림 안그려도, 몇 장 안그려도 막 팔려나가고 돈을 잘 벌게 될까나? ㅎ~
아, 멈추면, 손을 놔 버리면 다른 좋은 일이 눈에 보이게 될까나?
아...그래서 멈추라고, 쉬라고 근육이 파열되었는지도 모르겠다...이제라도 멈추라고,
멈추고 숨을 좀 고르라고...그렇게 머리 굴려봐야 김이 모락모락나서는 열받아 될 일도 안된다고...
오늘 결심했다.
그냥 굴러가자. 그냥 멈추든 굴러가든 힘을 놓자. 그냥 놔두자...
오늘 모임도 나가고, 내일은 크리스마스니 되는대로 굴러가고, 연말은 연말이니 모이는대로 모이고,
신년은 신년이니 경비아저씨들 편히 쉬시게 나오지 말고,
그리고 바이어 오는 날은 그냥 만나자...없으면 없는대로...뉴욕쑈도 어찌 되겠지...
내 디자인 없다고 사람들이 옷감 안만들고 헐벗고 다니겠나?! ㅎ~
오늘을 오늘로, 하루하루 그렇게 되는대로 열심히...그렇게 살기로 한다.
친구오면 만나고, 모이자면 모이고...그렇게...그리고 무엇이 보이나 보자!!!
멈추면 보이는 것들...안 멈추면 안보이는 것들...
안 멈추면 잘못하는 것 같은 요즈음이다...
안 멈추어 다리 다쳤나 싶기도 하고, 다리가 다쳐 다행이다싶기도 하고...
다리 다쳐도 빠질 수 없는 일도 있으니 별 소용있나 싶기도 하고...
잘 생긴 현민스님 말씀대로...일단, 곰들도 잠자는 요즘...일단 멈추기로 한다.
물컵의 물이 넘쳐 흐르기 전에, 뇌가 펑 터지기 전에...일단 멈추기로 한다.
자...기운 빼기.
진짜 수영선수는 물과 거스르지 않고 물의 흐름을 탄다고 했다.
노파...지혜로운 늙은이...
쉬~~~~파도타기를 위해 힘을 빼기...
억지로 하는 것에서 스스로 포기하고 힘을 빼기...
내년에는, 힘을 뺄 수 있게 된 내년에는 무엇이 보일까...
무지 화가 나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 12월 23일 일요일/교회
12월 25일 성탄절/교회/시어머니댁 모임
12월 30일 일요일/교회/양양 솔비치 시월드 1박2일 선물교환행사(!)
12월 31일 1박2일 끝에 송구영신예배/나는 아버지 병원방문 후에 친정!
1월 1일 화요일 친정에서의 신정!!! 우와~
이래저래 바쁜 12월...마음을 놔버리기로 한다.
12월 29일, 가평 친구들 모임 참석.
30~31일 교회와 시월드1박2일, 그 끝에 친정집에 내려달라고 했더니,
'응? 송구영신예배는?'하는 남편에게 '송구영신 예배, 안가요!' 했다.
나도 31일~1일 낯설게 혼자 자는 엄마랑 잘란다. 이때까지 처음이다...더구나 이름있는 날에!
설마 1월1일 또 시집에서 떡국먹자고 하진 않으시겠지~^-^
이리하여 12월 29일부터 1월 1일까지 4일간 쫘~악 놀기로 했다.
시누들의 친정사랑을 나도 배우고 따르기로 했다! 감사~
이보시오, 남편, 당신도 잘 배우시오, 손아래 매부에게서!!!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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